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하고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었다. 경기를 보면서 수시로 기록을 했다가, 경기가 끝나면 하나씩 복기해가면서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 어느 순간 형사가 범인을 잡는 것처럼 경기의 중요한 순간이 하나로 연결이 돼서 내 눈에 들어왔다. ... 그런 과정 속에서 상대 타자도 읽혔다. 저 선수는 뭘 노리는구나, 직구구나, 바깥쪽이구나, 노릴 땐 어떤 자세로 노리고 있구나가 보였다. 그게 아주 순간의 움직임이다. 한순간의 미세한 움직임을 보고 느낌으로 간파해야 한다. 거기에 상대방 장점도 있고, 허점도 있다.
내가 OB 감독으로 있을 때 삼성과 싸우면 성적이 좋았다. 그럴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상대 포수 팔 근육의 움직임을 읽었기 때문이다. 사인은 주먹에서 시작되는데, 손가락을 펼 때 하나를 펴느냐 두 개를 펴느냐에 따라서 팔 근육이 달라진다. 그걸 읽어내니까 경기를 하면 결과가 좋았다." (52p - 53p)
"감독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 그때그때 감정 변화를 드러내면 선수들은 야구를 하는 게 아니라 감독 얼굴을 쳐다본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못하고 위축돼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갖고 있으면 흔들렸던 벤치 분위기가 곧 제자리로 돌아온다. 바로 그것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만들어서 승리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리더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감독의 불안이 선수들에게 전해지면 이미 진 것이다." (74p)
"거북이처럼 살고 싶다. 한발 한발 우직하게 내딛으면서. 때로 길이 막히면 토끼는 뛰어가겠지만, 거북이는 가만히 서서 고민하고 때를 기다려 자기 갈 곳을 찾아간다. 고민하면서 자신과 싸우고 세상과 싸운다. 그 속에서 살길을 찾는다." (197p)
"배움이라는 것은 구두닦이에게도 배울 게 있다. 배울 자세가 되어 있냐 아니냐의 문제다. 모든 손가락이 자신을 향하게 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인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길가에서 사과를 파는 사람은 그 먼지 나는 길 위에서 고민하는 게 있다. 먼지 속에서도 사과의 붉은 빛이 반짝거리도록 상처 나지 않게 잘 닦아야 하고, 닦은 사과의 어느 쪽을 앞으로 해야 햇빛에 반사돼서 예쁘게 보일지도 고민한다. 사과를 놓는 각도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다 사람의 지혜다. 내가 나이가 들수록 배울게 더 많은 것이 이런 이유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사람의 지혜가 담겨 있어서 배울 게 점점 더 많아지는 것이다." (201p)
"내가 야구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 수 있다는 것. 하겠다는 뜻만 있으면 어떤 역경 속에서도 이룰 수 있다는 것.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뛰어넘고, 다음에는 더 큰 목표를 세우고, 다시 한계를 만나고, 그것을 뛰어넘으면서 큰사람으로 성장해나가는 것. 그것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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