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게이)남과 알콜중독녀의 반짝반짝 빛나는 사랑.
남자 측에서는 여자의 정신질환 진단을 모른채 혼인을 허락하고
여자 측에서는 남자가 호모란 것을 모른채 혼인을 허락한다.
모든 사실은 알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무츠키(호모남)와 쇼코(알콜중독녀) 뿐이다.
일상을 살아가지만 아슬아슬한 감정 교류로 인해 늘 위태롭고
어쩌면 너무나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낸다.
무츠키의 남자 애인으로 인한 사건들과
양가 부모님의 숙원이자 무츠키 부부가 언젠가는 풀어야할 숙제인
자녀란 틀에서 일어나는 감정적 다툼들이 주된 사건들.
소설을 읽다보면 나오는 은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자면
은사자란 극단적으로 색소가 희미한 사자로써,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다가 무리를 떠나
자기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고 한다.
웃긴건 초식성이어서 생명력이 약한데다가 추위와 더위에 쉽게 단명한다고 한다.
쇼코는 무츠키를 이런 은사자와 같다고 표현한다.
성적 소수자. 그리고 그의 호모친구들을 은사자들이라고
중간에 나오는 인공수정 또한 압권.
쇼코는 나직하게
"곤(무츠키의 호모 애인)씨가 무츠키씨의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수 많은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는 쇼코에게서 남다른 슬픔이 묻어나고
(곤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게 조금 아쉽다.)
무츠키-쇼코-곤 이렇게 세사람이 공존하는 마지막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곤은 소설 말미에 행방이 묘연해지지만 쇼코와는 비밀리에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리고는 마지막엔 머리에 리본을 단 무츠키의 선물로 다시 돌아온다.)
아주 기본적인 연애소설을 쓰고자 했던 에쿠니 가오리.
무수히 많은 감정의 변화 속에서도 빛나는
모든 역경 속에서도 빛나는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에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솔직하게 말하면,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하고마는 많은 무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힐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