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돈 봉투' 없었다고요?
한나라당의 '돈봉투 전당대회'로 정치권이 시끌시끌합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18대 국회 들어 열렸던 어느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한 후보자가 자신에게 300만원을 건넸다고 폭로한 것입니다. 이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 이후, 한나라당을 쥐고흔들 만한 최대의 사건이죠.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금권선거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 되니까요.
지금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기득권을 가진 인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까지 파격적인 쇄신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나라당 비대위는 사건이 터지기가 무섭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한나라당을 매섭게 공격하는 것은 야당의 위치상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봅니다. 여당의 악재가 야당에게는 '호재'인게 정치의 속성이니까요. 야당은 사건이 터지자마자 한나라당을 '만사돈통 정당'이라느니, '차떼기 정당의 본색이 드러났다'느니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또 '당사자는 정계를 은퇴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공격할 수 있습니다. 금권선거는 이제 사라져야 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야당은 지난 세월동안 금권선거에서 자유롭거나 떳떳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는 6일의 인터뷰에서
"(정당 내에서) 금품 살포를 목격한 바도, 경험한 바도 있다"며 "오래된 정당은 진성당원이 없어서 대의원을 돈으로 지명했던 것이 반세기 동안의 일"이라고 했습니다. 한나라당 이외의 정당들도 똑같이 금권선거를 해왔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의 위 발언은 총선에서 거대 야당 민주통합당과의 선거연대에서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만 그러나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대표가 아무런 근거 없이 저런 말을 뱉었겠습니까? 또한 6일 오후 11시 KBS 뉴스라인에서는 현 야당 당직자의 인터뷰를 통해 금권선거가 한나라당 이외의 정당에서도 횡행했음을 분명히 증언했습니다.
유시민 대표의 증언이나 KBS 11시 뉴스라인의 인터뷰가 아니라고 우리나라 정당들이 지난 시절 금권선거를 해온 구태스러운 관행이 있음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됩니다. 지방의회 권력을 다투며 돈을 주고 받은 관행이 포착돼 수사가 진행중이며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상대후보에게 돈을 건냈다가 구속되어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이런 점을 볼 때, 돈을 주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시치미를 뚝 떼며 '우리는 선거에서 돈 거래 하지 않았다'는 現 야당 보다는 스스로의 잘못을 똑바로 시인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한나라당이 더 양심적으로 보입니다. 곧 수사는 확대될 것입니다. 그때가면 야당의 돈봉투 관행도 드러나게 돼 모든 역풍은 現 야당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미리 미리 지난 구태적 관행을 실토하는 게 옳습니다. 한나라당에게만 '만사돈통'이라고 힐난하는 現 야권, 당신들은 정말로 '돈봉투'를 돌린 적이 없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