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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한번 살다오니 한국에서 살기 싫어요..

하; |2012.02.27 01:58
조회 2,601 |추천 3

안녕하세요 올해로 25살 되는 여자인데요.

제목처럼 정말 한국에서 살기 싫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잠이 안와서 글이라도 적어봅니다.

 

그동안 놀았으니 직장 잡아야지?

슬슬 나이먹어가는데 얼른 결혼준비도 해야지?

집에서나 친척들, 아는사람들에게 이런 잔소리 아닌 잔소리 들으면서 요새 회의감 느낍니다.

 

저는 대학 졸업과 동시에 누구나 한번쯤 꿈꾸거나 갔다온다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다녀왔습니다,

초반 몇개월은 학원만 다니면서 바짝 영어공부 했구요,

그 이후로 알바해서 돈이 어느정도 모이면 그 지역 여행 후 이동하는 식으로 2년가량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다녀본 곳 없이 여행도 다 해보고, 외국 친구도 많이 사귀고,

있는 내내 쓰레기같은 워홀러들도 많이 만났지만,

그런 것들 다 잊게끔 해주는 호주 오지인들의 따뜻함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ㅠㅠ...

 

작년말에 워홀러의 실체 이런 내용이 한국 방송 전파 탄 이후로 한국에서 엄청 전화가 오더군요.

네 이미지 실추되니 빨리 들어와서 자리잡으라는 독촉전화들이요.

네, 그런여자들 몇번 보긴 봤습니다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런 업종에서 일 안합니다;

대부분 시티잡하거나 공장, 농장에서 많이 일합니다.

 

말이 중간에 샜네요.

현재 한국에서 자리잡고 살아갈 용기도 엄두도 안납니다.

제 스펙이 많이 뛰어나거나,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거나, 그렇다고 집안이 좋다거나

어느 한부분에도 속하지 못합니다.

저도 압니다 제가 많이 모자라다는 것을요.

 

호주에 있으면서 못난 3D직종업에 종사한다 하여도 그 누구도 못났다는 소리 들은 적 없습니다..

같이 일하는 호주 사람들.. 항상 즐거워하며, 자기 삶에 만족합니다.

시간도 보수도 정확하고, 세금도 확실하게 보장해주며, 연금도 무조건 들어줍니다.

정말 돈에 대해선 투명합니다.

 

그리고 5시쯤 업무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퇴근해서 남은 하루를 항상 가족과 함께 보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때 다들 가족단위로 어울러 모여 노느라 도로에는 그 많던 차가 거의 안보이더군요.

그들은 항상 여유롭고 가족위주이며, 대부분 사람들이 긍정적이였습니다.. 화낼 일이 별로 없어보입니다;

 

그에 비해 한국은 대부분은 비정규직에, 시간연장수당은 꿈도 못꾸고,

물가에 비해 턱없는 수당에 ㅠㅠ 마트갔더니 호주랑 거의 맞먹는 물가더군요;;

 

그렇게 불평할거였음 공부좀 열심히 해서 대기업가지 그랬냐.

물론 저도 지금 너무 후회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거 다들 아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숨죽이고 어울러 섞여 산다? 어느 순간 지치고 말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에 처음와서 지하철을 탔는데,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말투나, 매너없는 행동들이 저에게 이질감이 느껴지게 하더라구요

호주선 대중교통 탈때 항상 매너있게 양보해주고 대신 버튼도 눌러주고,

운전할때도 항상 양보에, 살짝 부딪혀도 항상 진심으로 미안하다 해주고,

작은 부분이지만 정말 두 나라간의 차이가 보이더라구요.

자꾸만 다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 때가 이럴때에요..

 

여튼, 요점은.. 호주가서 정식으로 다시 공부하고 정착해서 살고 싶습니다.

제 마음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거의 마음먹은 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엘 들어오니 여기저기서 화살을 쏘아대더군요;

일단 부모님도 친척들도 정신차려라, 바람들었냐 그러시고..

 

제가 호주 가기전부터 만나오던 학교 선배가 있습니다.

사귄기간보다 호주에 있던 기간이 더 길었지만, 저도 그 오빠도 믿음으로 계속 이어져왔고,

그러기에 호주에 가서 나랑 같이 결혼해서 살지 않겠냐 여쭤보았지만 답은 매몰차게 노 이더군요..

취직해서 겨우 자리 잡았는데, 그러기엔 자기에게 너무 모험이라구요.

그리고 너 혼자서도 절대 못보낸다.

오빠때문에 마음을 접은 계기가 되었네요 휴

 

그래 한국에 정착하자 한번 살아보자 모국에서 살아야지 가긴 어딜가

그냥 이렇게 마음잡았습니다..만 힘드네요.

머릿속에서 자꾸 호주에 대한 그리움이 빙빙 돌아 절 괴롭히네요.

 

주위 친구들은 네 인생 네가 개척하는 거라면서 네 의지대로 해보라는데..

다시 돌아보니 버려야 할게 너무 많더군요.

 

그리고 혹시나 법이 바껴 영주권 따기가 어려워질 경우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땐

주위에 아무도 없는 그냥 나이만 먹은 노처녀이더라구요.

 

이런 저런 생각들이 저를 너무 괴롭혀 잠을 이루질 못하네요..

다시 부지런히 잠을 청해보렵니다.

 

모두들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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