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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한·미 FTA 파기 선언'

초원의빛 |2012.02.15 08:29
조회 119 |추천 1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이 집권하면 사실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파기하겠다는 공개서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한다. 통상으로 먹고살고, 6·25전쟁의 폐허에서 오늘의 번영을 이루어 낸 대한민국의 국익에 한·미 FTA 파기가 얼마나 큰 손실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차치(且置)해 두자. 정당이 한·미 FTA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있을 수 있고, 또 실천 과정에서 문제점이 나타나 그것을 재조정하자고 나서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한·미 양국이 그렇게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체결된 협정을 느닷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이는 국제적 약속을 어기겠다는 선언이다. 도대체 세계 297개 FTA 가운데 그렇게 폐기된 FTA가 하나라도 있었던가?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외국과 맺은 조약을 폐기한 적이 없다. 사람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야당이지만 한국의 책임 있는 주요 정당이 스스로 국제사회에 신용불량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한 셈이니, 그것만으로도 한국의 위상과 신인도에는 흠집이 났다.

그것도 하필이면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의 신뢰를 해친 것이다. 실은 한·미 FTA는 미국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작년 10월 한·미 정상회담 후 그런 논란을 접고 쾌속으로 비준되었을 때 대부분 한·미 동맹이 한 단계 격상되고 심화됐다고 환영했다. 이는 한·미 FTA 체결이 단순한 경제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렇게 합의된 것을 우리가 폐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것도 시위하듯이 대사관으로 몰려가 공개적으로 전달했다. 이는 미국 대통령 면전에 내던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제적 관행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불필요하게 상대 국가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경망스러운 행동이다.

한국 야당이 한·EU FTA와 한·중 FTA는 놔두고 이미 비준까지 끝낸 한·미 FTA만 굳이 문제 삼는 것이 무슨 뜻인지는 미국도 잘 알 것이다. 동맹을 강화하자며 손을 맞잡고 있는데 느닷없이 뺨을 얻어맞은 기분이 아닐까? 특히 뉴욕타임스가 '이보다 더한 환대는 없다'고 했을 만큼 특별한 관심으로 한·미 FTA를 추진했던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더욱 더 그럴 것이다. 도대체 지금이 그래도 좋을 때인가? 앞으로 5~10년이 향후 100년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하는 때다. 한·미 동맹을 특별히 잘 관리해야지 함부로 흔들어댈 때가 아닌 것이다.

이제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나아가 집권까지 하게 되면 한국은 별수 없이 신용불량 국가가 될 모양이다. 설마 '불량 국가(Rogue State)' 북한처럼 취급되지는 않겠지만 선진국 행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군사동맹은 상호 간 특별한 신뢰와 우의가 있어야 그 기능이 유지되는 특별한 관계다. 미국의 신뢰가 흔들리면 한·미 동맹도 유지되기 어렵다. 그래도 국민이 그 길을 선택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한·미 FTA 파기 선언'처럼 계속 흔들어대면 한·미 동맹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한국의 안정과 평화를 지키고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해온 한국 안보의 기본 틀이 깨지고 만다는 뜻이다. 그다음이 어떻게 될지는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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