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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리스크 넘어, 다 함께 ‘행복의 나라’로

물망초 |2012.01.02 13:45
조회 84 |추천 2

북한 리스크 넘어, 다 함께 ‘행복의 나라’로

2차 유훈통치의 앞날은 먹구름

한반도 위험지수 관리에 만전을

선거의 해, 리더십 가리는 혜안 필요

 

새날이 밝았다. 2012년 앞날은 특 대형 변수투성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빠진 북한 정세부터 오리무중이고, 대내외 정치·경제 상황 또한 섣부른 예단을 불허한다. 분명한 것은 미래의 역사에 2012년이 격동의 한 해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 하나밖에 없다. 기본 여건과 환경이 그렇다.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은 1940년대 일제의 잔재와 50년대 6·25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나 단 두 세대 만에 산업화·민주화의 꿈을 성취한, 세상에 다시 없이 자랑스러운 국가와 국민이다. 새해에도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1인당 GDP(국내총생산) 3만 달러 시대는 성큼 다가올 수 있다. 계량적 지표만으론 가늠하기 어려운 ‘행복의 나라’가 가까이 와 있는지도 모른다. ‘99%’, ‘88만원세대’가 함께 웃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먼저 명심할 것이 있다. 북한 변수를 최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닷새 전 눈 덮인 평양에서 김 위원장 영결식을 치렀다. 나흘 전에는 중앙추도대회를 가졌다.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이벤트였다. 지구촌은 김정일 이후를 주목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차디찬 시신의 발목을 붙잡고 이른바 ‘백두혈통’을 외치는 시대착오적 상징 조작의 살풍경뿐이다.

 

집단최면과 강압, 공포, 숙청은 김정은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 이래 김씨 왕조를 지탱하는 주술 효과를 발휘했다. 그 효과는 강력했다. 김정일의 공식 집권기간 17년 동안 1차 유훈(遺訓)통치가 먹힌 것도 그 덕분이다. 독재 메커니즘이 무리 없이 계속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이슬람권을 휩쓴 ‘아랍의 봄’을 돌아봐도 그렇다. 2차 유훈통치의 앞날은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김정일 사망 때만 해도 김정은의 직함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샛별장군’, ‘청년장군’으로도 불렸다. 이젠 뭘로 지칭할지 헷갈릴 지경이다. 김정은 발밑에 쌓인 칭호가 너무 많아서다. 북한 신년 공동사설은 김정은을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라고 칭했다. 듣기만 해도 낯간지러운 극존칭 수사(修辭)다. ‘영명한 영도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 ‘최고사령관’, ‘21세기의 태양’, ‘진정한 인민의 영도자, 친어버이’ 등의 표현도 김정일 장례기간에 난무했다.

 

두 가지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권력승계가 순조로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렇다면 김정은 체제가 가지 않으면 안 될 길, 즉 개혁·개방 노선으로 차분히 나아가도록 진심으로 기원하고 물심양면으로 돕는 탄력 대응을 해야 한다. 한·미·일 공조 시스템을 세심히 가동하면서 북한과 특수관계인 중국이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한·중 관계도 긴밀히 다져야 할 것이다.

 

칭호 남발이 불안한 미래를 예고하는 역설적 증표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진실이 이쪽에 있다면 한반도 위험지수가 고조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봐야 한다. 군사·정보·외교를 비롯한 대한민국 안보 역량을 빈틈없이 가다듬어야 하는 이유다.

 

2012년은 북한에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강성대국’의 원년인 것이다. 그 용어의 정의상 2400만 주민이 더 나은 삶을 요구하고 나선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평양 권력층이 보여줄 것은 핵과 미사일뿐이다. 신년 공동사설에 ‘강성대국’ 표현을 쓰지 못하고 ‘강성국가’, ‘강성부흥’이라고 얼버무린 이유다. 굶주린 주민이 어찌 반응할 것인가. 인간이 핵무기를 핥으면서 공복을 달랠 수는 없다. 구소련이 하루아침에 붕괴한 이유다. 먹고사는 문제는 평양 권력이 다급히 해결해야 할 발등의 불이다.

 

북한은 체제 위기 때마다 벼랑 끝 전술을 폈고 도박을 일삼았다. 김일성은 말할 것도 없고, 김정은의 전임자인 김정일도 1983년 아웅산 테러, 87년 KAL기 폭파, 2002년 서해 도발 등을 야기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뼈저린 기억도 생생하다. 독재의 맨얼굴은 두껍기 짝이 없다. 북한 독재정권은 90년대 중반 주민 수백만명을 굶겨 죽이는 끔찍한 비극을 초래하고도 이를 ‘고난의 행군’으로 분칠했다.

 

김정은 체제 혹은 그를 대체할 권력이 불량한 과거를 답습할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물론이고 5000만 국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북한 체제가 흔들리면 그것은 한반도 위기로 직행하게 마련이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다. 위기는 곧 기회인 까닭이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합심해 대처하면 새 남북관계, 새 한반도 시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평화공존, 평화통일의 문도 활짝 열릴 수 있다.

 

2012년은 선거의 해다. 총선, 대선이 치러진다.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축제이고, 투표권은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 문제는 선거 열풍이 ‘북한 리스크’ 관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가안보를 정략적으로 뒤흔드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물론 선거공학에 홀려 반칙을 저지르는 이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썩은 사과는 유권자가 단호히 솎아내야 한다. 정치 리더십의 진위를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

 

대한민국만이 아니다. 올해 지구촌 60개국에서 직·간접선거가 치러진다. 한반도 주변 4강 또한 올해 선거를 치르거나 권력을 교체한다. 확고한 리더십이 필요한 민감한 시기에 여기저기서 구멍이 나는 것이다. 지정학적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는 매우 어렵게 된다. 리더십이 흔들리면 글로벌 경제난에 대한 연대와 대처 또한 쉽지 않다.

 

결국 믿을 것은 우리 능력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만간 발효되면 세계적 경제영토를 확보하는 대한민국이 시대적 과제에 대처하지 못할 까닭은 없다. 한발, 한발 조심해서 발을 내디뎌야 한다. 만에 하나 실족하면 후손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밝은 눈으로 전후좌우를 살펴야 한다. 국민 단합과 경각심, 통찰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2012년 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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