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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과랩]제대로알고듣기5탄_메시지와 리릭

정숙자 |2012.01.02 13:08
조회 1,585 |추천 0

힙합과 랩 제대로 알고 듣기 5탄으로 인사드리는 아카슬립입니다.

다들 추위는 어떻게 버티시는지요... 저는 한겨울 강추위에 폭풍감기에 걸려버렸습니다. ㅠ_ㅠ

1탄~4탄 랩의 요소. 보기

 

이제 랩의 3요소 중 마지막인 메시지에 대해 말씀드릴 차례네요. 랩의 3요소 중 라임도 중요하고,

플로우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메시지야말로 랩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메시지의 세계로 들어가보시죠~

 

1. 메시지(Message)와 리릭(Lyric)

자. 랩에서 메시지가 가지는 역할과 의미를 본격적으로 파헤쳐보기 전에,

우선 메시지와 리릭(Lyric)과의 개념구분이 필요합니다. 

리릭, 즉 랩에서는 ‘가사’죠. 랩퍼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메시지라면,

리릭은 그 메시지를 담는 그릇입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 하실 수도 있지만, 엄격히 따져보면 다른 개념입니다.

 

이순원 작가의 ‘소나기’ 를 읽고 나서 우리는 ‘메시지’가 좋다라고 얘기를 할 수 있죠.

하지만 그 소나기의 원문을 그대로 교정 없이 랩으로 읽어 부른다고 하면,

좋은 ‘리릭’이 되기는 힘듭니다.

리릭의 규칙과는 애초에 다르게 쓰여진 글이기 때문이죠.

좋은 메시지가 꼭 좋은 리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리릭이 좋다고 해서 메시지가 좋다는 보장도 없는 것입니다. 아직도 고개를 갸우뚱 하신다면,

앞으로의 글을 읽어가시다 보면 자연스레 차이를 느끼게 될 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2. 리릭의 규칙     

위에서 리릭의 규칙을 잠깐 언급했었는데요. 랩에서 리릭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한가지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그건 바로 랩퍼가 말하려는 내용이 ‘말이 되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엥? 말이 되게 쓰는 것이 뭐가 조건이냐. 이건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지. 하시는 분들이 많겠습니다만,

사실 말이 되게 가사를 만드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왜 일까요? 이때까지의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대충 눈치채셨겠지요. 

바로 라임 베이스 위에 내용이 쓰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랩퍼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중간중간 라임을 배치하면서 풀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는 상당한 제약이 되지요.

(이 내용은 첫 번째 포스팅에서 라임의 개념 설명하면서 이미 상세히 다루었기 때문에

못 보신 분들은 필독!)  

이순원의 소나기는 내용이 참 좋은, 메시지가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게 랩으로 불려진다면 애초에 라임 베이스로 쓰여진 글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리릭이 될 수 없다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이해가 좀 되시지요? 

 

3. 리릭에서 주로 활용되는 소재

어떤 이는 랩이라 하면 ‘사회저항적인 음악이다’해서 무조건 사회부조리를

비판해야 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래된 편견이지요. 리릭은 ‘랩퍼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내용’이

그 범주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더러운 이 사회! 라고 외치는 것뿐만 아니라, 붓다의 장대한 일생을 그려낼 수도 있고

어제 저녁에 집에서 친구들과 삼겹살 구워먹은 이야기도 리릭으로 모두 담아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리릭은 그 내용의 종류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도,

무겁고 철학적인 이야기도, 가볍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야기도

모두 리릭의 범주에 해당이 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랩퍼는 리릭이라는 틀에 주로 어떤 내용을 담을까요?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소재는….네! 여러분들도 예상하다시피, 사회비판과 사랑 이야기죠.

사랑 이야기는 랩뿐만 아니라 전 음악 장르를 통틀어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고,

사회비판은 랩 장르의 특성상 선호되는 소재입니다. 두 소재 모두 다들 잘 알고 있는 경우이니

여기서는 번외로 하구요. 제가 이 포스팅에서 특별히 예로 들려고 하는,

랩에서 선호되는 소재는 스웨거(Swagger)와 칠링(Chilling)입니다.  

 

리릭의 소재 - 스웨거(Swagger) 

Swagger는 사전적 의미로 ‘으스대며 걷다’라는 뜻입니다.

 

랩의 세계에서는 쉽게 말씀 드리면 ‘난 짱, 넌 바보’가 되겠네요.

과장, 극단적 표현, 풍자적 비유 등을 이용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과시하기 위해 주로 채택되는 소재이죠.

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며, 랩퍼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소재이기도 합니다. 

