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나이 서른 중반~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딪을 때, 고객 상담이란 것이 나에게 맞는건지 아닌지 조차 모른채 시작했다.
그 이후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여기저기 이 바닥에서 교육팀 팀장, cs 팀장/실장, 기획팀장..
안해본거 없이 잘 굴러왔다고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이 바닥에서 소위 베태랑이라고도 생각한다.
적어도 욕하는 그런 고객들 앞에서 당당하게 욕하지 말라고 말할 수 있고,
마음에 안들면 하지 말라고도 말할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 생각한다.
이런 말을 할 수 있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그런 진상 고객.
어느 회사나 진상 고객은 다 ~ 있다.
욕하면 다 되는줄 아는 고객, 끈질기게 괴롭히면 해줄꺼라 생각하는 고객.
그래, 어쩌면 우리나라 cs 는 그런 고객을 먼저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고객이 만족할때까지, 감동할때까지. 훗~
이런 카피가 얼마나 수 많은 상담원들을 괴롭히고 시련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는채 말이다.
오늘도 우리 아이가 울었다.
조곤조곤 말도 잘 하고, 고객 마음도 잘 헤아릴줄 아는 그런 아이인데, 욕설만 퍼붇는 고객 전화에 결국 울었다.
욕을 한 고객은,, 글쎄~ 당연히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
하지만 그 사람은 일명 우리 회사의 진상 중 한명이다. 블랙 리스트에 올라있는 고객이다.
우리 아이들이 친절하게 대답해주고 있으면, 말 끊고 혼자 결론 내리고나선 나중에 그런 안내를 받은적이 없다며 잡아떼는~ 녹취를 들려줘도 미안하다라는 그 한 마디 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 상처 받은 아이들이 한 두명도 아니고, 나 역시 한 두번이 아니다.
(물론 우리 회사에 진상 고객은 그 사람만 있는건 아니겠지.)
그래.
나 역시 궁금한게 있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했는데 원하는데로 처리가 안되었다면, 당연히 화나겠지. 기분도 나쁘겠지.
하지만 고객센터에서 사과 한 마디 없이 무조건 "안됩니다~" "안됩니다~" 라고 하진 않더라.
그래도 궁색하게라도 이유도 설명하고, 사과도 한다.
같은 직종이라 그런진 몰라도, 참아지더라.
상담원 봐서 참아질때도 많았다.
고객님, 제발.
상담원에게 욕하지 말아주세요.
물론 기본적인 소양이 되지 못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 아이들이 일부러 그러진 않겠지요.
그런 아이들까지 헤아려 달라고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딸 아이가, 아들도 밖에서 그런 욕을 먹을지도 모릅니다.
업무지식이 부족해서 조금 버벅댈수도 있습니다. 네, 교육 잘 시키겠습니다.
하지만 인격 모독, 욕설 등으로 인해서 이 아이들은 자신의 일에 아무런 기쁨도 느끼지 못한채
기계처럼 전화받고 월급받고, 아침에 일어나 눈뜨고, 전화받고, 밥먹고, 시간되면 퇴근하고~
그렇게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다시 이런일은 하지 않으리라 맘 먹고, 다른일 찾아 다니다가 백수가 되기도 하고.
당신의 욕설 때문에 정말 많이 상처 받습니다.
많은걸 바라지 않겠습니다.
상담하는 우리 아이들, 대한민국 고객센터에서 상담하는 사람들.
이들은 그 회사를 대표해서 당신과 통화하는 것입니다.
제발 그들에게 욕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