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결혼 전제로 사귀는 저보다 4살 연상의 남친이 있습니다.사귄지는 1년 조금 넘었고,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모두 뵙고 인사드린 사이입니다.몇일전 어쩌다보니 서로 각자 생각하는 서로와의 결혼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는데요평소에는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궁금하다고 아무리 물어도 별 말 안하던 남친이었는데그날따라 술술 얘기를 하더라구요..
일단 저희는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반대라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달라요.저는 정말 개인주의적인 편이고, 남자친구는 자신이 불편을 조금 겪더라도 두루두루 잘 지내려 하는 편입니다.저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돌이킬수 없는 일이라면 굳이 일부러 걱정을 하거나 기분나빠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성을 못느끼는 편이구요, 뭐든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있는걸 불편해해요.후회를 해서 레슨을 배우되 미련은 두지 말자는 식이죠.좋게 말하면 긍정적인거고, 나쁘게 말하면 배짱이 두둑한.. ㅋ.저는 상대방이 싫다는걸 굳이 강요하지 않고 그 사람의 의견을 쉽게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대신똑같이 내가 싫은걸 상대방이 강요하는걸 싫어하고, 제 개인적인 의견이나 생각을 상대방도 존중해주길 바랍니다.사람 관계에 대해서도, 저와 정말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내가 큰 불편을 겪으면서까지 오버해서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구요.이걸 조금 설명하자면.. 노인복지와 아동복지에 후원금도 작은 액수지만 매달 꼬박 보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나 명절때 봉사활동을 지원해서 하기도 하고,길에서 장애를 갖고있는 사람들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분들을 보면 돈을 조금씩 쥐어주기도 하는데..대인관계라고 하나요? 그걸 저와 정말 가깝거나 친한 사람들이 아니면 굳이 내가 불편을 겪으면서 까지 오버해서 챙기려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그리고 저는 제 감정에 솔직한 편이어서 제가 불편한게 있으면 남친에게 그때그때 말하는 편이에요.다른 사람들과 여럿이 있을땐 불편한걸 애써 숨기려 하지만, 표정관리가 워낙에 안되는 성격이라..애써 숨기려 해도 뭔가 기분이 나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게 어쩔수 없이 표정에 나타난데요.저는 이게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꼭 좋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받을만큼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는 저의 이런면들이 이기적인거래요.
저와 반대로 남자친구는 걱정을 엄청 많이하는 편이고, 타인에 대한 의심도 많은 편이고, 후회도 미련도 많이두는 편이에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죠..남자친구는 모든 사람과 전체적으로 두루두루 잘 지내려 하는 편이라자신이 불편함을 겪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더 챙겨주려 하는 편이에요.자신과 상관없는 복지기관 사람들을 돕는다거나 그 외 봉사활동 같은걸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사람이지만, 자기 주변 사람들은 두루두루 다 잘 챙기려고 하는 타입이요.저와 기분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다른사람들과 같이 있다면 그 사람들 기분을 배려해서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내사람이다 싶은 친구를 돕기 위해선 어떤 일이던 하려고 하는 의리있고 좋은친구 타입.
위에도 말했듯이 제가 개인주의적인지라 저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남자친구의 저런면을 존중하고, 또 어떤면으론 좋게 보기도 하지만, 문제는 남자친구가 그런걸 저에게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자기 친구들을 자기 가족들처럼 챙겨주길 바라고 (진짜 저의 시누이나 시아주버니, 도련님이라도 될 정도로요..), 제가 싫어하는 음식을 자기가 한번 먹어보라 물어보면 꼭 한입이라도 먹을때까지 강요하고제가 끝까지 안먹으면 기분 상해하구요...남자친구의 이런면이 가끔씩 스트레스로 올때도 있었지만, 큰 문제라 생각해본적은 없었습니다.남자친구가 나와 다르다는걸 이해하고 존중했기 때문이죠.근데 며칠전 얘기하다보니 남자친구는 자신과 다른 나를 전혀 이해 못하고, 심지어는 그런 제 상식이 이상하다는 생각까지 하고있다는걸 알았어요.말로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얘기하는걸 들어보면 자신의 개념이 맞고제가 하는 생각과 행동이 잘못되었다는듯이 들리더라구요..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정말 가정적이시고 어머니를 많이 존중해주시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집안의 중요한 결정권은 아버지가 갖고 계시지만, 그 외의 소소한 결정권은 어머니를 많이 배려해 주시는 편이라고 할까요..남친이 예로든걸 말하자면..저희 아버지는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시는데, 엄마는 키우는걸 싫어하셔요.그래서 저희집은 강아지를 못키웁니다. 아버지가 엄마를 배려해 주신거죠.아버지는 강아지 없이도 사실수 있지만, 엄마는 강아지와 사는걸 불편해 하실테니까요.이것 하나만 보고 남친은 제가 아버지가 어머니를 위해 무조건 포기해주는(???)이런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리고 부모님께 사랑을 너무 많이받고 오냐오냐 자라서저와 결혼하면 의견적으로 많이 부딛힐것 같다고 하네요.
남자친구는 어찌보면 조금은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란것 같아요.아버님이 어머님께 정말 다정하시고 잘 해주시긴 하지만, 모든 결정의 주도권은 아버님이 갖고 계시고 어머님과 가족들은 무조건 그 결정을 따라야 하는..그래서 자신도 결혼하면 자기 고집을 내세울꺼랍니다.제가 싫다 그래도 어떻게든 설득하려 할꺼래요. 소소한것 까지..솔직히 이 대목은 저도 이날 처음 알게된거라 조금 많이 당황스러웠네요.자기는 너희 아버지처럼은 절대 못한다고. 너희 아버지는 정말 대단하시고 존경스러운 분이라 그러네요.뭐 가정환경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솔직히 저도 저희아버지같은 남자 드물다는것 어려서부터 엄마랑 이모들이 수시로 말씀하셔서 알고있고 그정도까진 바라지도 않는데 말이죠.
