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에 대한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미FTA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ISD 조항, 의료서비스, 농업분야 개방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주장들은 다소 과장되거나 잘못된 측면이 있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이슈인 ISD 조항, 의료서비스, 농업분야 개방과 관련된 주장들을 다시 한 번 살펴봄으로써 한미 FTA를 올바로 이해하고자 한다.
■ ISD 조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상실을 초래할 것이다?
ISD 조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상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허나 ISD 조항은 전 세계적으로 체결되어 있는 2,500여개 양자간투자협정에 대부분 포함되어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이다. 한미FTA 이외에 현재 우리가 체결하여 발효중인 모든 FTA와 85개 양자간투자협정의 대부분에도 ISD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한미FTA의 ISD 조항이 다른 FTA 협상과 다르게 포함된 것이 아니며, 그동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을 할 때마다 일관되게 적용해온 규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ISD 조항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로 들어왔던 멕시코에서의 Metalclad사건이 있다. 멕시코 정부는 1993년 쓰레기 매립장을 인수하고자 하는 Metalclad사(미국계 폐기물 처리업체)에게 쓰레기 매립장 영업에 필요한 모든 인가가 발급될 것이라고 보장하였으나, Metalclad사가 동 매립장 인수 및 처리시설 공사를 한 이후, 1995년 군 정부가 허가를 거부하고 주정부가 해당지역을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사업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투자가치가 전면적으로 박탈되었는데도 멕시코 정부가 유효한 보상을 하지 않아 2000년 ICSID가 이를 간접수용으로 판정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 간접수용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한미FTA에서 ISD 조항이 그대로 통과 될 경우에 이 사건의 경우처럼 미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제소를 하면 당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논리를 댄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과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 사건의 진실은 멕시코 정부로부터 쓰레기 매립장 허가를 받아 매립장을 건립한 미국 투자자가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환경정책을 구실로 영업 허가를 취소당한 사건이다. 이 사건이야말로 기업이 부당한 조치를 당했을 때 구제받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따라서 역설적으로 ISD 조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로 활용됨을 보여준다.
■ 의료서비스 시장화로 약가 폭등이 일어나고 국민건강이 악화 될 것이다?
한미FTA가 체결되면 미국 기업의 국내 의료서비스 진출로 인해 약가 폭등이 일어나고 건강보험제도를 위협하여 국민건강이 악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허나 이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민간의료보험시장은 이미 개방되어 있다. 우리가 광고로 흔히 접할 수 있는 보험회사인 AIG가 미국계 보험회사이다. 그러므로 한미FTA가 발효된다고 보험시장에 추가적으로 미치는 영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한미FTA는 공적인 국민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정책을 제외하고 협상하였다. 그러므로 한미FTA는 한국 의료서비스를 미국의 기업에 의한 대체가 아닌 보충하는 수준의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동등재제도에서 OECD 국가의 80%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별등재제도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국민들이 가격에 대비하여 품질이 우수한 약을 복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 농업분야 개방으로 우리 농업·농촌이 붕괴될 것이다?
농민단체를 비롯한 한미FTA 반대론자들은 한미FTA가 체결되면 우리 농업·농촌이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과연 한미FTA가 타결되면 우리 농업·농촌이 붕괴되고 미국의 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차지하게 될 것인가?
그러나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우리나라가 농업분야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쌀 시장의 관세철폐 대상 제외이다. 곡물류는 쌀을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국내생산만으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미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된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는 미미할 것이다. 또한 오렌지의 수입증가로 인해 국산감귤시장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오렌지가 감귤의 부분대체품이기 때문에 생산 자체를 붕괴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광우병 파동과 그에 대한 쇠고기 수입금지, 수입 재개에 대한 논쟁으로 지난날 수많은 논쟁이 대립해왔던 축산물의 경우도 기본적으로 한미FTA 체결시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겠지만 국내축산부문에 미칠 영향은 호주와 뉴질랜드로부터의 쇠고기 수입이 급격히 줄어드는 무역전화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내소비자들은 가격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수입쇠고기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는 한미FTA가 우리 농업부분에 대하여 일부 피해를 줄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우리 농업이 붕괴된다거나 초토화된다는 것이 과장되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