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새벽녘. 남깊판을 보고 혼자 지껄이다.

음.. 일단 글이 길어질것 같으니 지루하면 그냥 뒤로 가.

그리고 예의는 아니지만 경어는 생략하도록 할게.

더불어 내 이야기랑 여기 남깊판 글 주제들이 뒤섞여서 글이 매우 난잡해질수도 있다.

 

 

 

난 올해 스물여섯인 대한민국 건장한 남성이다.

현재는 대학교 4학년.

말이 4학년이지 1학년때 빵꾸낸거 메꾸느라 시간표만 보면 2,3학년이랑 다를바가 없다.

뭐 이건 뒷전이고.

 

내가 남깊판 눈팅부터 시작해서 간간히 댓글을 남기는 지금까지. 어언 한달이 다 되간다.

그때나 지금이나 연애에 관련된 글은 꼭 한두개씩 있었어.

지금은 연애이야기가 다반이지만.

사실 연애이야기, 이거 남깊판 취지에는 안 맞는 주제라고 생각해.

말 그대로 남자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하는 판이잖아?

근데 각자의 연애이야기는 속깊은 이야기도 안 될 뿐더러.. 개인사는 절대로 과반수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

그렇다고 쓰지 말라는건 아니고... 내가 이래라저래라 할 입장은 못되니께.

더욱이 꼴보기 싫다는 것도 아니고.

근데 내가 연애사에 관한 글들 쭉 읽어보고 있자면,

몇가지 내용만 틀리다 뿐이지 결국 결론은 거의 다 엇비슷하게 나오거든?

짝사랑? 용기있게 다가서. 대쉬해.

싸움? 잘못한 쪽은 분명히 있겠지. 잘 생각해보고 화해해.

이별? 할수있어. 내용이 어찌됐든 흘러간 물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잊어.

 

대부분 이런식이잖아. 안그래?

물론 나도 이제 20대 후반을 향하는 나이니만큼. 이성을 만나본 횟수는 결코 적지않아.

더 어릴땐 소위 말하는 원나잇, 이런것도 자주 해봤고.

여기 올라오는 연애사들, 아주 특이한 케이스 몇 개만 제외하면 다 겪어보기도 했고.

 

내가 하고싶은 말은, 연애란건 결국 개인사이기 때문에, 조언이 별로 필요가 없다는거.

물론 글쓴이들보다 더 많은 삶을 살고 더 많은 경험을 해본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자문을 구하는 것도 현명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 같은 넓은 범위의 문제에만 해당하는거야.
명쾌한 답변을 해주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제 3자의 생각일 뿐.
그리고 그러한 제 3자들의 입장이 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게 연애야.
듣고싶은 답을 듣는다 쳐도,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건 결국 고민을 가진 자신일 뿐이지.
우리가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고 말야.
이미 본인 머리에 자신만의 답이 나와있으면, 그낭 그길로 가면 돼.
괜히 이런저런 쓸데없는 잔머리 굴리면 그 문제는 더 멀리 도망간다고.
그리고 일베, 주베, 월베 이런데 잘 찾아다니다 보면 같은 유형의 고민거리가 있을거야.
그런거 참고해도 돼. 굳이 남깊판 연애글로 도배안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뭐 해석남녀, 사랑과 이별, 이런 판들 있다곤 하지만 대부분이 여자인데다가 나도 눈팅해봐서 알겠는데,
거긴 순 여자들 입장만 대변이 되니.. 남자들이 해답 얻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공간이지.
뭐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단거야.

 

