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조용환 재판관 再추천은 ‘2重 위헌’이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22일 국회의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재판관 선출 지연으로 인한 공석(空席) 장기화에 유감을 표명하고 헌법·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른 조속한 선출을 요청했다. 지난해 7월8일 조대현 재판관 퇴임 이후 ‘8인 헌재’의 위헌 상황이 7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는 것도, 헌재의 대표가 국회의 대표에게 유감 공한에서 “국회가 재판관 중 3인을 선출하는 것은 국회의 헌법상 권한인 동시에 의무이며 국민에 대한 책무”임을 새삼 강조한 것도 초유(初有)의 진기록이다.
이같은 사태의 귀책은 널리 국회 몫이다. 그 가운데 결격 후보를 추천한 민주통합당의 원죄(原罪) 몫이 크다. 지난해 6월10일 조용환 후보를 추천해 6·28 인사청문회에서 결격사유가 줄줄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체는커녕 되레 집착한 나머지 9일 국회 본회의 부결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9월 9, 16일 본회의 표결을 연속 무산시키는 등 선출절차를 지연시켜 ‘8인 헌재’를 방관해온 새누리당 책임도 가볍지 않다.
8개월째 ‘8인 헌재’에 더해 민주당이 국회의 이름으로 이미 부결한 조 전 후보에 여전히 집착해 한명숙 대표까지 4월 총선이 구성할 제19대 국회 재추천 공언으로 위헌 상황을 중첩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차기 국회에서의 재추천이 국회법 제92조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편의적으로 해석하지만 그런 발상·해석 자체가 헌법 제111조 2, 3항이 대통령 임명-국회 선출-대법원장 지명으로 3부(府)에 3분(分)시킨 헌재 조직원리를 근간부터 뒤흔든다.
국회가 행정·사법부로부터 요청받은 인사청문회 절차를 진행하면서 자체 선출직만 열외(列外)로 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를 반증한다. 최근 1주일만 해도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명한 최병덕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인사청문요청은 각각 20일, 17일 접수돼 소관 상임위원회 절차를 밟고 있다. 3부 가운데 국회만 자신의 권한·의무를 모두 저버리고 있다.
헌재의 지적대로 국회가 의지만 있다면 제18대에서의 선출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조용환 카드’를 폐기하고 교체 후보를 추천하면 제18대가 저무는 5월29일에 훨씬 앞서 15일 개막된 제306회 임시국회 회기 내 인사청문특위-본회의 절차를 마칠 수 있다.
헌재가 비상인 만큼 ‘비상 국회’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