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삼일에 한번씩 판에서 톡커들의 선택보면서 낄낄대던 평범한 대학생녀입니다.
항상 판을 보기만했던터라 쓰려니 어색하네요. 몇달전있었던 일이지만
아직도 생각하려니 손이 떨리고 얼굴에 피가쏠려요.
제목이 곧 내용이에요
정말 말도안되는일이 저한테 일어나다보니 항상쓰던 인터넷용어도
원래 진지함이라고는 모르는 제 말투도 나오질 않네요
저랑 남자친구는 대학교에서 과팅으로 만난사이입니다.
원래 남자소개?같은거라곤 무조건 거절할정도로 ~팅 이런거 안좋아하는데
(학교다닐때도 친하게 지냈던 같은반 남자친구들이랑 몇번사귀어본것이 다입니다.)
고학번 선배가 강요아닌 강요를 하셔서 눈딱감고 나간다는 생각으로 나갔습니다.
거기서 남자친구를 처음 봤어요. 큰 키에 센스있는 옷차림새
잘생겼다기 보단 제 눈에는 정말 잘생겨보였어요. 어두운 조명안에 술집에서요
그래도 그ㄸㅐ는 그렇게 팅으로 만난 남자애들은 뭔가 가볍게 나를 대할것만 같고
여자에 대한 생각도 거기서 거기인 남자애들이라고만 생각했기때문에, 금방 단념했어요.
처음에 만난곳이 술집인데 이상하게 남자친구가 술을 입에 한방울도 대지않더라구요
술잔에 따를때도 아예 물을따른다던가.. 저는 술이 아주 약한가보다 생각했어요
남자애들은 분위기를 띄우고 억지로 나온 저희들은 어색하게 웃어주며 몇시간만난뒤에 헤어졌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독실한 기독교도들은 정말 술을 안먹는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남자친구는 술자리를 좋아하구요. (맨정신으로 흥청망청한 애들을 보면 즐겁고 유쾌하데요..)
그 뒤에 어쩌다보니 중도에서 지나치는길에 남자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혹시 그때 걔 아니냐고 묻길래 시험기간이라 쌩얼인 저는 민망하지만 맞다고 하게되었고,
그때부터 친구로, 친한친구가 되기 시작했어요. 뭔가를 정하고 놀러가는 데이트가 아니라
즉흥적으로 어디갈래? 해서 그냥 몇시간씩 놀고오는 그런느낌으로요.
저는 남녀간에 친구가 될수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 애를 당연히 친한 친구처럼 생각하다가
혼자 점점 좋아하게 됬어요. (다른 남자인 친구들에게는 그런감정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이친구는그랬어요)
혼자 좋아하는것같아서 끙끙앓으면서도 그 애앞에서만 서면 하루하루가 즐겁고
장난치는것도 재밌고 카페같은곳에 마주 앉아서 둘이서 몇시간내내 잡다한 수다떠는것도 재밌고
그렇게 친구가 된지는 일년반 친한친구가 된지는 일년. 제가 좋아한지는 한달이 넘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남자친구의 친구들이랑 놀게되었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았어요.
남자친구가 신앙심깊은 자기말대로는 믿음좋은 크리스챤이라는거.
그래서 친구들 다 담배필때 담배도 안피고 술자리는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정말 술을 입에 한방울도 대지않았데요.
성경도 자주읽고.. CCM 엄청좋아하고..남자친구 친구들이 ㅁㅊ놈이라고 하면서 웃더라구요
그래서 고백을 하려고까지 마음을 먹었었는데 다시 마음이 좀 흔들렸어요
사실 제가 특정종교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충분히 이해할수있어요.
집안종교는 불교인데 일이년에 한번? 절을 찾을까말까 할정도라 그렇게 타종교에 대한 반감도없지만..
저는 조상에 대한 예는 꼭 지켜야한다고해서 제사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절하는것쯤이야 당연하다고 여겼어요.
근데 초등학교 3학년때 아파트 문을 열어놓고 훤히 뚫린거실에서 방학숙제를 하다가 물좀달라는 아주머니께 물을드렸다가 봉변을 당한일이 있어요.
