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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상실, 도둑질 하는 엄마친구..

어이가음씀 |2012.01.05 04:57
조회 474 |추천 2

 

판 보다가 도둑질 하는 시누얘기랑 도둑질 하는 동생 여자친구 얘기 보다가 생각나서 올려요~

 

 

진짜 도둑질에는 답도 약도 없어요~

바늘도둑이 소도둑 되고, 세살 버릇은 여든 간다고.

저희 엄마.. 몇 십년만에 연락되서 만나기 시작하신 동창분.. 그 친구분이 좀 그렇습니다.

 

 

소녀같은 우리 엄마. 쉰 중반을 바라보는 연세에도 아직도 친구 좋아하고 사람 만나 수다떨기 좋아하시는 그런 분이세요.

엄마친구분은 학생 때는 엄마랑 그닥 친하지도 않고 말도 제대로 못해봤던 그런 분이시래요.

근데 한 십년 전인가 길에서 우연히 만나 반가운 마음에 연락처 주고 받고 몇번 만나고 그러시더니 아직까지 만나고 계세요.

근데 쭈욱 자주 만나는건 아니고, 어쩌다 한번 연락와서 만나고, 한동안 소식없다가

잊을만 하면 연락오고 찾아오고..

 

 

근데 문제는. 그 친구분. 아니, 그 아줌마 왔다간 날만 되면 집안에 꼭 뭔가 없어져요.

귀걸이, 팔찌, 목걸이, 펜던트.. 그것도 꼭 금으로 된거이거나 비싸보이는 것만.

그리고 간혹 스카프나 화장품 같은 것도..

그래도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으니까 말도 못 꺼내고 설마설마 하면서 그냥 넘어가게되고.

맘 약하신 우리 엄마, 그래도 친구인데.. 설마 그러겠냐.. 하시면서 내치질 못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얄밉다 싶은 정도였어요.

집에 딸이 둘이라 우리 엄마, 딸들이랑 같이 사용하시는 화장품이나 액세서리가 많아요.

그런데 맨날 부럽다, 좋겠다, 나 그거 주면 안되냐..

어쩔땐 울 부모님 드시는 홍삼액기스, 그것도 절반이나 퍼먹다 가고.

우리 집에 오기만 하면 꼭 냉장고 열어제끼고 뭐 있나 살펴보고, 좀 맛있다 싶은 반찬 있음 죄다 꺼내서 다 먹어치우고 가고.

참다참다가 엄마가 시어머니 드릴거다, (부모님이 할머니 모시고 사세요)

애들 반찬이다, 적당히 먹어라 눈치라도 주면

또 해주면 되지~ 넌 어쩜 음식을 이렇게 맛있게 하니? 하면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릇을 싹싹 비워내고.

맛있다고 자기 애들 갖다준다고 반찬 싸달라, 김치 맛있다고 김치 싸달라, 뭐 싸달라 이러고.

기가 찹니다, 아주.

 

 

그러더니 슬슬 물건도 하나씩 없어지고..

우연이겠지, 밖에서 잃어버린거겠지, 설마.. 하고 그냥 넘어갔었는데 너무 매번 그러는거예요.

그런데 한번은 저도 집에 같이 있을 때 그 아줌마가 다녀가신 날 반지가 없어졌어요.

아주 비싼건 아니지만 금으로 된 반지라서 찾고 또 찾는데도 없더라구요.

근데 제가 분명 아줌마가 들어오실 때 티비 앞에 반지가 있는 걸 봤었거든요.

인사하고 방에 들어가서 컴터하고 있다가 한참 후에 집에 가신다고 가실때 나가서 인사를 했어요.

그 사이에 다른 사람이 또 오지는 않았구요. 집에는 저랑 엄마랑 그 아줌마 셋만 있었어요.

근데 아줌마 가시고 난 후 엄마가 반지를 찾으시는거예요. 끼려고 보니까 없다고. 암만 찾아도 없다고.

티비 앞에 있는거 봤다니까 거기엔 없대요.

그때부터 심증을 굳혔죠.

그리고 엄마에게 그 동안 의심했던거랑 얄미웠던거랑 다 말하면서 이제 만나지 말라고.

연락와도 받아주지 말고 바쁘다고 거절하라고 했는데 우리 맘 약하신 엄마는 차마 그리는 못 하시겠던가봐요.

물증이 있는것도 아니고 심증만 있는건데 아닐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대신 절대 집으로는 안 들이고 연락오면 밖에서만 만나겠다고 하셨네요.

 

 

그리고 한동안 이 아줌마 보이지도 않고 엄마도 만나면 밖에서만 만나시고, 만났다고 하더라도 굳이 저한테는 말씀안하셔서 그럭저럭 잊고 지냈습니다.

근데 어느날은 한숨을 쉬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그 아줌마 때문에 민망해서 혼났다고..

저희 엄마는 아직 소녀같은 분이셔서 핑크색이니 레이스니 참 좋아하시고 본인 차림새를 굉장히 잘 꾸미셔서 입으시는 편이세요. 그 날도 모처럼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꽃분홍색 투피스를 입고 나가셨어요.

이 아줌마랑 다른 친구분들이랑 밖에서 만나 밥을 먹는데 그 아줌마 항상 그렇듯이 옷차림을 좀 후줄근하게 입고 오셨답니다.

