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틈탄 從北확산 차단 시급하다
북한은 오는 4월15일 전후로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은하 3호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인공위성 발사’라고 포장했지만, 로켓이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안다. 이는 북·미간 ‘미사일 발사 중단’ 등을 포함한 2·29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유엔안보리의 제1874호 제재 규정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제재 규정 위반임을 지적하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이를 저지하는 노력도 병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와 동시에 미사일 발사라는 공개된 내용 못지않게 감춰진 계략을 파악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그 감춰진 계략은 대한민국의 4·11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려는 북한의 대남 전략이다. 이번에 공식 발표한 미사일 발사 시점이 총선기간과 맞물리면서 미사일 발사와 선거 개입이라는 두 측면을 동시에 봐야 한다.
북한은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과 같은 공식 매체뿐만 아니라, 반제민전(反帝民戰·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혁명 전위기구)과 같은 비공식 매체를 통해 대한민국의 선거에 늘 개입해 왔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에는 전쟁위협론을 들고 나오면서 야당 승리를 측면에서 적극 지원해 주었다. 이번 4·11 총선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월 김정은은 반제민전의 홈페이지 ‘구국전선’을 통해 ‘대남명령 1호’의 지령을 종북(從北)세력들에게 하달했다.
김정은의 명령 1호는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룩함으로써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역적패당에게 결정적 패배를 안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높은 수준에서 이룩하라’는 내용은 ‘여당을 꺾기 위해 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적극 지원하라’는 주문임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북한이 ‘올해 총선과 대선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하는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4·11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 선거연대는 선거 국면에서 일종의 담합행위로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문제가 있다. 혹시 대남명령 1호에 따라 선거연대가 이뤄졌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니길 바라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혼란스러울 뿐이다. 야권 연대에 대한 의구심은 지난 19일 노동신문이 야권 연대를 칭찬하는 기사를 게재하면서 이런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2012년은 대한민국의 권력지형을 바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다. 그래서 북한은 예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이는 종북 세력들로 하여금 올 총선과 대선을 통해 대한민국 내에 사회주의 혁명기지를 구축하게 하고, 종국적으로는 북한 주도의 통일을 달성하려는 통일전선전술 때문이다. 물론 북한의 선거 개입은 대한민국 내 종북·친북(親北) 세력들의 적극적인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다수의 김일성 교시를 받은 장학생들이 한국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으로선 튼튼한 버팀목이다. 이들이 한국 사회 각계각층에서 민주인사 또는 진보인사로 행세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해 반국가 행위를 일상화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종북 세력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憲法精神)을 부정하는 집단이다. 바로 국가의 근본을 흔들어 국망(國亡)의 길을 재촉하는 암적인 존재다. 따라서 관계 당국은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근거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 이후에라도 이들의 종북·친북행위로 인한 매국(賣國)행위가 확인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체제유지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그래야 종북 세력의 발호(跋扈)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기/고려대 인문대 교수 북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