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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깨달아 가는지

무지개타고 |2011.12.28 07:05
조회 350 |추천 4

시민사회 추대를 통해 서울시장으로 입성한 박원순 시장이 주변과의 마찰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간 서울시장은 정치적으로는 상징적인 존재였었다.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 나서는 것은 조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느닷없이 김정일 죽음 후 국가의 통일 및 외교 정책을 “낙동강 오리알”로 비아냥거리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는 등 그의 돌출 행동은 어린아이 일탈로까지 비춰진다.

이러한 박시장의 시민단체의 이상주의적 사고가  살림꾼으로서 변신을 하고 있지 못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살림꾼으로 현안이 짓누르는 현실감은 벗어 버릴 수 없는 업보이다. 누가 보더라도 김정일 죽음과 대북문제에 대해 서울시 살림꾼이 끼여들 문제는 아니다. 이렇듯 박시장의 주변과 파열음은 비단 정치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화합과 배려의 인사원칙을 앞세우며  얼마전 국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박시장의 인사원칙임을 강조하며 대변인을 통해 "이번 인사에서 고시 출신과 비고시 출신을 50%대 50%로 배정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라고 발표했다. 화합과 배려를 입에 담지만, 서울시가 구성한 “시정운영협의회”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장과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구성한 “시정운영협의회”는 박시장의 성향을 반영한 철저한 코드인사로 마무리 되었기 때문이다.

위촉된 민간전문가 6인은 민주통합당 의원, 전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 전 국참당 서울시당위원장, 시민단체 희망과대안 공동운영위원장, 전 혁신과통합 공동대표,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 박시장 당선에 공을 세운 사람들 논공행상을 벌린 것이다. 어느 곳을 처다 보아도 화합과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총 15명으로 채워질 나머지 인원도 추천을 통해 구성될 예정이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일단락 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박시장은 “시정협의회”를 구성하며 법적근거를 서울시 의회에서 제정 된 조례가 아닌 서울시의 훈령을 통해 인선했다. 이는 전적으로 박시장의 의중으로만 조직된 외곽조직이 될 수도 있음이며, 내년 총선이나 대선을 의식한 정치기구로도 충분히 변질될 수 있는 길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부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시장은 지난달 서울시의회에 신고식을 치루며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에서도 민주당으로부터 복지예산 확대문제로 공격을 받았었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등 정치적 계산이 앞선 보편적 복지를 앞세워야할 입장이고, 살림살이를 맡은 박시장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재정부담을 떠 안아야 할 표심을 앞세운 무분별한 복지를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날선 공격에 즉답을 내리지 못하는 박 시장은 취임 후 무상급식 전격 확대, 시립대 반값 등록금,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의욕적인 복지정채를 폈지만 살림꾼으로서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인 돈문제를 깨닫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돈은 복지에 있어 피와 같다. 더욱이 박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7조원의 서울시 빚 탕감을 제일 공약으로 앞세웠기에 공약대로 한다면 사실상 복지확대는 불가능하다.

 

서울시장 당선을 목표로 즉흥적으로 급조된 공약이라 계산서를 미처 준비 못했지만, 말에 책임을 지려는 노력은 보여야 한다. 따라서 표심을 앞세운 민주당의 복지확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박시장의 고민이 서려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장 당선에 가장 큰 힘을 보탠 민주당의 비판이라 답답함도 호소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박시장의 사회적, 정치적 명성을 쌓게 한 시민단체에서도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가 전격적으로 결정한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의 종 상향”을 두고 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명박 - 오세훈 시절에도 보류 되었던 종상향 계획이 “토건 종식” “토건 대신 사람”을 외쳐온 박 시장이 취임 한달 만에 전격 통과된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박시장이 내 걸었던 많은 공약이 시장 취임 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 뒤를 잇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경실련은 "서울시의 종 상향 조치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공공주택 8만 호라는 공약 실현을 위해서라면 향후 재건축과 재개발, 뉴타운 지역에서도 장기 전세와 맞바꾸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 "도시 환경과 주거 환경보다는 자신의 공약을 위해 토건 재벌과 투기꾼과 함께하겠다는 장사 논리를 선언한 것"이라며 박 시장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박시장이 서울시장이 된지 불과 두달 만에 박시장의 강력한 지지기반으로부터 공격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즉흥적으로 급조된 공약과 현실적인 문제 사이의 괴리를 느끼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박시장의 가장 통 큰 복지 공약인 임대주택 8만호 공급은 걸음마도 떼지 못하고 있는데, 호언장담한 서울시 빚 7조원 절감은 어디를 처다 보아도 요원하기만 하다.

시민사회에 몸담으면서 박시장이 품어왔던 이상이 현실의 벽과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박시장의 고민은 깊어지기만 하고, 공약은 공약대로, 현실은 현실대로, 돈은 돈대로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그래서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입조심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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