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2kg 불었더군요. 스트레스 때문으로 무언가 먹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 탓일 겁니다. 입사 이래 나름 승승장구하던 차에 지난 달 발령이 난 이후로 새로운 곳에의 적응이 더디기도 더디지만 이곳 사람들에 가질 것이 환멸뿐이라 열정이 절반은 소진된 것만 같습니다. 오래된 공허입니다.
지방 삼류 대학에서 배운 것은 철학, 국문학, 심리학 따위들이니 성공하고자 무작정 감행된 것이 오늘의 서울 생활입니다. 헌데 일 년이 훌쩍 넘긴 지금도 저는 갈증을 덜기는커녕 해갈하지 못한 욕구불만으로 소일합니다. 과거에는 하찮은 욕망들이나마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마저 시원찮습니다. 가뭄뿐인 제 마음은 황폐할 따름입니다.
며칠 째 지속된 야간 근무로 심신이 힘에 부쳐 기어이 만성 기질의 편두통이 도져 요동치는 정신을 다스리기 어렵습니다. 연고가 아닌 이곳 서울에서는 마땅히 만날 사람도 갈 곳도 없던 지 오래입니다. 대도시 서울에서 이만한 아이러니도 없을 테지요. 김승옥씨, 저는 파리를 그럭저럭 압니다만 당신조차 회신이 없으니 참담할 노릇입니다. 하아, 약을 안 먹고 버티고 있습니다만 이대로는 누군가 제 손을 살짝 잡기만 해도 왈칵 눈물이고 콧물이고 쏟아낼 지경입니다. 저열한 꿈입니다. 아니 꿈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리비도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