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추웠던 어제,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왔어요.
제가 일본에 있을 때 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가 처음 한국에 오는 거라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주고 싶어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기도 했어요.
그런데 오기 전에 이미 여행사를 통해 남산 투어를 예약을 했더라구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만해도 그런 투어가 있나보다- 하고 생각만 했을 뿐이었는데
친구가 나랑 일찍 헤어지기 아쉬웠던지 돈을 내줄테니 같이 남산 투어를 가자고 하더군요.
저녁식사까지 포함된 투어라면서 '야키니쿠'라고 기대를 많이 하더라고요.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같이 저녁으로 고기 구워먹고 싶다면서 가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어요.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한 명 추가해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조금 놀라면서 전부 외국인들인데 괜찮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괜찮다고 했지요.
뭐, 여행사 투어라고 했을 때, 가격이 1인당 4천엔으로 저렴한 편이기도 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버스 안에서 주구장창 기념품 선전하는 거나 식사 전에 기념품 판매 가게 도는 거야 뭐 애교지요. 여행사 투어니까요.
판매점 돌고 저녁식사를 하러 갔는데 기가 막히더군요.
점원들이 한국 사람이 손님으로 끼어있어서 말을 알아들을 줄은 몰랐겠죠?
세팅된 자리 중에 문쪽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고 싶어서 그 쪽 자리에 앉았더니 안쪽부터 차례대로 앉지 좀, 그러면서 소리 내서 투덜거리더라구요.
3인당 대략 2인분 정도의 고기가 제공될 뿐 나머지 메뉴는 각자 알아서 주문해서 먹고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뭐,그것까진 좋은데...
물도 '석수'라고 해서 판매를 하고 있더군요... 3천원에.
가게 사장이 봉이 김선달인가요..
내 친구도 좀 황당해하고, 나도 어이가 없어서 점원을 불러서 물어봤어요.
이거 정말 물도 판매하는 건가요?
라고 물었더니, 점원도 당황했는지(한국 사람 있는 줄 몰랐겠죠) 네, 그러면서 홱 돌아가버리더라고요.
친구가 물이 마시고 싶었던지 결국 주문을 했는데, 우리 옆자리 앉으신 분들이
설마 물이 판매되는 거라고 생각 못했던지 그냥 그 물병 집어서 따라 마시더군요.
친구가 조심스럽게 물이 판매되는 거라 우리가 산거다.. 그랬더니 그쪽 분들도 몹시 당황..
아무리 물도 마트에서 사먹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한국 사람이 한국 식당에 가서 물을 사 먹진 않잖아요..
결국 외국인들이니까 그딴 식으로 장사를 하는 것 같던데 아무리 그래도 물 판매는 너무 심하잖아요.
저렴한 가격의 투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좀 많이 화가 나고, 친구랑 같이 앉아있기 민망할 정도였어요.
한국하면 인심..
그게 큰 관광자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 외국인들 입장에서 투어에 참가해보니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저는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방문해서 좋은 이미지를 받고 돌아가길 바라요.
관광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나 상인 여러분들이 그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거야 둘째치고,
봉으로 만들고 싶으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