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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아저씨한테 강제로 구매 당했어요.★★★

22대여 |2012.01.19 14:13
조회 62,277 |추천 141

안녕하세요. 전 22살 대학생 흔녀에요.

지금도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일이 있어서 톡커님들께 조언구하려고 판을 쓰게 되었어요.

 

때는 약 2주전쯤..

방학이라고 집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계절학기 듣느라고 학교 기숙사에 박혀서

밀린 과제며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8시쯤? 모르는 번호..핸폰번호도 아니고

지역번호도 아닌 그런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오는 거에요.

 

나란 여자 핸드폰은 시계나 인터넷쓰는 조만한 컴퓨터 정도 용도로만 쓰던 여자라

누군가에게 전화가 왔다는 사실...게다 모르는 번호라는 사실에 마음이 쿵쾅쿵쾅 거리기 시작했음.

병장 달고 거의 전역할때까지 곰신짓하다가 전역하기 2주전 날 차버리고 간 그놈?

아니면 썸남? 뭐 이딴 어이돋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며 목소리 음음 칼칼 하고 전화 받음.

(저도 모르게 음슴체가 됐네요. 톡커님들 읽기 편하시게 그냥 음슴체로 갈게요)

 

[상대] 아 여보세요. ***씨 맞나요?

[나] 네 누구세요? (남자목소리라 설레였음)

[상대] 아 우리 회사에서 얼마전 상품을 사셨는데 왜 입금을 안하시는 겁니까?

 

순간 벙 당황 쪘음....아무리 생각해봐도 뭘 산기억이 없는데..

사실 뭐 살 돈이 없어서 기숙사에서 거지생활하고 있었는데..

 

[나] 저기요. 거기 어느회사이신대요? 그리고 어느상품을 제가 샀다는 거에요?

[상대] ***님. 저희가 ***님 댁으로 ㅁㅁㅁ화장품 세트 보내드렸구요. 한달이 지나도 입금이 안되길래

          저희도 참다참다 연락드린거에요.

 

근데 잠깐만......이거 생각해보니 앞뒤가 안맞았음.

내가 입금도 안했는데 물건을 우리집으로 보내버렸다는 말이지 않음?

어이가 털리기 시작했음...그래도 침착하게 통화를 이어감.

 

[나] 저기. 조금 어이가 없네요. 전 그 화장품 들어본적도 없고 본적도 없고 더더군다나 사지도 않았어요.

[상대] (여기서부터 조금씩 지 본성이 나오기 시작함) 아. 이 아가씨 말이 안통하네. 아니 이 아가씨야

           물건을 사갔으면 돈을 내야할거 아냐. 우리가 분명히 택배에 써놨지? 아가씨가 아직 어려서 인지

           는 몰라도 이거 엄연히 절도야 절도. 법대나와서 좀 아는게 이거 분명히 민법 몇조..ㄴ알ㄷㄹㅇ눠

          ㅏㅣㅇㄴㄹㄴ우러ㅣㄷㄹ(여기서부턴 이상한 법률용어 써가면서 얘기해서 무슨말인지 모르겠슴)

 

절도..법....갑자기 이런말들이 쏟아지길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덜컥 겁이나서 나도모르게

전화를 끊어버림. 뭔가 이상해서 고향집에 전화를 해봤음.

 

[나] A야~(나님 고딩 여동생임) 너 혹시 내이름으로 뭐 택배온거 본적 있어?

[A] 어 그거? 뜯어보니까 안에 화장품 같은거 있던거?

 

순간 멍해졌음..

 

[나] 그래서 그거 어쨌는데?

[A] 그거 뭐 언니 계절학기 끝나고 오면 찾아가겠지하고 냅뒀다가 내가 조금 썼어..히히히

 

히히히?? 이년이 상황파악을 못했음....난 조금씩 상황 파악이 되기 시작함.

 

[나] 야이..ㄹ다줄니ㅏㅈ해ㅜㄴ아ㅓ랍해ㅜㅇㄴ  아.  그걸 니 맘대로 쓰면 어떡해 버럭

[A] 에이 거참. 그깟꺼 조금 썼다고 되게 뭐라하네 치사해서 안쓴다 정말

[나] 야 됐고. 거기 택배박스나 뭐 그런데에 뭐라고 안써있었어?