나가달라고 어린나이에 울면서 무릎꿇고 싹싹빌면서 애원했는데도 눈감고 정자세로 버티던모습..
예수믿으라고 아니면 지옥갈꺼라고 붉은눈으로 외치면서 경찰한테 쫓겨가던 그모습이 잊혀지질않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예수믿으세요 라는 말만 들으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식은땀이나요. 생각나지 않다가도 그런말만 들으면 그랬어요
하지만 그것때문에 모든게 다좋은 그애를 밀어낼순 없어서 그냥 그대로 짝사랑을 했어요.
그러다 그 애가 먼저 저를 좋아한다고 친구들에게 말한 사실을 알아서 한달정도 썸씽을 타다가 사귀게 되었어요.
사귀고도 반년의 기간동안 정말 매너가 좋았어요
여자친구들에게나 남자친구들에게나 둘다 똑같이 대했기때문에 여자친구들의 평가는 좋게말해서 시크하고 냉정하지..
4가지가 없단말도 많이듣고, 남자친구들의 평가는 많이 좋은편이었어요.
다른여자애들에게는 냉정한 걔가 저한테만 오면 있는 애교 없는애교 다떨다가도 금방 다시 시크한척하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저를 지켜주겠다고 혼전순결 꼭 지켜주겠다면서
아무도 없는집에 둘이있어도 절대 몸에 손한번 안댔구요
(못참겠다고 볼에 뽀뽀몇번하고..지금생각하니 또 가슴이아프고 걔 표정이 하나하나 생각나네요)
서로 첫키스를 할때도 너무떨려서 어찌할줄몰랐는데 걔는 제 어깨만 꽈악 쥐고 있었어요.
그 이후로도 키스를 할때나 뭔가를 할때 절대 경계선근처로는 손을 대지도 않았구요.
술자리를 정말 좋아하면서도 둘이서 치맥먹으러 가자고 말하면 둘이서만 술자리에 있을때
자기가 무슨짓을 할지몰라서 안갈꺼라고 많이 아껴주고 배려해줬어요 정말.
그러다 3학년 여름방학이 되었고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그친구에게 저는 이제 니가 잠시떠나도 될것같다고말했어요
(제가 병무청에 가져다 줘야하는 군지원신청서류?랑 군휴학계같은걸보고 울어버렸어요 바로 그자리에서
째버리더라구요. 제가 기다려줄수있을만큼 신뢰가 쌓였을때 가겠데요.)
그렇게 군입대를 일주일정도 남겨두고 놀러도 많이다녔네요.
당일치기 여행을 몇번은 간것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입대 D-7이 된날이었어요.
남자친구가 남은 7일은 가족이랑 저를 위해서만 쓰겠다고 하더라구요.
이제 친구들을 만나기도 실컷만났고(한 일주일간은 친구들모임에 돌아가며 나갔어요 밤에 잠깐얼굴을봤구요)
일주일내내 정말 한시도 떨어지지않고 잠잘때빼고 붙어있었어요.
한참 싸이 모아보기에 인신매매글이 떠다닐때라서 남자친구가 저희층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서 안녕하고
다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저를 데려다 주기도 했어요..(이건 친구일때도 그래줬어요..)
남자친구네 집이 저희집이랑 많이 먼 편은 아니더라도 버스타고 20분은 넘게 가야하거든요
그러다 군입대 전날 일요일. 사정이 생겨서 월요일날 따라가지 못하는 저는 일요일만이 남자친구를
만날수있는 마지막날이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가 교회를 가야했어요 (저랑사귀는중에도 일요일엔 3시까지 예배를 드리고 만났어요)
그래서 저는 용기를내서 니가 괜찮다면 교회를 따라가도 되겠냐고 물었어요.
남자친구도 제 아픔을 알기때문에 교회사람들에게 제가 무신교도라고 전도하지 말라고 말해놓은 상황이었구요.
처음 교회를 갔는데 의외로 정말 화목한분위기에 가족같은분위기더라구요
가끔 할머니 몇분이 담주부터 교회다니라고 하시는것도 그냥 웃으면서 넘어갈수있는수준이었고..
그래서 조금 적응이 되었어요 그러다 예배? 같은걸 할 시간이 왔어요.
