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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르고 잠이 많이 남자친구... 걱정입니다.

요 며칠 장래에 대해 계속 고민하다가..

이런 속내 털어놓을 친구도 없고..

여기 글이라도 적으면 마음이 좀 편해질까 해서 적어봅니다.

 

동갑남자친구와 3년 조금 넘게 만나고 있는 28살 여자입니다.

남자친구도 저도 서로가 경제적으로 자립해야할 나이지만

저는 일본에서 잠시 인턴사원으로 일하다가 한국 돌아와서 대학원 진학해서 졸업까지 1년 남겨두고 있구요..

남자친구는 대학 8학기 마쳤는데 학점 이수 때문에 2학기 정도 학교를 더 다녀야 합니다.

 

저도 다시금 취직준비를 하고있는 입장인지라 남자친구가 아직 대학생이라는 점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남자친구의 제가 느끼기에 조금 나태한;;; 생활습관이라거나.. 삶에 대한 치열함.. 구체적인 장래에 대한 계획... 이런것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요즘 친구들도 하나둘씩 결혼하고... 그러다보니 답답하고 고민이 많네요...

 

 

남자친구를 지켜보면서 알게된 몇가지 문제점을 적어보자면... 

 

첫째,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이건 주로 잠 때문인데요..

잠 자는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시도때도 없이 잡니다.. 

예를 들어 같이 어디서 만나기로 하면 그 시간에 안 나타나구요, 전화해보면 전화기가 꺼져있거나 몇번을 전화해도 받지를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화가 나고 기도 차고 그랬는데..

10번중에 9번은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그냥 남자친구가 약속장소에 안 나타나면 또 자는가보다... 하고 혼자 밥먹고, 영화보고, 술먹고 집에 들어갑니다 ^^;;;

그러면 새벽 2~3시쯤에 전화가 와요.. 자기 이제 일어났다고;;;

"나는 혼자서 밥 먹고 영화보고 잘 놀다 들어왔으니까 더 자요~" 그러면 "응~" 하고 끊습니다.

(처음에는 미안하다는 말이라도 하더니 요즘에는 당연해져서 미안하다는 말도 안하네요ㅋ;;)

저랑의 약속은, 뭐, 자느라 못나올 수 있다고 쳐도,

문제는 전공수업이 몰려있는 오전 수업에도 잔다고 피곤해서 잘 나가지를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전공필수 학점을 다 못채워서, 학교도 몇 학기 더 다니게 된 거구요..

모닝콜 해줘도, 안받으니까 소용이 없네요... -_-;;

자기가 알아서 학교 간다고, 모닝콜 좀 하지 말라고 하네요. 허허.

 

 

둘째,

남자친구는 취업보다는 외국에 있는 유명대학원에 가기를 희망합니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자신의 오랜 꿈이었다고 하네요.

남자친구의 아버지께서도 대학교수이시기 때문에, 집안에서도 당연히 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어릴 때부터 계속 그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고 합니다.

남자친구의 유학, 기다려본적은 없지만, 기다리라면 기다릴 수 있습니다.

아니면 결혼하고 같이 외국으로 가서 그곳에서 제가 취직을 해서 (큰 돈은 못 벌겠지만) 뒷바라지를 해줄 생각까지도 있었구요.

그런데 문제는, 공부는 쥐뿔도 안하면서 대학원 가고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_-;;

GMAT 인가요? 그 공부도 한달 하다가 학원시간 아침 9시라 첫 주만 나가고 안 나가고... 

토플 공부도 안 하고.. 그렇다고 학점이 좋은 것도 아니고...

대학교교수님 께서도 이 성적으로 자네가 원하는 대학원 지망은 무리라고, 차라리 국내대학교에서 석사를 수료하고 박사과정을 외국으로 가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고 하네요.

사실 남자친구는 국내에서 소위 S대라 불리우는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본인 말로는 자기학교 학부 나와서 자기학교 대학원 가는게 자기네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쪽팔리는? 거라고 하네요..

자기 친구들도 다 하버드랑 MIT 이런데 가있는데 자기는 서울대대학원이 뭐냐고.. 자기학교 대학원은 가기 싫다고 합니다.

그럼 취직해서, 그곳에서 경력을 쌓고 연구논문도 쓰고 그렇게 해서 외국 대학원으로 가는 건 어떻냐고 했더니, 그건 또 싫다고 합니다...

일하면서 대학원 준비하는게 쉬운줄 아냐고...

저는 상경계열이고, 남자친구는 이공계열이라, 저도 남자친구한테 어떤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잘 모르니까...

