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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게 죽은 나무를 대신하여 쓰는 것입니다.

이윤경 |2012.04.28 11:24
조회 55 |추천 0

아낌없이 주는 나무 II

아주 먼 옛날, 독립문 공원에는 나무들 여럿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열아홉 살 소녀가 독립문에 이사를 왔습니다.

소녀는 금방 나무들과 친해졌습니다.
소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무에게로 가서
슬쩍 말도 걸어보고, 엄마도 모르는 사춘기 시절의 고민도 털어놓았습니다.

소녀는 나무들을 너무나 좋아했고
나무들은 소녀와 우정을 나누었습니다
소녀는 행복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소녀도 차차 나이가 들어 갔습니다
그래도 소녀는 변함없이 나무들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나무들에게 말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헤어졌어.”
나무들이 벚꽃 향기를 전해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그리고 소녀는 얼마 후에 멋진 새 남자친구를 다시 만났습니다.

하루는 소녀가 나무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취직이 잘 안 돼.”
나무들은 제 몸을 흔들어 나뭇잎을 뿌려주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잘 될 거야.”
그리고 소녀는 얼마 후 취직을 하고 어른이 되었습니다.

소녀는 행복했습니다.
나무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한동안 나무를 만나지 못했던 소녀는 오랜만에 나무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밑동들만 덩그러니 있었습니다.
소녀는 나무가 베어진 걸 알았습니다.
나무밑동들이 말했습니다.
“나는 괜찮아. 내가 자꾸 자라나면 저 담을 해칠 수 있대. 담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지.”

울고 있는 소녀에게 나무 밑동들이 다시 말했습니다.
"미안해, 나는 이제 너에게 벚꽃 향기도 전해줄 수도 없고 나뭇잎도 줄 수도 없어. 남은 건 밑동밖에 없구나. 여기 앉아서 좀 쉬지 않을래?”

소녀가 말했습니다.
“너한테 해 준 게 아무것도 없어.”

나무가 말했습니다.
“난 괜찮은 걸. 다 잘 될 거야.”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뭔가를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바람이 불고 바람 속에는 벚꽃 향이 있었습니다.
소녀는 집에 들어와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소녀는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소녀는 생각합니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 독립문 형무소를 둘러싸고 있는 담 밑에 있던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졌습니다. 공존의 미를 잃어버린 이 공간에는 진정한 문화재도 없고, 자연도 없습니다.  저는 담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나무를 심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고, 다음 아고라에도 이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100명 중 벌써 40 여명의 분들이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별 기대 안 하고 올렸던 글인데, 서명을 해 주신 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해내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서명이 큰 힘이 됩니다.  나무를 심을 때 여러분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부디 도와주세요!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22341&objCate1=1&pageIndex=1.   daum 아이디가 없으신 분은 아래 댓글에 "서명합니다" 라고 쓰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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