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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진 |2012.03.06 00:23
조회 57,552 |추천 32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여시고 위로를 얻으셔서,.. 절대 지우지 않으려고 했는데 후기를 쓰고 등록하니 왜인지 삭제가 되었네요.... 어째서 이럴까요.. 너무 속상합니다.

하지만 뒤로 뒤로 계속 눌러서 후기글은 건질 수 있었어요.

읽고 힘 내셨으면.. 용기 내셨으면 합니다. (이전 글은 인터넷 기록으로 찾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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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같은, 아니 저보다 더 큰 상처를 받았을 댓글의,,

누군가의 따님들을 보면서 저도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옆에만 있다면 꼭 안고서 함께 울며 다독여 주고 싶었어요

 

처음엔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지도 몰랐고, 그저 어떻게든 도움이 필요해 글을 남겼는데..

이렇게 썩 좋지 않은 일로 많은 주목을 받으니.. 많이 당황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네요.

좋지 않았던 일인 만큼 일이 해결되면 삭제하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이 기회를 통해 마음 속에 있던 응어리를 털어내시고 위로를 얻으시는 모습을 보며글을 지우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후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어 주시지 않았다면 작성하지 않았겠지만, 마음을 열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 혹시 어딘가 고통받고 있으실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좋지 않은 글솜씨지만.. 작성해보려 합니다.

 

오늘 저녁 아빠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조차 전혀 모르시는 눈치였고,

제가 저녁 이야기를 꺼냈을 때 오히려 맛있는 걸 먹으러 가자고 식당에 예약까지 하시는 아빠를 보며 정말 말씀을 드려야 하나 끝까지 고민을 했습니다.

제가 숫기가 없고 능청스럽지 못한 성격이라 말을 꺼내는 데 많이 망설였지만, 결국은 용기내서 말했어요. (감정을 숨기는 데 서툴어서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네요..)

 

아빠는 큰 충격을 받으신 듯 했습니다.

도저히 당신의 도덕적 준거로는 믿을 수도, 받아들일 수 조차 없으신 모양이셨어요.

 

어젯밤 기억에 관해서는.. 전혀, 단 한 부분도 기억을 하지 못 하셨습니다. 제가 집에 왔던 것 조차..

(제가 현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도 기척이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계셨던 걸 보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혀..

제가 아빠를 술 끊게 하려고 연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믿을 수가 없다고,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심하게 괴로워 하셨습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거짓말을 전혀 못하는 성격인 걸 아는 지라.. 너무 혼란스럽다구요..  

정말 힘든 일이었을 텐데.. 용기내줘서 고맙다며.. 저한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가 됐을 거라며 엄마에게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께서 직접 말하겠노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전 괜한 일을 들춰 엄마가 상처받고 고통받는 걸 원하지 않아서..

앞으로 아빠가 술을 줄이고 노력하면 그만인 일이라며

제발 우리끼리의 일로 남겨두자고 했습니다. 

 

나는 이제 앞으로 다시는 이 일을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않을 거지만, 아빠는 절대 잊어선 안 된다고..

술 먹고 또 다른 실수를 한다면 그 때는 엄마에게 직접 말씀드린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그건 아니라며, 무너진 엄마의 믿음을 다시 세우는 건 당신이 받아야 할 벌이라시며..

완강하게 엄마에게 말씀드린다고 하십니다.

 

다시 한 번 용기내 줘서 고맙고, 너무 사랑한다고..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시며 눈시울을 붉히셨어요.

아빠도 많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 나머지는 아빠의 판단에 맡겨 두고

웃으면서 다시 잘해 보자고 악수를 건넸습니다.

그렇게 잘 마무리 되었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왠지 좋은 느낌이 듭니다.

외면하고 싶어 묻고 갔으면 평생 상처가 되었을 이 삶의 환부들을

여러분 말씀처럼 숨기지 않고 들어내었더니 결국엔 완치되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분의 댓글이 큰 용기와 깨달음을 주었구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음을 열고 환부를 드러내기 시작하신 용기있는 따님분들.

이제 시작입니다. 상처를 자꾸 안으로 밀어넣어 숨기면 곪기 마련이에요. 곪으면 어떻게 되나요? 더 커지고 결국엔 심각한 궤양을 야기합니다. 

 

용기내서 대화해 보세요.

들켜서 모른 척 하실 정도면 그런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수치심을 아신다는 징조고, 곧 정곡을 찌르면 아무 소리 못하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으실 겁니다.

 

대한민국의 소중하고 어여쁜 따님들!!

힘내서! 용기내서! 스스로를 지켜 봅시다.

 

다시 한 번 많은 위로의 말씀, 걱정들.. 정말 너무 너무.. 너무너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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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하나하나 곱씹어가며.. 생각해가며..정말 감사하게 읽었어요.

할 수만 있다면 그 부분만 오려 갈기갈기 찢고 싶었을 아픈 기억들을 저를 위해 꺼내 주시고..

같이 힘들어 해주시는 여러분 덕에 많은 힘을 얻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추천수32
반대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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