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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우좀타는랩퍼들ver2.힙합과랩제대로알고듣기4탄

신철호 |2011.12.16 16:02
조회 360 |추천 0

플로우 좀 탄다는 랩퍼들. 지난 포스팅에서도 P-Type, 가리온을 소개드렸었죠.

벌써 4번째 글로 인사드리는 아카슬립. 오늘은 좋은 플로우의 사례를 보여주는 두번째 시간입니다.

이전 포스팅에는 플로우의 두 갈래 측면, ‘끊김’과 ‘이어짐’ 중 ‘끊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번엔 정반대, ‘이어짐’의 측면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1. 이어짐?

 지난 시간 ‘끊김’에서 핵심은 라이밍이다!라고 말씀을 드렸지요.

‘끊김=라이밍’이라는 것은 문맥적으로 쉽게 이해하셨을 겁니다.

라이밍을 통해 마디를 끊음으로써 리듬감을 창출해낸다는 아주 간단한 원리니까요.

그런데 ‘이어짐’은? 이어부르기가 중요하다는 건 무슨 말이지?

제가 말씀 드리는 ‘이어짐’의 개념은 바로 ‘자연스러움’입니다. ‘끊김’,

즉 라이밍은 항상 플로우의 부자연스러움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이지요.

‘이어짐’의 측면은 ‘끊김’으로 인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어색한, 부자연스러운 플로우를 상쇄시켜주는 영역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아직도 좀 애매모호하지요? 곡을 들으면서 얘기하는게 낫겠네요.

 

Beenzino 이미지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Jazzyfact (Beenzino + Shimmy Twice) 1집 수록곡 “아까워”

 

Jazzyfact(Beenzino + Shimmy Twice) Single “Always Awake”

빈지노라는 랩퍼가 있습니다. 몇 년전에 혜성같이 나타난 신예 랩퍼인데요.

위의 곡을 들어보시면, 저번에 말씀 드린 P-type이나 화나와 같은 라이밍 위주 랩퍼들과는 180도 다른 스타일임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듣기에 어떤가요? 굉장히 편하고 리드미컬하지 않습니까?

 

2. 이어짐의 요소들 : 라임의 최소화, 박자타기, 발성, 발음, 목소리 톤

 이번엔 다른 곡을 들어보시죠. 빅딜스쿼즈의 수장 데드피의 곡들입니다. 

 

Dead P 1집 수록곡 “Undisputed” (feat. Bust This & DJ Pumkin)

Loptimist 1집 수록곡 “Black Cancer”(feat. Dead P)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바가 극명하게 드러나있는 곡들일 겁니다.

요는 라이밍이 랩의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라임의 양이나 라임의 문맥상의 질적 수준이 랩 전체의 수준을 가늠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데드피의 랩은 라임만 놓고 들어보면, 라임이 빼곡히 박혀있지도 않고

복잡한 음운의 조합으로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라이밍이 철저히 통제된 박자로 행해지고 있지도 않지요. 그럼에도 어떻습니까?

굉장히 플로우가 좋지 않나요?

 

데드피의 랩을 더 들어보면 오히려 전체 플로우를 위해 자연스러움에 해가 될 수 있는 라임을

최소화하고 기본적인 박자타기에 매진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의 플로우가 좋게 들리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입니다.

필요한 부분에만 라임을 최소한으로 배치하여 라이밍이 발생시키는 리듬감은

랩의 기본 골격으로만 놓고, 라임 외 부분의 음절들을 수려한 박자타기로 처리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플로우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이전에 라임 이외의 부분의 처리가 중요하다고 말씀 드린 것도 바로 이런 맥락입니다.

 

Dead P 1집 “Undisputed” 이미지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플로우의 이어짐을 구성하는 요소들로 라임의 최소화와 박자타기가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실례로, 데드피의 플로우는 박자 타는 실력 이외에도 다른 장점들이 여럿 있습니다.