그런데 다른 친구분들이 그 아줌마에게 옷 좀 잘 입고 다니라고, 나이 들수록 더 신경쓰고 꾸미고 다녀야 한다고 그러셨대요. 그리고 저희 엄마에게는 옷이 너무 잘 어울리고 화사해 보인다며 칭찬을..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그 아줌마가 저희 엄마에게 너 나이가 몇인데 핑크색이 뭐냐, 애들이나 입는 색이다, 촌스럽다, 안어울린다, 뭐 그런식으로 말씀하셨나봐요.

그리고 맘 약한 우리 엄마.. 그 앞에서는 그냥 웃어넘기시고는 집에 들어오셔서 저한테 속상한 마음을 푸시는거죠.

뭐 이런 아줌마가 다 있나 싶습니다. 뻔뻔하고 눈치없고 말도 막 하고..

 

 

근데 이 아줌마가 원래 옷을 좀 못 입기는 하십니다. 집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다가 나오는 것처럼 항상 차림새가 대충대충 뭐 그렇습니다.

머리카락은 맨날 부시시해서 질끈 묶으시고 목 늘어난 티에 대체 어디에서 구해입는지 몸빼바지 같은 뭔가 후줄근해 보이는 그런 차림으로 다니세요.

그래서 그 아줌마 처음 봤을땐 되게 집이 힘들고 어렵게 사시는 줄 알았어요.

근데 그 아줌마 집이 못 살지 않아요. 절대 어렵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주 잘 사세요.

남편 되시는 아저씨께서 공기업에 다니시는데 꽤 높은 지위에 있고, 집도 강남쪽에 있는데 평수가 꽤 크대요.

전세 같은것도 아니고 자기네 집인데 그 집 말고도 다른 지역에 세 주고 있는 아파트가 두어채 더 있다네요.

자식도 딸 하나, 아들 하나 있는데 맨날 자기 애들 무슨 과외를 해주네, 어디 어학연수를 보냈네, 뭐를 사줬네 자랑하고, 대학 보낸 다음에는 어디 대학을 들어갔네(소위 말하는 SKY대에 들어갔어요), 어디 유학을 보냈네, 자랑하고..

이번에 어디에 매물 좋은거 나와서 어디 아파트 팔고 그거 사고 세 얼마에 줬다고 하고, 그 놈의 돈 자랑은 끝이 없었어요.

그런데 왜 본인 하고 다니는 건 그 꼴인지..

아, 그러고 보니까 몇 년을 우리집에 들락거리면서 올때마다 키친타올 한 묶음 달랑 들고 오시거나 아예 빈손으로 오셨네요.

매번, "이 동네는 뭐 살데도 없다~" 하시면서...

우리 아파트 앞에 슈퍼도 있고, 매일 과일파는 트럭도 오는데..

 

 

암튼, 뭐 그렇게 지내다 한 일년 가까이 엄마도 만나지 않으시더라구요.

그 사이 저희 집이 이사를 해서 정신없기도 했고, 연락이 오지 않았기도 하고, 가끔 연락오면 엄마가 바쁘셔서 못 만나기도 하고.

그런데 한 6개월쯤 전엔가 어느날 갑자기 아들 장가간다고 연락와서 엄마랑 또 같이 만나시던 친구분들이랑 결혼식장에 다녀오셨대요. 그리고 또 한동안 연락없고.

 

 

그러다가..  (아! 지지난주에 엄마가 다리를 다치셔서 아직까지 기브스를 하고 계세요)

지난주 화욜쯤엔가 갑자기 연락이 왔대요. 만나자고.

엄마가 다리를 다쳐서 못 나간다고 그러니까 집으로 온다고 했대요. 엄마도 그냥 별 생각없이 그러라고 하시고 집을 알려주셨다네요.

역시나 손에는 키친타올 그거, 4개 들은거 한 묶음 달랑달랑 들고와서는 "전에 살던 집은 좀 오기 편했는데 여기는 너무 멀다~ 힘들어서 혼났네~ 근데 여기는 뭐 살만한 데가 없네. 과일이라도 사올라고 했는데 없어서 그냥 타올사왔어~" 이러셨대요.

아파트 올라오는 길목에 시장있는데.. 말이나 말지..

 

 

근데 또 물건이 없어졌네요.

얼마전에 언니가 비싼 영양제를 몇 개 사드렸어요. 아침에는 이거. 정심에는 이거. 저녁에는 이거. 하면서 챙겨드시라고 한건데 그중 하나가 없어졌네요.

점심 드시고나서 안 까먹고 드시려고 정수기 위에 통을 하나 올려두셨대요.

그리고 분명 식탁에 앉아서 같이 얘기할 때는 있었는데 잠깐 빨래 널고 오겠다고 차 마시고 있으라고 자리 비우신 사이에 감쪽같이 없어졌대요.

빨래널고나서 생각나 먹으려고 정수기 쪽으로 갔다가 안보여서 그 아줌마한테 이 위에 약통 하나 못 봤냐고 여기다 놨는데 없어졌다고 그랬더니

그 아줌마 표정하나 안 변하고 "글쎄, 모르겠는데~ 다른데 놓은거 아니야? 잘 찾아봐~" 이랬대요.

몇일 드시지도 못한 거를... 화가 나다못해 어이가 없더라구요. 가방을 뒤지지 그러셨냐고 말했더니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친구인데 가방 좀 보자, 이럴 순 없어서 그냥 보냈다네요.

그리고 그 영양제는 아직도 어디로 갔는지 오리무중이랍니다.

 

 

대체 그 나이먹고 왜 그러는 걸까요? 진짜 도둑질엔 약도 없다드니 딱 맞는 말이네요.

친구한테 모질게 못하겠다는 답답한 우리 엄마, 제발 이번에는 그 분이랑 친구관계 좀 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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