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링크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844542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있다.
-골드미스와 워킹맘이 서로 부러워 할때-
내 여동생은 일류 대학을 나와 의사로 일하고 있다. 동생이라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 생김새도 예쁘고 학교 다닐 때부터 남학생들이 한두 명씩 좋다고 따라다니곤 했다.
동생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최고의 골드미스 중 한명이다. 그런데 이렇게 남 부러울 것 없는 골드미스인 그녀가 공부하고 병원 생활하느라 아직 결혼을 못하고 있다. 엄마는 나에게 전화할 때마다 동생 시집 보내야 하는데 어쩌냐고 걱정이지만,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은 남자 없는지 물어보면 사람들은 모두들 이렇게 이야기 한다.
"동생이야 뭐가 걱정이야? 전도 유망한 의사선생님인데,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겠지," 또는 "괜찮은 애들이 있긴 한데 누구를 소개시켜줘야 하나?"그러면서 고민한다.
이 남자는 집안이 부자인데 학벌이 좀 밀리고, 이 남자는 학벌도 좋고 집안도 좋은데 키가 좀 작고, 이 남자는 키도 크고 잘생겼는데 집이 좀 그렇고..., 결국은 동생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결론이다.
동생뿐이 아니다. 친구들 중에도 아직 골드미스로 남아 있는 친구들이 있다. 내가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느라 눈치 보고 있을 때 그녀들은 당당하게 자신을 위한 투자와 여가활동을 즐기며 살아왔다. 그녀들은 훌륭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왕년에 예쁘다는 소리도 들어봤지고(지금은 좀 나이가 들긴 했지만 여전히 괜찮다) 아직도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 않는 멋진 싱글들이다. 그러던 친구들이 이제는 나를 만나면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곤 한다.
"나도 이제는 결혼하고 싶지. 그런데 진짜 사람이 없어."
그녀들도 예전에는 괜찮은 남자들을 만났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인연이 되지 않아 아직까지 싱글로 남아 있긴 하지만, 이제 와서는 그만 한 사람도 만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녀들은 내가 아이를 둘씩이나 낳고 아이 키우면서 직장 다니느라 정신 없는 걸 보면, '그래, 결혼해서 애 낳고 저렇게 힘들게 살바에야 나처럼 자유롭게 사는게 얼마나 좋아.'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다가도, '쟤는 벌써 애 둘이나 낳아서 다 키워놨는데 나는 언제쯤에나...' 하면서 걱정스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 역시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안문제나 직장문제로 힘들고 지칠 때면 그녀들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자유롭고 편하게 사는 모습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래! 결혼하지 말고 혼자 편하게 살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나를 위해 편하게 사는 게 최고야."
나도 그녀들처럼 자유롭게 인생을 즐기고 싶다. 여행도 마음껏 다니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허심탄회하게 한잔하며 수다를 떨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시댁식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싱글 친구들이 부럽다. 가끔씩은 나도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걸,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싶어 얼른 머릿속의 생각을 확 떨쳐버린다.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갈등과 후회는 누구에게나 있다. 골드미스에게도, 성공한 남편을 둔 '내조의 여왕' 전업주부에게도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갈등은 있을 것이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혹은 그 모든 것이 정답일 수 있다.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선택의 아이러니-
골드미스들은 실제로 눈이 높다. 그녀들 스스로 괜찮은 신붓감이면서 과거에 괜찮은 사람들과 만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과거에 만났던 '그들'이나 현재 주변에 있는 사람들 보다는 괜찮은, 더 괜찮지는 않아도 적어도 그 수준은 되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 당연하다.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인데 좋은 사람 만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당여한 욕심 아닌가?
그런데 진짜 문제는 골드미스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그녀들이 바라는 그 '좋은 남자'들에게 있다.
왜일까? 잘난 남자들은 골드미스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어리고 예쁜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남자일수록 여자의 외모를 중요하게 본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자신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여자보다는 가정에 충실하면서 잘 내조해줄 여자를 원한다. 골드미스의 눈에 차는 조건 좋고 능력 있는 남자들은 어리고 예쁘고 내조 잘해줄 여자를 아내로 원하기 때문에 골드미스와 결혼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내 동생만 보더라도 최고의 학벌에 최고의 직업을 가진 똑똑하고 예쁜 최고의 신붓감이지만, 동생의 수준을 맞출 수 있는 비슷한 조건의 남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여전히 남자가 여자보다는 더 좋은 학벌에 더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탓에 동생과 조건이 맞는 후보자들은 절대 숫자부터 확연히 줄어든다. 더구나 그 조건 좋은 남자들 중에 결혼을 안했거나 애인이 없는 남자를 찾기도 힘들 뿐더러(여자들이 그런 남자들을 내버려두었겠나), 동생 주변에 있는 최고의 학벌과 최고의 직업을 가진 똑똑하고 잘생긴 일등 신랑감들은 잘나고 똑부러진 신붓감보다는 돈 많고 집안 좋고 가정에 충실하면서 남편을 내조할 수 있는 여자를 배우자감으로 원한다.
