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성(性)에 관한 BBC 다큐멘터리가 방영 전부터 ‘변태 쇼’라는 낙인과 함께 방영 금지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체리 힐리: 처녀처럼(Cherry Healey: Like A Virgin)’이라는 제목의 이 프로그램은 12일(현지 시간) 밤 9시에 BBC3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제작진이 말하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성과 쾌락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서 꼭 필요한 진실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순결을 잃는다는 것이 단순히 처음으로 성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넘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선데이 익스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1시간 분량의 이 프로그램에는 욕설은 물론 구강성교와 섹스 도구 등에 관한 논의가 등장한다.
영국 미디어 감시단체 미디어와치(Mediawatch)의 비비엔 패티슨 씨는 선데이 익스프레스와 인터뷰에서 “그 쇼는 끔찍하다. 거의 변태 쇼에 가깝다”며 그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또 “10대 시청자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안전한 성관계 문제를 다루지 않은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패티슨 씨는 BBC와 오프컴(Ofcom: 방송·통신 규제 당국)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예정이다. 그는 그 프로그램이 ‘외설적이면서 착취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첫 경험을 앞둔 한 10대 소녀의 음모(陰毛) 제거 과정은 중요하게 다루면서 콘돔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니 놀랍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에는 성관계 경험이 없는 베스 테일러(17)라는 이름의 10대 소녀가 휴가를 떠나기 전에 음모를 제거하는 과정이 나온다.
앤 위더컴 전 영국 장관도 이 프로그램을 규탄하는데 합세했다.
위더컴 전 장관은 “BBC는 그 프로그램을 방영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새로운 경계를 시도하는 것 같은데 어린 사람들이 아직 깨어있는 밤 9시에 그런 방송을 하다니 끔찍하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이런 것이 BBC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라면 부모와 교사들이 어떻게 어린 학생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 프로그램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영국의 10대 임신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 방영 금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BBC 대변인은 “‘체리 힐리: 처녀처럼’이 BBC 편집 가이드라인을 따랐으며 방영 전에 폭력적인 언어에 대한 경고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