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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눈물과 금융사기

불효자 |2011.12.27 02:33
조회 136 |추천 0

저는 불효자입니다.  제가 잘나서 큰 줄 알고, 저의 일만 바빠서 집은 잘 굴러가겠지라고 살아온

 

못난 자식입니다. 너무나 억울 하지만 부끄럽기도 합니다. 제가 집에 관심을 조금만 더 가지고 있었다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일이 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오늘 저희 어머니께서 금융사기를 당하셨습니다. 퇴근 후 집에 들어갔는데. 어머니께서

 

파리해진 모습으로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시길래 왜그러시냐고 물어봤더니.. 생전 보이시지

 

않던 눈물을 흘리시며 정말 미안하다며, 자기가 모자랐다며, 돈을 잃으셨다며 우시는 겁니다.

 

너무 당황스럽고, 걱정이되서 왜그러시냐 물었더니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사기를 당하셨다는 겁니다.

 

사기도 당황스러웠지만, 아버지와 제가 돈을 버는데 왠 대출이냐고 물어보시니 그 간 저의 학비와

 

생활비등으로 인해 지인에게 돈을 빌리셨는데 급하게 갚아달라고 하셔서 대출을 받은거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마침 저희 아버지 회사의 주거래 은행인 KB 금융이라며  저금리 고액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서

 

대출 신청을 아무 의심없이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위의 금융사 이름을 밝힌 까닭은 경찰분이나

 

인터넷 사례를 보니 금융사 사칭 사기가 대기업 금융사는 사칭하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어르신들이

 

갖고 계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름있는 금융사를 사칭해서 어르신들에게 신뢰를 얻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어머니는 보증보험을 통해서 대출이 가능하니 선입금을 넣으라고해서 넣었는데, 이 사람들이

 

계속 돈을 요구하더랍니다 처음에는 1000만원 만 대출 받으려 했는데 원금을 지금 상환할 수 없다며

 

차라리 고액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돈을 더 넣으라고해서 저희 어머니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붙이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대출이 돈을 붙이면 10분뒤에 된다 20분 뒤에 된다고 하면서

 

차일 피일 미루길래 어머니께서 이상하셔서 그 사무실로 가겠다고 해서 주소 알려달라고 해서 갔더니

 

이상한 사무실이길래 전화해서 어떻게 된거냐고 했더니, 오셔도 만날 수 없어서 그냥 전에 사무실 주소를

 

알려 줬다는 겁니다. 그러더니 자기네는 현재 금융법 때문에 고객과 만날 수 없다고 하더니, 오히려

 

자꾸 이렇게 전화하고 귀찮게 하시면 대출을 3개월 뒤 최 후순위로 진행하겠다면 협박을 하더랍니다.

 

저희 어머니는 생활비와 저와 아버지의 PI 를 다 그 대출받는 곳에 넣었는데, 원금이라도 찾길 원해서

 

천만원 원금 안돌려 줘도 되니 5백만원이라도 달라고 하셨답니다.. 아는 사람 하나없고, 날씨도 추운

 

오늘 아침부터 강남과, 역삼동 빌딩 한가운데서 우시면서.. 제발 돌려달라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실 천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저희 어머니가 저와 아버지에게 말도 못할

 

만큼 그렇게 무심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 사람끼리 이런식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게..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된 까닭은.. 혹시라도 어머님, 아버님에게 조금 무심했다면..부디 대화도 많이

 

하시려고 노력하세요.. 나의 어머니..아버지가 어떤 문제가, 속앓이로 밤을 지새우실 수도 있거든ㅇ

 

어머님은 제가 글을 쓰는 내내 안방에서 소리 없이 울고 계십니다..

 

경찰 분들도 오셔서 정말 안타까워 해주시고, 좋게 될꺼라 위로도 해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서곶 파출소 분들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야간에 오셔서 따뜻한..위로 정말 감사했습니다.. 

 

경찰에선 대포폰, 대포통장이라 잡기 힘들다는데..  사기를 당하면..돈을 잃어버리는것도 있지만

 

저희 어머니, 아버님 세대, 어르신들의 경우는 가지고 계신 자존감 마져도 잃는 다는걸 생각하면..

 

기적이라도 일어나서 그 사람들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가족처럼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텐데...

 

제가 걱정되는건 괜히 어머님께서 이 일을 계기로 많이 의기소침 해지시고, 행여나 우울증이 올까봐

 

걱정이 됩니다. 부디 저와 같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대화를 많이하세요,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부모님은 할말도, 고민도 많으시니까요.

 

저희 집과같은 나쁜일이 생기질 않길 바라며 글을 남깁니다. 비록 소잃고 외양간 고치고 있지만.

 

여러분들은 외양간을 굳건히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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