의사 아들을 둔 부모는 의사 며느리를 원하지 않는다. 병원 차려주고 바쁜 아들 밥 차려줄 며느리를 원한다. 검사 아들을 둔 부모는 검사 며느리를 원하지 않는다. 열쇠 3개 이상 가지고 와서 아들이 돈 걱정 없이 청렴하게 성공하도록 내조해줄 며느리를 원한다. 반면 의사 딸이나 검사 딸을 둔 부모는 어떨까? 의사 사위든 검사 사위든 좋으니 나이 더 먹기 전에 얼른 시집이나 갔으면 좋겠다 싶다.
이것은 비단 유교주의 사상의 잔재가 강하게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전 세계 골드미스들이 열광했던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볼 수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뉴욕의 30대 미혼녀 4인방 가운데 가장 훌륭한 학벌과 직업을 가진 미란다가 즉석 소개팅에 나가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그녀가 잘나가는 로펌 소속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했을 때 상대방 남자들이 과연 그녀에게 더욱 매력을 느꼈을까?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유명 로펌의 변호사이면서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연애관을 가진 미란다는 남자를 밝히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가장 인기가 없는 여자였다.
몇 해 전, 골드미스인 방송사 여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한 드라마에서 그녀가 던진 대사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골드미스의 현실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이에 오직 결혼에만 불을 밝힌 기집애들이 쓸 만한 남자들을 다 채갔다니까. 새벽 도서관에 한번도 간적 없고, 독서는 패션잡지 뒤적이는 걸로 대신하고, 자기계발은 성형외과 드나드는 게 전부인 줄 아는 여자애들이 남자들을 다 채갔다니까."
하지만 진실은 그 여자애들이 쓸만한 남자들을 다 채간것이 아니라 쓸만한 남자들이 '그런' 여자들을 선호한다는데 있다. 쓸만한 남자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새벽에 도서관 다니고 독서가 취미이고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여자보다 패션잡지를 뒤적거리면서 성형외과를 드나드는 예쁘고 어린 여자를 선호한다. 말로는 결혼 상대자를 구할 때 똑똑하고 능력있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예쁘고 어린 여자한테 끌리는게 남자다.
골드미스보다 더 눈 높은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골드미스터들이다. 골드미스들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결혼 가능한 남자의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데 비해, 골드 미스터들은 나이가 들어갈 수록 선택가능한 여자의 폭은 더 넓어지고,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될수록 더 나이 차이가 많은 여자를 선호한다(이런 도둑놈들!)
물론 진정한 사랑은 분명 존재한다. 조건에 따른 만남이 아니라, 첫눈에 반하거나 혹은 함꼐하는 동안의 믿음과 우정이 진실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나이와 국경과 조건을 초월한 사랑 역시 틀림없이 존재한다. 그러니 그 또한 선택의 문제다. 그 사랑이 찾아오기를 끝까지 기다리든지, 아니면 대충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결혼하던지.
우리가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났건, 잘난 것은 없지만 그냥 쓸만한 남자를 만났건, 아니면 암것도 없는 사람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만나주건 간에, 우리가 아줌마가 된 것은 우리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유롭게 살면서 자신을 위해 한껏 치장하고 일에 열중할 수 있는 잘나가는 골드미스가 부러울 수도 있고, 결혼하고서 집에 들어앉은 전업주부가 한심해 보일 수도 있다. 혹은 반대로, 당당한 척하면서 돈 펑펑 쓰고 아직도 눈이 하늘 꼭대기에 달려서 백마 탄 남자를 기다리는 골드미스를 보면서 '쯧쯧, 너는 평생 그러고 살아라' 하고 혀를 찰 수도 있고, 집에서 착실하게 남편 내조하고 아이들 잘 키우면서 여유롭게 가정생활을 꾸리는 전업주부들이 부러울 수도 있다.
선택에는 언제나 포기가 따른다.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그 반대편의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선택의 아이러니는 내가 선택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선택을 가장 가치있는 선택으로 만들어주는 유일한 방법은 내 선택에 대한 확실한 믿음 뿐이다.
책 '회사가 붙잡는 여자들의 1% 비밀' 중 290p~296p
(저자 권경민)
안읽을 사람을 위한 3줄 요약
1. 골드미스는 자신이 쌓아 올린것이 있기 때문에 눈이 높을 수밖에 없다.
2. 근데 조건이 맞는 골드미스터들도 눈이 높을 뿐더러 골드미스들은 결혼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을 확률이 크다.
3. 누구와 결혼하든, 혹은 결혼을 안하든 무엇을 해도 후회는 남으니 자신의 선택을 믿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