남자친구 부모님은 여자친구가 남친 주변사람들에게 잘 못한다면 그의 가족들 한테도 당연히 잘 못할것이라 가르치셨다고 하네요.여자 한명 잘못들여서 가족끼리 연락을 끊고 지내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결혼할 사람을 볼땐 남친 주변사람들한테 여자가 어떻게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배웠다고 합니다.그렇다고 제가 남친 친구들한테 잘 안한것도 아니구요..밤늦게 남친집에 놀러오면 저도 그때 가서 안주거리도 챙겨주고 같이 놀기도 하는데억지로 하는것도 아니고, 저 정말 남친 친구들과 노는것 재미있고 좋아하기도 하거든요.그저 한가지 걸리는게 있다면 거의 1년쯤 전에 제가 남친 친구중 한명에게 기분나빴던 일이 좀 있었는데요. 남친과 둘이 있을때 그때 기분 별로였다는 식으로 가볍게 한마디 했던것 하나뿐인데..남친은 제가 그것마저도 하면 안되는거였다네요.남친은 자신의 가족같은 친구가 나에게 잘못을 했어도 그정도갖고 기분나빠 해서도 안되며, 그걸 그 사람이 없는곳에서 자신에게 뒷담화하듯 얘기해도 안된데요.그 일은 누구한테 물어봐도 제가 충분히 기분나빴을 상황이었는데도 그 얘기를 다시 꺼내며 사실은 시간을 돌려 그 상황이 다시 닥쳐도 자기는 똑같이 할꺼라 그러네요.이 부분도 문제가 되겠죠..마치 제가 자신을 자기 가족과 연을 끊어놓을지도 모를 여자로 보는듯 싶더라구요..
자기 주변사람들 한테도 잘 못하는데 어떻게 자기 가족들한테(시댁) 잘하겠녜요.(원래 그 반대 아닌가요? 저는 '가족한테도 잘 못하면 주변사람들한테도 못할꺼란 말은 들어봤어도..;)아무튼 저 모든걸 종합해서 정리해 보면.. 제가 아무리 기분나쁜 일을 당해도, 그 상대가 자신의 친구나 가족원이면 한마디 내뱉지도 말아야 하고, 내 개인적인 의견을 갖어서도 안되며, 자신에게 위로를 구해서도 안된다는 말이 아닌가요..저보다도 친구를 우선순위에 두는 사람이 혹시 나중에 시댁과 저 사이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이 생긴다면 제 방패막이가 되어줄수 있을만한 인물인지도 의문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상대방이 돈을 얼마나 벌고 무슨 직장을 갖고있던, 일단 인성과 성품이 된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저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배려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진심으로 날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위해주는 사람이라 배우며 자랐습니다. 물론 저역시 상대방에 대해 그렇게 하는게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거라 배웠구요.그래서 저는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있는 남자친구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었는데 막상 내 자신은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 사람에게 1순위는 절대 될 수 없을꺼란 생각 때문에 많이 섭섭하고 실망스러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저는 이제껏 시댁쪽 가족들과 살갑고 화목하게 잘 지내는 상상을 해왔고내가 막내며느리가 된다면 애교있는 며느리가 될까, 아니면 의외로 싹싹한 며느리가 될까이런 행복한 상상들을 종종 해왔었는데, 모두 그냥 꿈으로 남겠네요..저는 남자친구 가족분들 정말 좋아하고, 남친도 그걸 모르는게 아닌데..직접 겪어보기도 전에 저의 일부만 보고 '너는 이럴것이다'며 단정짓는게 정말 실망스럽고 기분나쁘기도 합니다..
날이 갈수록 처음보다 더더욱 절 배려해주고 감싸주고 위해주는것 같아 서로가 다르더라도 이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쭉 하고있었는데..연애 초기때 내가 '우린 너무 달라서 안될것 같다'고 말할때마다 서로 맞춰가면 된다던 사람에게갑자기 저런 속마음을 듣게되니 마음이 참 싱숭생숭 하네요.대화를 나눈 다음날부턴 아무일도 없던듯 평소처럼 잘 대해주긴 하는데,그냥 저와 결혼까진 가기 싫다는걸 돌려말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역시 저런말을 듣고나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구요.저희 둘 다 나이가 있는지라 서로 결혼 생각이 없어지면 서로를 위해 빨리 헤어지는게 맞는걸텐데..저런면이 그 사람의 다가 아닌지라 마음을 접기가 조금 힘들어요.이런경우 결혼해서도 잘 살수 있을까요?솔직히 저는 그래도 맞춰보겠다고 제가 싫어하는 음식도 종종 같이 먹고제가 싫어하는 남자친구의 취미생활도 애써 같이 하기도 하고 구경도 하고 했는데막상 남자친구는 저에게 조금이라도 맞춰주거나 이해해볼 의향이 전혀 없는것 같아요.저는 뭐든지 긍정적으로 보려 한 반면에남친은 지금껏 제가 스치듯 했던말 하나하나까지 기억하며 모든걸 부정적으로 판단해 저와 결혼하면 안되는 이유만 찾고있던것 같아 실망감도 적잖이 들고 이 사람의 두얼굴에 배신감 까지도 조금 드네요..저는 어떡해야 하는걸까요..?결혼하면 서로 저절로 맞춰지게 되는 경우도 있나요?결혼하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