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 살고 있는 경영학과 졸업예정인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D
매번 네이트 동물판에서 상주하면서 귀여운 동물들을 열심히 보곤 했었는데 제가 네이트에 직접 글을 올릴 줄은 몰랐네요
살다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 군요...
그럼 서론은 이쯤에서 줄이고 바로 제가 겪었던 장장 한달여(이 부분은 강조하고 싶네요;;)에 걸쳐서 보았던 한 기업의 어이없는 면접 얘기를 하겠습니다.
서울시 광진구에 있는 꽤 건실해보이는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충청도에는 공장이, 서울에는 사옥이 있었고 꽤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지만 소수 정예식으로 운영되는 것 같아서 일을 배우기에 적합할 것 같아 경리사무직 분야로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회계쪽 실무를 배우고 싶은데 큰 기업들은 전반적인 회계업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할 거 같았기도 했고 회사의 부품이 되는 것 같아서 작고 튼튼한 회사면서 배울 여건이 돼보이는 회사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조금 못되었을때 저에게 면접통보 전화가 왔습니다.
워낙 지원자들이 많았고(약 70명 이상) 서류전형이야 의례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대기업이 아닌 소기업이었던지라 예상했던 날짜보다도 꽤 늦은 통보였습니다.
담당자와 면접일정을 잡고 면접을 보러 간 당일에 약속되어 있던 시간은 오후 1시.
면접장소 도착 시간은 오후 12시 50분.
그런데 면접을 보는 데 기다린 시간은 약속시간을 넘기고 도합 30분... (이 때는 1차면접이라 긴장해서 시계조차 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이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ㅠㅠ)
면접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면 당연한 대기시간 아닌가 싶겠지만 애석하게도 면접자는 저 혼자였고 더 뜨악했던 것은 면접을 보면서 걸린 시간.
1시간 이상을 사생활 침해가 아닌가 우려될 정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저의 종교, 제가 가진 정치적인 견해, 제가 가진 버릇은 물론, 부모님의 구체적인 직업, 두 분 다 자영업이기에 부모님의 구체적 사업내용, 제일 어이없었던 제가 아닌 아버지의 가족관계(몇남몇녀고 몇째고 등등), 친조부모님의 생사여부와 누가 모시고 계신건지에 대한 질문, 아버지 회사의 위치)
모두 물어보며 했던 얘기들을 또 묻고 다시 물어보는 질문들의 무한반복;;;;
(집에 와서 대충 세어보니 기본적인 질문을 빼고도 30문항은 거뜬히 넘겼어요 ㅠㅠ)
대답하다가 지칠 대로 지쳐서야 면접이 끝났고 다음날 저녁에 연락을 주기로 했던 그 회사는 연락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떨어졌나보다.’하고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던 중 또 2주쯤 지나던 때에 뜬금없이 전화가 와서 요일과 시간을 말해주며 ‘그때 오라’고 하기에 아무 부연설명이 없어서 ‘2차 면접인 것이냐’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여 ‘원래 이렇게 한참 지나서야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냐’고 하니 요일과 시간을 다시 말해주며 그때 오라고 통보하기에 거절을 하더라도 회사에 붙어서 떳떳하게 거절을 하고자 하는 마음에 2차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그냥 보러 가지 말 것을 그 놈의 떳떳한게 뭔지 ㅠㅠ)
그 이후의 일이 상상이 되시나요?;;
이번에도 그 쇼파에 앉아서 전번보다 더 긴 시간인 1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전처럼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있었고 이번에는 간간이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면서 언제 시작할지 보자 싶어서 오기로 기다렸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되는 질문
1차 면접 시에 물었던 질문을(부모님에 관한 것들을 포함해 경리사무를 뽑는데 1차에도 물어보았던 전산세무 자격증이 무엇인지에 대해 수차례 다시 질문;;) 다시 새로운 것인 양 물어보고 그 자리에서 바로 채용확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엔 기업의 입장이 바뀌는 것인지
‘연봉은 회사내규로, 정규직 채용이었지만 인턴으로 등록하여 6개월은 인턴으로 일하고 후에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라고 말이 바뀌는 것을 보고
애초에 그동안 약속시간을 비롯하여 구직자를 대하는 태도와 회사동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여 (여직원들은 성을 붙여 ‘김양’, ‘이양’ 등으로 불리고 사장의 큰 아들이 회사의 전무, 회사 형광등은 아끼려는 것인지 면접을 보러갔던 2번 모두 회사를 나서는 순간까지 내내 켜져 있지 않았음) 거절한 것으로 끝내려고 했지만 정말 이건 아니기에 글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정말 개념 없고 준비가 안되어있는 구직자들 요즘에 많습니다.
면접 시 복장을 갖춰 입지 않는다던가, 이력서 사진에 셀카 사진을 넣어 보낸다던가.
하지만 이것이 구직자들에게만 국한되어 구직자만을 꾸짖을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일을 계기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면접시간은 구직자와 기업 간 미리 약속한 시간이고 구직자와 기업은 그 약속된 시간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단 면접시간에 한정 되는 것이 아니라 연봉, 근무여건 등 지킬 수 없는 조건들을 내걸었다가 차후 합격통보 시에 입맛에 맞춰 이래저래 바꿔서 구직자들이 헛걸음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빛 좋은 개살구보다는 우선적으로 기업 내실을 다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위에 언급했던 회사의 경우로 다시 한 번 예를 들자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입사 시 준비해야 할 필요한 서류리스트를 주며 ‘난 직원이 그만두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라고 으름장을 놓을 것이 아니라
직원이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서 한 회사에 다니고 싶게끔 만들어 주는 것 또한 기업의 또 다른 과제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럼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전국의 많은 취업준비생 여러분!
다들 원하는 기업, 원하는 조건의 회사에 당당하게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D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고 더불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