그리고 군대문제.
역시 남자들끼리 모이면 군대얘기가 안 나올 수 없지.
올해 내가 예비군 3년차... 이제 학생예비군도 끝나서 내년이면 동원가야된다 ㅅㅂ.
아 이건 여담인데,
나 파주에서 군생활 했거든? 알사람 알겠지만 105mm 견인포대 포반장 출신이야.
파주가 후방인줄 아는 어린양들이 있어서 심히 빡치더라.
물론 강원도 산골오지만큼 전방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전방부대이긴 하다. 춥기도 꽤 춥고.
우리부대 좋은점이라고 한다면... 부대 자체가 산 중턱에 위치한 단독막사라서 내무반 생활은 꽤 좋았지.
간부도 많아야 6~7명 정도였고 하니.
아무튼...
어린친구들 군대때문에 의욕 상실하고 이러는 모습 많이들 보이더라.
그건 진짜 남자로서 공감해. 나도 입대하기 전에 그랬고.
더더욱이 나는 대학 1학년 1학기만 마치고 8월에 나홀로 입대해서 더욱더그랬지.
나 입대할 때 배웅해주던 친구들... 그땐 날 완전 미친 싸이코처럼 보더니,
전역할 즈음 되니깐 부러워하더라. '나도 일찍 갈걸...' 하고.
여담은 여기까지 하고.

 


군대... 조카게 가기 싫지?
내가 왜 2년동안 거기가서 썩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사실 시간은 진짜 아깝더라. 2년이면 돈 모으는 것도 그렇고 하고싶은 거 얼마든지 다 할수 있는 시간인데.
더더욱이 20대 초반에 한창 혈기왕성할 때, 2년은 치명타이긴 하더라.
가족들, 친구들이랑 떨어지고 칼같이 생활습관들 맞춰야 하며 하고싶은 것도 제대로 못하고 갈굼받고 치이고..
물론 힘들지. 안에서 심심찮게 적응 못해서 바깥으로 도는 애들도 많이들 봤고.
근데 말이지.
군생활 직접 해보고 만기전역 한 사람으로서 얘기해주자면, 그다지 아깝지만은 않더라.
아직 안가본 사람들, 군인 월급 10만원도 안된다, 가서 조뺑이만 친다, 시간아깝다, 이렇게들 생각하지?
사실이긴 한데, 보고 듣고 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군대란 조직을 알 수 없어.
겉에서 보기엔 그냥 삽질하고 총들고 근무서고 무식하게 훈련받고 갈굼받고... 이러기만 하는것 같지?
직접 해보면, 겉으로 보이는 그 단순함 속에 알게 모르게 복잡한 규율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고,
그런 과정들이 지금 5천만 대한민국 국민들 편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거야.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공감할걸?


더욱이 시간 아깝다고 투정부리지만 말아.
2년이란 시간 아깝긴 하지. 여자보다 2년 늦게 사회생활 시작하고. 갔다오면 아저씨 취급이나 받고.
2년 봉사한 걸로도 모자라서 매년 예비군훈련 받아야하지, 예비군 끝나면 민방위 가야지...
그런 페널티들이 훨씬 많지만, 나름대로 안에서 적응하면 괜찮은 시간들이 될거야.
여기서 이런 말 해도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랑 다른 사람도 있을테고.
근데 대부분이 그럴걸? 사실 군대에서 힘든건 1년 남짓한 시간밖에 안돼.


가장 힘든 때가 막 자대전입 온 이등병 시절.
잠잘 때 빼곤 하루일과 중엔 방바닥에 등 절대 못붙이게 하던 훈련소 수료하고 좀 살만한가 했더니,
자대전입 가서 새로 적응하고 선임들 눈치보고 이런저런 일들 하는게 제일 힘들지.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자대가고 처음 1달은 야간보초 거의 안 세울거야.
적응기간 이라고 해서 이등병들은 야간근무 빼주고 하거든. 자살이나 탈영같은 문제들 생길까봐서.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난 그게 더 눈치보이더라. 선임들은 한창 잘 자다가 억지로 일어나서 근무서러 나가는데,
나는 편하게 자빠져누워서 잠 잘 자고있고.
근데 사실 이건 좀 나은 부분이지.
제일 싫은게 이등병때 실수하면 왕고나 투고들이 나 제대로 못 가르쳤다고 중간선임들 조지는거.
진짜 눈치보이고 싫더라...
사실 그 선임들도 자기들이 다 그런시절 겪어보고 했기 때문에 이해는 해 주지만, 솔직히 짜증나거든.
몇날며칠을 맨투맨으로 가르쳐줬는데 실수해봐. 걔들도 사람인데 얼마나 짜증나겠냐.


