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긴 글, 패스하고 싶으면 굵고 큰 글씨로 표시한 곳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란 여자 원래 누굴 좋아하면 그걸 숨기고 여우짓하고 밀당하고 그런 거 잘 몰라서어리석은 짓일지 몰라도 잘 퍼주고...남자들은 여자들이 먼저 좋아하는 거 보이면 부담스러워 한다지만그래도 좋은 걸 어떡해! 그래서 그냥 계속 잘 해주고 그러는 사람 ㅇㅇ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
아는 언니가 내가 사는 동네 놀러왔다가 서로 알게됐고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살도 좀 통통했고, 맨날 쌩얼에 포니테일로 머리 묶고후드티입고 청바지 입고 그러고 한 두 번 만났었음.
아는 언니가 자기 동네로 돌아가는 날 같이 공항에 데려다 주고그 이후로 할일도 없고 서로 잘 알지도 못해서 아침 먹으면서 이야기 좀 하고 헤어졌는데내가 본의 아니게 걔 차에 뭘 두고 내려서 걔가 지네 동네에 거의 다 도착 했는데 차 돌려서 다시 우리 동네로 와서 전해주고...ㅠㅠ그래서 내가 너무 미안해서 우리 동네 구경할 거 시켜주고 저녁 시간이 됐길래떡볶이를 집에서 해 줘서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 많이 하고 서로 많이 알게됐던 날임.
자취 겸 직장인이라서 요리를 잘 안 해 먹고 살아.그래서 1월 1일에 집으로 초대를 해서 떡국도 먹고 술 좀 같이 마시고 재밌게 보냈음.
이래저래 하다보니 몇 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나는 걔한테 호감이 생겼고그 다음번 만남에서는 '아, 내가 진짜 화장도 안 하고 옷도 대충 입고...이제 변해야겠다' 싶어서난생 처음으로 니트드레스 같은 것도 사 보고, 화장품도 구입해서 좀 꾸미고맛난 거 먹고 늦게까지 이야기 많이 하고 헤어졌었음. 별 일은 없었고.
그리고 나서 얘가 어디 다른나라에 잠깐 2주 정도 다녀와야해서 떠났고,나는 그 사이에 폭풍 외모 관리를 들어갔어. 머리도 볶고...화장도 다시 제대로 배우고...살도 좀 빼려고 노력하고...옷도 많이 사고...변신 모드에 돌입했음.
걔랑 급 친해졌긴 했지만...항상 주말마다 만났었고,근데 내가 걔랑 떨어져 있는 사이에 너무 심심하고 허전해서 카톡을 날렸었어.너가 없으니까 주말에 조금 심심하긴 하다고 ㅎㅎ 건강하게 잘 지내고 맛난거 많이 먹고 오라고.근데 그걸 읽고도 씹더라고...;; 그래서 난 존심에 조금 스크래치가 갔었지.그 후로 말 안 걸었어.
그리고 얘가 돌아왔는데, 돌아와서도 연락을 안 하는거야.알고보니 돌아와서 내가 사는 동네에 자기 친구가 살아서 걔 만나러 놀러오기도 했었대.근데도 나한테는 연락을 안 해 줬다는 게 좀 많이 섭섭했었음. 어쩔 수 없는거지만 섭섭했었어.
아, 내가 너무 들이댔나보다 걱정은 됐지만 그래도 만나고 싶으니까얘가 돌아온 2주 후에 집에서 고기 파티 한다고 초대를 했음.그 때 진짜 더더더더 많이 친해졌었음.
그 후로 둘이서도 밥 많이 먹고, 게임장 가서 폭풍 게임도 하고,뭐 재미지게 찰지게 주말마다 만났음.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ㅜㅜ걔랑 나랑 차로 40분 떨어져 있는 거리에서 사는데 내가 갈 때도 있었고 걔가 올 때도 있었음.어떤 때는 목금토일 다 만났을 때도 있음...
그 후에는...발렌타인데이 있어서 내가 수제 초콜렛 만든거 줬었는데난 그 날 내 마음을 좀 표현하고 싶었거든. 갑자기 너무 친해진 사이이지만난 이걸 그냥 친구라 주는 건 아니고 좋아하니까 주는거다! 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는데걔가 전혀 그걸 눈치 못 챈 것 같아서...난 그 날 실망 많이 해서 내 마음을 조금 접기로 했음...ㅠㅠ나만 좋아하는 게 좀 지쳐서 한 발 물러나자고 마음 먹었던 거 같음.
얼마전 주말에 내가 걔네 동네 놀러가서 걔는 회사 끝나고 같이 밥 먹고 영화도 보고 그러고 집에 오는데 내 차가 고속도로에서 이상이 생겨서 멈춰버렸어.새벽 1시쯤 됐었는데...그냥 머리가 완전히 멈추고 심장만 뛰어서 일단 걔한테 전화를 했더니난 걔가 어떻게 어떻게 처리하라고 조언해 줄 줄 알았는데, 자기 차를 운전해서 내가 있는 곳 까지 온거야.내 집 - 걔 집 딱 가운데 지점 쯤에서 차가 고장이 났거든.