[A] 아 짜증나..기다려봐 엄마가 박스 안버렸을거야........(박스발견후) 여기 종이에 뭐라 써있는데?

 

     <만약 구입하지 않으면 반송하십시오. 7일내에 반송하지 않으면 구입한 것으로 보겠습니다>

 

이런 어이 털리는 글귀가 써져있었음...................아...............당했다..

이놈들 이런식으로 어디서 개인정보 빼와서 사람들한테 물건 먼저보내고 7일내에 반응없으면

저 글 써놓은걸 증거로 7일내 반송안한 나는 이걸 사려는 의사가 있다고 해서 돈을 받아 처먹는

수법을 쓰는걸로 보였음.

 

어차피 난 이딴 물건 고른적도 없고 사려는 의사가 없으니 그냥 지금이라도 돌려줘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그 거지같은놈한테 다시 연락하려고 하는 찰나 동생이 이걸 뜯어서 썼다는 말이 떠오름

엉엉통곡통곡

 

게다가 이 거지같은 화장품세트 가격 또한 감히 나같은 후리한 대딩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음.

 

지금 당장에라도 전화해서 쌍욕하고 물건 쳐 보내준다고 주소 불러 하면서 대들고 싶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소심한 마음속에서나 가능한 일임...솔직히 그사람들 무섭고

아직 사회생활 경험 같은 것도 없는데다가 법률적인 지식도 전무한 상태에서 따졌다가

괜히 더 무시 받으면서 그놈들한테 말릴거 같음.

 

경찰 이런데는 신고하고 싶지 않음.....그냥 내선에서 후리하게 복수할 방법을 찾고싶음..ㅠㅠ

그 아저씨가 전화로 개무시한거 몇백배로 갚아 주고 싶음......

 

톡커님들 중 법률쪽 능력자님들 계시면 이 상황 좀 어떻게 해결해주세요.

추천수141
반대수8
베플대남|2012.01.19 14:33
저기 제가 법대 다니는데요. 변호사 이런분들 보다야 미약하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드릴게요. 일단 일반계약이 성립하려면 매도인의 팔겠다는 의사표시 vs 매수인의 사겠다는 의사표시가 서로 맞아야 계약이 성립이 되거든요. 일단 저 경우 사겠다는 의사표시 자체가 아예 없었으므로 아예 그 화장품 매매계약의 성립 자체가 안되는 상태에요. 그리고 택배에 써보낸 저 글귀. (7일이내에 반송하지 않으면 어쩌구...) 저거에 대한 유명한 판례가 있어요. 대법원 판례보면 '청약자가 미리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하면 승낙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을 청약시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대방을 구속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상대방은 청약을 받았다는 사실로부터 아무런 법률상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이 경우 계약은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이런 판례가 있거든요. 쉽게 정리하자면 애초에 화장품 계약자체가 성립이 안됐으니까 그 아저씨가 좋아하는 법대로 하자면 님은 돈을 보낼 이유가 전혀 없는 거지요. 또한 님 동생이 저 물건 쓴것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어요. 아주 쉽게 말하자면 길가다가 화장품 주워서 공짜로 화장품 쓰게 생겼다. 하고 좋아할 일이에요. 저놈들은 그거에 대해 '법'적으로 님한테 아무 조치 취하지 못합니다. --------------------------------------------------------------------------------------- 우와 이런 글로 베플이란걸 다해보네요 ;; 사실 법대생이 아니고 법관련된 직업 시험공부하는 사람이에요. 민법 공부한지 5개월도 안된 병아리지만 흥미로워서 유심히 봐놨던 판례랑, 글쓴이 사정이랑 마침 비슷한거 같아서 글 올려 드렸어요. 저보다 더 공부하신 분들이 보면 풋~ 할 수도 있는 지식이에요 ;; 뭐 암튼 글쓴이 힘내세요~
베플욕녀|2012.01.19 23:54
제가 베플이 된다면 그놈한테 전화해서 쌍욕을 날리겠습니다. 녹음으로 인증까지 ㄱㄱ싱 합니다. 저 지금 진지합니다.
베플|2012.01.21 10:43
세상은 넓고 쓰레기는 많다는 또 한번의 교훈... 공감하시는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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