또 제 조언들이 간섭이나 잔소리로 들릴까봐 본인 하는대로 내버려 두는 편이긴 하지만...

혹시 학기중에 채용공고나 괜찮은 인턴직 공고 같은게 뜨고 그러면 갑자기 필요한 시험점수나 자격증 같은데  있을지도 모르니까, 만일을 대비해서 시간날때 그런거 준비해두는게 어떻냐고 했더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간섭하지 말라고 하네요.. 

취직 쪽으로는 생각이 없다보니 토익, 오픽, 토익스피킹 이런 쪽은 성적조차 없습니다.

서울대 학벌로 국내기업 취직이 뭐 그리 어렵겠냐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등한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화나는 점은 작년 11월 부터인가..

대학원 일 같은게 잘 안풀리고 그러니까, 자꾸만 제 탓을 하기 시작합니다.

너 만나고 나서 학점이 떨어졌다, 너 만나고 나서 되는일이 없다, 이런식으로요..

다른건 다 참아도, 저런 말은, 참아넘기기가, 조금 어렵더라구요..

지금도 그때 저한테 화내던 거 생각하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그렇습니다.

내가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존재였나..

나랑 함께 한 3년은 그정도 의미밖에 안 되는 것이었나... 싶어서요.

어머니께도 이 말씀을 드렸더니, 그건 조금 아닌 것 같다고, 헤어지는게 어떠냐고 하시네요..

그래도 그렇게 히스테리 부리고 그러는거 누구나 대학교 4학년 때라면 한번쯤 다 겪게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고,

(왜 취업준비하고 그럴 때 괜히 남한테 짜증내고.. 그렇게 되잖아요..)

대학원이든 취직이든, 자기일이 잘 풀리고 그러면 내 탓 하지 않을거라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원래는 요점만 간추리려고 했는데 ㅎㅎ;;;

 

제 얘기를 친한친구랑 언니들 몇몇분께 하긴 했는데..

다들 저보도 "너 참 성격좋고 대인배라고, 나 같으면 벌써 헤어졌다"고 그러시네요...

그런데 사람일이, 그래도 3년을 함께했고, 나이도 20대 후반이고 그러니까, 사람 만나고 헤어지는 일에 대해서 신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게으르고, 장래에 대한 비젼도 보이지 않아서 헤어지고 싶다... 라는 이유가 충분히 이별사유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저는 아직 확신이 서질 않습니다. 

 

제가 위에 단점만 썼지만, 게으르고, 결벽증 심하고, 본인이 잠 오거나 배고플 때 짜증 잘 내는거 빼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잘 해주거든요.

저는 좀 많이 곰같은 성격인데, 남자친구는 굉장히 세심한 편이라, 만난지 1000일, 처음 손잡은지 1000일, 자기가 나를 처음 본 날로부터 1000일, 이런거 까지 다 챙겨줍니다. (저는 원래도 100일 200일 이런거 챙기를 성격이 아니라서 한번도 챙겨본 적 없고 남자친구가 "오늘 100일이예요" 그러면, "아 그래요?" 그러고 밥만 사주고 넘기고 그런답니다 ^^;;)

 

 

다만 요즘 많이 걱정이 되는 부분은..

이렇게 계속 사귀다가, 30대 초중반까지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그 때 되서 남자친구와 안좋게 헤어지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입니다.

남자나이 30대 초중반이야 얼마든지 새로 연애를 시작할수 있는 나이라고 (적어도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자나이 30대 초중반에는.. 정말 결혼전제로 이사람 저사람이랑 선 보고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되어버리는 게 아닐지... 그런 게 걱정이네요..

 

저는 연애를 좀 진득하게 하는 편입니다...

이전 남자친구들하고도 최소 2~4년 정도를 사겼었고, 또 결혼을 생각할 사람이라면 최소한 그 정도는 사귀고 서로에 대해 많이 알고 이해한 후에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되면 그런 연애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등 떠밀려서 급하게 결혼하게 될것 같아서, 그런 것들이 많이 걱정됩니다.

소개팅 시켜줄테니까 지금부터라도 어장관리 시작하라고 친구들이 그러는데,

그런거 하는 성격도 아니구요, 그런건 남자친구에게도 미안할 것 같네요.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한다고 뭐라고 한마디씩 하실 것 같네요 하하 ^^;;

그냥 요즘 계속 그런 걱정이 있어서,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았습니다.

그냥 다,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친구도, 저 모르게, 자기 미래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구요 ^^;;

모든 것이 다 저의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음, 정말 어떻게 끝을 내지? ㅎ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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