알고보니 차에 배터리 볼트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아서 이상이 생겼었는데,걔가 일단 나 진정시키고...일단 내 차는 주차시켜 놓고, 자기 집에 가서 공구통을 들고 와서 고쳐주겠다는거야 ㅠㅠ 그래서 같이 걔네 집으로 다시 가서 공구통 들고 왔는데볼트 조이는 뺀치가 사이즈가 안 맞아서...그래도 억지로 조여주고 대충 된 거 같아서나는 정말 너무 미안해서...고맙고 미안하다고 인사하고 헤어지려는데 얘가...나 가는 길에 차가 또 멈추면 어떻게 하냐면서 내가 운전하면 뒤에서 자기가 뒤따라 오겠다고...그래서 그 새벽 3시 정도인가에...걔가 우리 동네까지 와서 내가 집에 들어가는 거 보고다시 자기는 40분을 운전해서 집으로 갔음 ㅠㅠ
나는 솔까 이 날 완전히 뿅 반했음 ㅋㅋㅋ
다음날이 토요일이었는데 내가 너무 미안해서 걔네 동네에 가서 밥 사겠다고 해서같이 저녁을 먹기로 함.갔는데, 원래 내가 걔네 집에 놀러가면 길거리에 주차를 하는데, 얘가 그 날은 자기 집 앞에 주차장에 주차를 하라고 하는거야.그래서 나는 왜 그러나 싶어서 일단 집앞에 주차를 했는데.....세상에......얘가 공구통을 구입해서 뺀치 사이즈 맞는걸로 다시 제대로 고쳐줌..........이 때 부터 나는 이제 완전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면서 얘한테 완전 빠졌고문제는...이게 호감인가 매너인가.....헷갈려오기 시작.
그 날....곱게 밥만 내가 사고 돌아왔으면 됐는데....이 날 따라 술이 좀 잘 받는거야.그래서 2차를 얘네 집에서 마시다가...내가 마음이 너무 편하고 너무 좋아서 그랬는지나도 모르게 무진장 마시다가 얘네 집 식탁에서 뻗었어 ㅠㅠ 나는 취하면 바로 잠들거든 ㅠㅠ그냥 친구라면...잠 들었어도 좀 재우고 나중에 깨우던가 해 줬어도 됐는데...(내 생각으론)얘가 내 차를 운전해서 다시 우리 동네로 와서 나를 집에 데려다 놓고 자기는 택시를 타고 40분 거리인 자기 집으로 돌아갔어...........ㅠㅠ
그 날 이후로 너무 미안하고 민망하고 창피했지만...그래도 지금까지도 주말마다 잘 만나고 있고.근데 정말 헷갈리고 답답한건...나는 마음이 점점 더 커져가는데, 얘는 절대 마음을 안 보여줘 ㅠㅠ나한테 호감이 있는걸까 생각이 들다가도 그냥 마치 동성친구한테 대하듯이 대할 때도 있고...그러다가도 다시 여자애로 대해줄 때도 있고...
한 번은 내 친구랑 셋이 만났었는데, 헤어질 때 목마르니까 걔가 물병을 두 개 우리한테 주면서하나는 그냥 내 친구한테 주고, 하나는 병마개를 따서 줬어...나한테...내가 팔이 좀 이상해서 손에 힘을 잘 못주거든. 그걸 기억을 하고는 내꺼는 따서 준거야...이런거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면 안 된다고 글로 배우긴 했는데...정말 미추어버리겠다 ㅠㅠ
또, 한 번은 내가 아는 남자애랑 나랑 내가 좋아하는 애랑 그렇게 3명이서 만났는데,내가 아는 남자애랑 나랑은 많이 친하지는 않아. 그냥 아는 사이.그래서 서로 좀 친해질 시간이었는데...그 남자애가 나한테 무슨 질문을 하면내가 좋아하는 남자애가 지가 끼어들어서 대답을 다 하는거야;; ㅠㅠ 난 대답할 시간도 없이...뭐하는건가 싶었어 ㅋㅋㅋ 내가 말하고 싶은데 왜 나에 대한 일을 자기가 다 대답하고 있는건지...원래 말하는 걸 엄청 좋아하는 남자앤데...그래도 그렇지 ㅜㅜㅋㅋ 모다뇽;;
어제도 어디 가구점에서 살 게 있어서 같이 갔다가 밥 먹고 얘가 우리집에 그 가구 다 옮겨주고...조립해 주고...그러고는 술 마시면서 떠들다가 새벽 3시에 헤어졌어.근데...진짜 이렇게 자주 만나고 술 마시고 그래도 아무 일이 없다는 게 나를 이성으로 생각은 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고...
그리고 나는 솔직히 지금 관계가 너무 답답하고 나혼자만 너무 속상하고 그래서친구면 친구, 아니면 관계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어서 얘한테 툭까놓고 우리는 뭐냐고 물어보고 싶은데주변에서 극구 말리더라고. 여자가 그런 거 먼저 물어보는 거 아니라고 ㅠㅠ근데 내 생각엔 걔는 진짜 성격이 상남자야. 그리고 존심이 좀 센 편이라 누구 좋아한다고 고백해 본 적도태어나서 전혀 없었고...여자를 예전엔 싫어하다가 20대가 넘어서 여자들에게 좀 오픈마인드가 된 애야.그래서 내가 먼저 표현이라도 하지 않는다면....그냥 이렇게 편한 관계가 계속 유지되서결국엔 친구로만 남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ㅠㅠ
매너일까 호감일까.호감이라면...친구로서의 호감일까, 이성으로서의 호감일까.내가 먼저 관계정리를 말꺼내면 부담되서 도망갈까, 아님 물어보는 게 눈꼽만큼의 좋은 희망이라도 있을까.
너무 어려워 사람을 좋아하는 건...흑흑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