▲ 이색 경력을 가진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왼쪽)과 신남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바라본 2012년 주식시장은 어두우면서도 밝았다. 이들은 유럽발 정치 갈등에 따른 변동성이 계속되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게 되면 시중에 풀려 있는 현금이 증시로 유입돼 연말에는 코스피지수가 2300~24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한화증권 제공 ◇"내년 코스피 1700~2300대 박스권"두 센터장이 유럽 재정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냉정했다. 신 센터장은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시간문제로 확률이 99%"라고 했고, 최 센터장은 "채권시장에서 그리스는 이미 디폴트로 인식된다"고 했다. 최근 EU(유럽연합)가 재정 통합을 위한 유로본드 발행을 논의 중인 것도 "독일이 원치 않아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로존(유료화 사용 17개국)은 냉정하게 보면 구제 불능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것이 두 센터장의 전망이다.
"문제는 이탈리아인데 누군가가 이탈리아 채무에 대한 지급 보증을 해주겠다는 약속만 해줘도 시장은 안정될 수 있습니다."
최 센터장은 채권 전문가답게 '신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03년 카드 사태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삼성카드와 LG카드는 둘 다 부도 위기에 처했지만 삼성카드는 살아남았는데, 그 이유는 삼성생명이 지급 보증을 해줬기 때문이다. 실제 빚을 대신 갚아준 것도 아닌데, 문제가 생기면 갚아주겠다는 보증을 해준 것만으로도 신용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 센터장 역시 "최악엔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도 무사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유럽이 그렇게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어느 선에서 브레이크를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리스는 부도나고, 이탈리아는 구제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며 "악재가 다 터지고 나면, 시중에 풀린 엄청난 유동성이 시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내년 코스피지수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다가 연말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었다. 최 센터장은 코스피 기준 1700~2350, 신 센터장은 1750~2430의 박스권을 예상했다.
◇"IT·자동차·기계·건설·은행 유망"
그렇다면 어떤 업종을 눈여겨보는 게 좋을까. 신 센터장은 IT와 자동차를 으뜸으로 꼽았다. "IT는 최근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상승 전환)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일본의 지진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앞으로도 오래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두 업종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소매 판매 지표가 지속적으로 호전되는 등 미국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대선이 있는 내년에는 미 정부의 고용 확대를 비롯한 경기 부양책이 시행되면서 주택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수출 중심 업종인 IT와 자동차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 센터장은 내년 유망 업종에 기계·건설·은행을 추가했다. "이머징 국가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해외 수주를 잘하는 건설·기계업종을 눈여겨보세요. 최근 금융 위기로 은행 종목 주가는 자산가격의 0.6배 정도만 반영되고 있습니다. 위기가 진정되기만 하면 저평가된 부분이 상쇄되면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요."
◇파도타기 투자? 찬성 VS 반대
요즘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의 등락 흐름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단기 투자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잘만 하면 가만히 묻어두는 것보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파도타기' 투자에 대한 두 센터장의 의견은 엇갈렸다. 채권 전문가인 최 센터장은 "불확실성이 크고, 정치인의 의사 결정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누구도 맞출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증권사 지점에서 주식 브로커를 오래했던 신 센터장은 "파도를 잘 타면 하이리턴(고수익)이 충분히 가능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생업이 있고 주식 투자에 집중할 수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적립식 투자야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최선의 투자 방법"이라는 단서를 단 뒤, "그러나 주식 투자에 시간을 꽤 할애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똑같은 차로만 타고 가는 것보다 2차로, 3차로를 넘나들며 요리조리 피해가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