기도를 드리는데 목사님?이 앞에 나오셔서 정말ㅃㅏ르게 무슨말을 많이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아주머니 한분도 일어서셔서 감사합니다로 시작되는 기도를 하시고..
그까지는 다 좋은말씀이니 경청도하고 그냥 교회 휙휙둘러보며 옆에 남자친구 손 꼭붙잡고 있었어요
그러다 어떤 높은직책의 남자분이 (소개하셨는데 직책이 기억이안나요. 그냥 ~님이라고했는데)
남자친구보고 잠깐나오라고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아는사람이 아무도 없이 경건히 기도하시는데 멀뚱멀뚱있느라 어색했던 저는
너무 오래 다시 오지않는 남자친구를 찾으러 허리를 굽히고 예배당?같은곳 밖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뒷뜰에서 그 남자분이랑 제남자친구가 얘기를 하고있더라구요.
그 남자분 - 언제쯤 니 친구 XX(제이름)이가 회개할것 같니? (회개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 - 모르겠어요. 하지만 곧 주님의 품으로 올거에요 저는 믿어요
그 남자분 - 너만 구원받아서 되겠어? 니 친구도 구원해줘야지.
남자친구 - 알고있어요
그 남자분 - 무신교 악마에게 홀린 친구를 너에게 교제를 하라고 내리신게 하나님의 시련이라 여기렴(?)
남자친구 - 네. 꼭 하나님의 자식으로 만들게요. 시련이니 참고 견딜게요
그 남자분 - 그래 꼭 같이 나중에 천국가자 알았지?
뭐 이런식의 대화였던거 같아요. 설마 하며 심장이 벌렁벌렁 대더라구요 얼굴이 새빨개지는게 느껴지고
손이 떨릴정도였어요 왠지 지금 저를 볼거같고 정말 피가 다 쏠리는 기분이더라구요
말은 제대로 전부 기억은 안나요 그애를 잊자고 정을떼자고 몇번이고 되새겼는데 이제는 기억이 안나요
그 자리에서 바로 교회로 들어가서 제 가방을 챙겨나와 택시를 타고 집에왔어요.
그 교회에서 저희집이 정말 가까운 거리임에도 도저히 걸을수가 없더라구요 다리가 풀려서.
그리고 집에 다와갈때쯤 남자친구 카톡이 왔어요 어디냐고.. 정말 그때부터 얼굴에 열이 풀리면서
눈물이 펑펑나더라구요 정말 그냥 흐르는눈물이 아니라 눈물이 눈에 그렁그렁맺힌다는 말을 알게됬어요
눈물이 어떻게 이렇게 나지 싶을정도로 흘러내리는데..감당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전화해서 나 다 들었다고. 너 나 전도하려고 사귄거냐고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물으니
남자친구가 한숨을쉬더니 들었냐고.. 근데 처음엔 무신교도를 전도하는게 자기의 시련으로 받았는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다고 니가 악마의자식이든 뭐라든 좋다고 하더라구요
악마의 자식이요? 말이되나요? 그리고 자기는 저랑 같이 꼭 천국에가서 오래오래 더살고싶데요.
저를 놓치지 않고싶다고 하길래 한참동안 멍해있다가 악마의자식이라 미안하다고
그냥 니가 좋아하는 교회가서 교회다니는 천사여자 만나서 잘먹고 잘살라고하고 끊었네요.
계속 전화오는것도 받지않고 울기만하다가 배터리도 뺏어요. 그리고 결국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남자친구는 지금 일병이 되었다네요. 저는 아직 남자친구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각나서
잠을 자려다가도 한번씩 얼굴이 떠오르면 미칠것같아요
친구들에게도 말하지못한 이별의 이유를 말하고 나니 속 시원하지만은 않네요
정말 길고도 길었던 이년조금넘는 시간이었어요. 헤어진지 이제 몇달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많이 힘들꺼같고, 이건 정말.. 종교비하나 종교분쟁을 위해 쓰는글이 아니에요
조언해주시는분들이 그냥..위로 많이 해주셨으면좋겠어요.
잊고 좋은사람 만날래요. 그놈도 그러고 싶어서 그랬던것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