 

Swings /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난 태양이구 너는 촛농

왜냐 내 것은 영원하지만 니 불은 하룻밤에 꺼져

내 앞에서 바닥에 기어, 그냥 땅개처럼

날 이긴다는 것은 바다이야기에서

돈을 벌겠다는 멍청한 생각과 같거든

그래서 상대가 없어서 혼자 배틀해

에미넴보다 더 드러운 말을 난 뱉어대

그래 난 Sick하고 Dirty하게 랩을 해

허나 논리는 치과의사 이빨보다 깨끗해

- 스윙스 1집 수록곡 “펀치라인 놀이” 마지막 Verse 가사 중 -

 

원곡듣기 [http://www.youtube.com/watch?v=UEWXfSqVZc4]

 

랩이 본디 랩배틀 문화에서 발전한 걸 생각하면, 스웨거는 랩에서 다룰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소재이기도 합니다.

위의 스웨거 가사를 접하시고 느낌이 어떠신가요? 뭐야 너무 유치해!

내지는 너무 내용이 공허하잖아 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 달리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스웨거 소재 자체를 유치하다고 할게 아니라 ‘내가 최고’라는 주제를 어떤 비유와 어떤 표현으로

풍성하게 주장하고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어 들으시는게 맞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스웨거는 랩에서 너무나 익숙한 하나의 ‘문화’와도 같거든요.        

 

리릭의 소재 - 칠링(Chilling)

스웨거 이외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로 칠링이 있습니다.

원구가 되는 Chill은 여러 가지 사전적 의미가 있지만, Chilling은 힙합에서는 ‘편히 쉰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논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길을 걷다 매력적인 여성에 이끌려

급작스레 헌팅하는 내용’이라던지,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어봐’ 하는 내용이 전부인 것들이 모두 칠링에 해당하는 내용들입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어떻게 보면 무의미한 것들을 넉살스럽게 얘기하는 칠링은

힙합적인 자유스러운 마인드와 결부되어 랩만의 독특한 장르 색을 드러내 보입니다. 

 

J’Kyun /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유일한 내휴식 M U S I C 와 특별한 여행

흘러가는 beat에 실어 몸을

들썩들썩 이렇게 맑은 날씨에 기분은 들떠

발걸음은 더 신나게 Oh~ Stop! wait a minute

누구? 기분 좋은 목소리 ma darlin'

오랫만에 번호눌러 전화해서 불러낸

친구녀석 come on man~ lets go flow wit me

- J’Kyun 1집 수록곡 “Walkin' down the street” 가사 중 -

 

원곡듣기 [http://www.youtube.com/watch?v=K8hbAAKnlbk]

 

그들이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 - 이그니토

몇몇 랩퍼들은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사례는 아주 많지만, 여기서는 이그니토라는 랩퍼를 소개해드리도록 하지요.

이그니토는 다른 랩퍼들과 달리 하드코어하고 컨셉적인 상황묘사와 화법구사로 유명합니다.   

 

Ignito 1집 “Demolish” / 출처 : 힙합플라야(www.hiphopplaya.com)

 

거센 폭풍 몰아치는 높은 언덕에서 바라본 곳은 

어두운 먹구름이 가득 할뿐 이제 곧 닥칠 피와 살육의 잔치를 

예감하지 못한 듯 고요한 아침을 맞지.

오랜 행군은 점차 그 끝을 향해 기다림에 벅찬 발걸음을 다시금 

박차 딛고 어둠을 쫓네.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 흩어지는 

죽은 이들의 노래. 불을 붙여. 마침내 다가선 이 전장의 문턱 

마차를 묶어 전열을 가다듬고 두려움에 떠는 아군 병의 목부터 

도려내 버리는 것이 준비된 순서.

황량한 대지위에 불어 닥치게 될 검고 위대한 정복의 그 서막이 고동치네.

이제 불타는 깃발을 높이 들어 올린다음 

Ignito의 도착을 알린다.

- Ignito 1집 수록곡 “Extermination” 가사 중 –

 

원곡듣기 [http://www.youtube.com/watch?v=hGInTu4uxTQ]

 

가사가 일반적인 여타 랩퍼들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요?  

이그니토는 위의 한 곡뿐만 아니라 모든 곡을 이런 식의 하드코어한 화법으로 소화해냅니다. 

굳이 따지자면 위의 곡도 이그니토의 존재감을 표현하는 이그니토식 스웨거라고 분류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 그려지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지요. 이 곡은 스웨거식이지만

다른 곡들에서 이그니토는 일반적인 랩퍼들이 거의 다루지 않는 철학, 학계, 종교, 정치 등의

인문학 전반에 걸친 이야기들을 소재로 활용합니다.   

 

리릭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다 보니 리릭 하나만으로 포스팅 한편이 꽉 채워졌네요.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리릭은 메시지를 담는 그릇입니다.

한편의 잘 짜여진 리릭에서 좋은 메시지가 나오는 거지요. 

또한 랩에서 리릭은 어떤 이야기도 담아낼 수 있고

그 어떤 소재도 활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틀거리이기에,

그 안에서 나올 수 있는 메시지도 굉장히 다양하게 표출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랩 장르만이 가진 매력이지요.

 

다음에는 랩이 뿜어내는 메시지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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