발성이 좋아서 음절 하나하나가 또렷이 들리고,

목소리 톤도 잘 잡혀있어 청자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플로우를 느끼게 하죠.

 

E-Sens 이미지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Jiggy Fellaz 1집 수록곡 “꽐라”    

 슈프림팀의 이센스가 솔로 시절 부른 ‘꽐라’라는 곡입니다.

이 곡을 소개 드린 이유는 발음의 강약조절을 통해서도 수준 높은 플로우가 형성이 된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강세가 들어가는 부분과 강세가 빠지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완급조절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플로우가 형성되고 있음을 단번에 느끼실 수 있죠?

 

사실 이런 발성이나 목소리 톤, 발음의 명확함과 같은 부분들은 연습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는

있으나 대개는 랩퍼들이 천성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속성들입니다.

말씀 드리고 싶은 건 분명히 이러한 요소들도 플로우를 좋게 들리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거지요. 목소리톤, 발성, 발음의 요소들은

다른 랩퍼들과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영역입니다.

 

3. 라이밍으로 이어짐 유지하기 : 싱코페이션과 레이백

좀 더 깊게 들어가볼까요? 위에서는 라임이 플로우의 적인 것처럼,

‘끊김’의 영역에만 관여하는 것처럼 기술을 해놓았는데, 누차 말씀 드리지만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해 영역을 나눠 말씀 드린 것 뿐, 랩의 요소들 중 따로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라임, 플로우, 메시지. 모두가 서로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들이고, 라이밍 또한 운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어짐’에 충분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지요.

 

라이밍을 통해 이어짐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라이밍의 밀고 당기기 기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싱코페이션(syncopation)과 레이백(layback)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싱코페이션은 박자를 앞당기기, 레이백은 박자를 뒤로 미는 것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문장 속에서 아예 라임 배치 자체를 뒤로 밀어놓거나 앞으로 당겨놓아서 라임 위치를

의도적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구요.

같은 부분에서 라이밍하는 경우라도 랩퍼 자신만의 방법으로 미세하게 앞뒤로 밀고 당기기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요. 손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볼까요~

 

Drunken Tiger 8집 수록곡 “Die Legend 2”(feat. Dynamic Duo, Dok2)

 두번째 나오는 Verse가 Dynamic Duo의 개코인데요. 후반부에 다음과 같은 Verse가 있습니다.

 

넌 [나처럼] 진심 없어. 다 [망쳐 넌] 진실 없어.
요즘 브라운[관처럼] 넌 짜[가 옷처럼] 택도 없어.

 

[아어어] 라임군을 라이밍하는데, ‘나처럼’과 ‘망쳐 넌’은 라이밍이 정박에 들어가다가 ‘관처럼’은

들어가는 박자가 조금 뒤로 밀림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백이죠.

그리고 ‘가 옷처럼’에서 다시 정박으로 돌아옵니다. 이 경우는 박자가 다르게 들어가는게

확연히 들리는 경우이구요. 우리가 언뜻 들으면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게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 들어보면, 대부분의 수려한 플로우에는 모두 각자만의 방법으로 소화된 싱코페이션

레이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의도했던, 아니면 본능적으로 행해졌던지 말이죠.  

 

 이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앞뒤 문장, 혹은 다음 라임군과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해 의도하는 경우도 있구요. 소위 말하는 ‘그루브’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미세하게 시도하기도 하지요. 본질적으로는, 단순해질 수 있는 라임 패턴에 변화를 줌으로써 플로우에 긴장감을 배가시키기 위함입니다.
‘끊김’의 불안요소가 될 수 있는 라임을 ‘이어짐’을 위한 무기로 승화시키는 것. 재미있지 않나요?

 

 이제 라임과 플로우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말씀을 드린 것 같네요. 다음 시간에는 랩의 3요소 중 마지막 요소인, 개인적으로 랩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메시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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