그런데 이것도 겪어보니깐 처음 2~3달이 전부더라.
이것만 잘 견뎌내면 그 뒤론 적응되서 할 만 할거야.
요새는 하도 애들이 자살기도하고 탈영하고 이러니깐 선임들이 후임들 함부로 조지지도 못하게 한다던데.
난 개인적인 입장으론 갈굼이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
이게 자기가 짬 안될때는 진짜 죽어라 싫은데 갈굼 받다보면 악에 받쳐서 'ㅅㅂ 나도 선임되면 똑같이 한다' 하고 독기를 품거든?
그런게 있으면 이빨깨물고 죽어라 군생활 하니깐 시간도 금방금방 가고.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거니까.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아... 여담이 너무 길어졌구나. 미안.
어쨌건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조건 시간아깝다 하지말고 가서 잘 생활해보란거야.
입대 전엔 진짜 죽고싶고 어디 도망가고픈 마음 뿐이겠지만,
막상 가서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 마음적으로 힘들다 뿐이지.
육체적으로 힘든 건 이빨깨물고 독기품으면 어떻게든 다 되더라.
그렇게 짬 안되는 시절엔 뭐든지 열심히 덤벼서 해보고 하면 시간 또 금방 갈거고.
상병쯤 되서 이제 실세가 되면 그때부터 많은 생각이 들거야. 그만큼 개인적인 시간도 늘어날거고.
'나 이렇게 전역해서 다시 사회나가면 뭘 해야하지?'
이런 고민이 제일 많이 될거야.
학교 복학하려하면 이미 입대 전에 배웠던 건 새하얗게 불태워져 있을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하면 어지간한 오기로는 힘들거란 생각이 많이 들거야.
학교 안가고 사회생활 하려고 한다?
그래도 고민 많이 돼. 이미 군대라는 조직에 익숙해졌는데 다시 사회에 맞추려고 하면 그것도 보통일이 아니거든.
그런저런 고민들 해보고, 나름대로 해결책도 세워보고, 그렇게 뜻깊은 시간을 만들면 되는거야.
그렇게 어느샌가 전역을 하고 군필자가 되면, 안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이 추억으로 남는거지.
물론 아직 안가본 사람들한텐 먼나라 이야기같겠지만.


겁먹지 말고, 일단 가봐.
생각하는 것 만큼 어렵지가 않으니까.
자살하고, 탈영하고, 이러는 애들도 솔직히 있지.
그런데 초심만 제대로 잡고 열심히 군생활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나도 처음에는 진짜 적응 못하고 다신 사회로 못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훈련소에서 동기들이랑 같이 뒹굴고 밥먹고 부딪히고 하니깐 조금 자신감도 붙었고,
자대가선 아까 얘기한 처음 3개월동안 죽어라 독기품고 부딪혔더니 못할 것 같은 일도 어떻게든 되더라.
그 뒤론 차차 적응되서 내 집 같다는 느낌도 조금씩 받았고.
어차피 한국에 남자로 태어나서 어디 특별히 아픈데 없으면 한번은 가야돼. 그래야 여기서 발붙이고 살 수 있잖아.
딱 한번이야. 너희들 인생 전체에서 2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니까.
인생선배들 말 한번 믿어봐라. 아마 그 안에서 있다보면 앞으로 두번다시 겪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들 많이 할 테니까.

 


그리고... 진로문제.
진로문제는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물론, 내 또래 친구들도 아직까지 많이 가지는 고민일걸?
사실 남깊판은 이런 주제가 베이스로 돌아가야 좀 취지에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진로관련 문제들 보다보면... 나보다 어린 동생들이 많이 부럽더라.
하고싶은게 많잖아. 그리고 주어진 시간도 분명 나보다는 더 많을테고.
솔직히 난 아직도 까마득하다. 이제 졸업이 코앞인데 메꿀 학점은 아직도 산더미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보통 4학년 2학기쯤 되면 다들 취업준비하거나 취업을 해버리는 학생들도 있잖아? 취업 안해도 학교는 거의 안나오지. 들을 수업이 없으니.
근데 난 아니거든. 이번에 계절학기 한번 듣고 2학기 때 15학점 이상 이수해야지 졸업장 받는다...
여담이지만 이게 다 1학년 때 벌린 놀자판의 결과다. 스무살들 긴장 바짝하고 공부해라. 내 꼬라지 나기 싫으면...

 

아무튼간에,
난 여기서 내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
다 연애글로 도배가 된 여기서 간혹 보이는 진로문제들, 대부분이 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들이라서.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부러운게, 난 아직 제대로 된 계획도 없지만 그 사람들은 그래도 하고픈게 있더라고.
막막하지만 목표가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제서야 좀 알겠다.
대표적으로 음악...
우리나라 음악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는 아마 대부분이 대충이라도 알거야.
음원차트는 죄다 아이돌 기계음악으로 도배가 되어있고,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나 힙합뮤지션들은 하루벌어 하루먹기도 힘들고..
그런 사람들이 단순한 실력만으로 힘들게 오버그라운드로 오른다 한들, 이런 음악시장에서 잘 될 가능성은 얼마일까?
아까 군대얘기 하면서 내 여담 했었지만, 나 06년 8월군번이야.
전역은 08년 7월에 했었지... 충분히 복학시기를 맞췄어.
아르바이트 해서 돈 모을 시간은 없었지만 복학할 준비하는데는 충분한 시간이었지.
근데 난 소위 말하는 '칼복학' 을 안했어. 1년동안 나혼자 이런저런 일들 해보면서 23살 때 복학을 했지.
나름대로 사회경험을 쌓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그것보단 현실도피에 가까웠지.
남들이 말하는 지잡대이고, 과도 딱히 취업이 잘되는 과도 아니야.
졸업생들 절반 이상이 공무원 준비하지만 잘 된 케이스는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그런 데야.
그렇다보니 바로 복학하기가 힘들더라? 미래도 보장이 안되는데 내가 굳이 힘들게 공부를 해야하나... 하는 마음이었지.
그래서 복학 1년 미루고 이것저것 다 해봤지. 20살때 하던 술집 일, 며칠이었지만 나이트클럽 웨이터도 해보고, 공사장 막노동도 해보고,
에어컨 설치공이나 환풍기 수리공 일도 했었어. 물론 시간이 한정되있으니깐 길게는 못하고.
그렇게 일부러 힘든 일만 골라서 해보니깐 내가 얼마나 행복한 입장인지 알겠더라?
사람 상대하는 서비스직. 사람들 상대하는 것 자체가 일이자 곧 스트레스고.
몸 굴리는 막노동이야 말할것도 없겠지? 그냥 죽을것같아.
막일하는 사람들이 왜 입 거칠고 술 많이먹는지 알겠더라 그때. 풀데가 그것뿐인거야.
진탕 술쳐먹고, 잔뜩 취해서 누구 욕하고 질펀하게 음담패설 쏟아내고... 그게 스트레스 해소용인거지.
그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순간부터 범죄인건 맞지만 말야.


난 솔직히 여기 남깊판에서 진로문제같은 심각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으면 한다.
연애문제, 군대문제는 솔직히말하면 가벼운 얘기야. 술안주로나 쓸 이야기지 절대 속깊은 이야긴 아니라고 봐.
여기가 왜 다른 판들과 차별화가 되는지.. 우리들이 제일 잘 알잖아?
쓰잘데기없는 신세한탄이나 누가잘났니 못났니 하는 어린것들, 철덜든것들 피해서 여기에 우리 집 지은거잖아.
그랬으면 최소한의 밥값은 해야지... 안그래?
연애글도 좋고, 군대고민거리도 좋고, 진로문제도 좋아.
그렇지만 좀 더 심도있는 이야기가 나는 더 좋을 것 같다.
그나마 얼굴 모르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속풀이가 좋아서 여기 오는 사람이 한마디 해봤어.


새벽이라 맨정신에 써갈기긴 했지만.
일어나서보면 오글거려서 삭제해버릴 수도 있겠다.
아무튼 모두 좋은밤 되고. 월요일 기분좋게 시작하자.
난 또 내 자식같은 신입생들이랑 수업을 들어야겠군... 쳇.

추천수6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