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50여대 팔려 굴욕 `미운오리` 에서
성능 좋아지고 가격은 낮아져 팔색조로 컴백

렉서스에, 적어도 한국의 렉서스에 GS는 언제나 골칫거리였다. 한동안 서울 강남을 '휩쓸었다'고 해도 될 만큼 팔려나간 ES와 젊은 층에 인기몰이를 했던 IS, 그리고 사장님들께 큰 호응을 얻었던 LS 사이에서 제 갈 길을 못 찾았던 것이다. 고성능 스포츠세단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도무지 ES와의 차이를 찾지 못했다. ES보다 훨씬 비싼 GS를 구매해야 할 이유도 발견하지 못했다. GS는 그렇게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작년 한 해 팔린 GS는 50대 남짓. 렉서스의 '미운 오리새끼'이자 '굴욕'이었다. 렉서스도 GS를 더 이상 천덕꾸러기로 놔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지난 3월 출시한 것이 바로 뉴 제너레이션 GS다. 한국어로 '나는 렉서스다'라고 쓰여진 카피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기존 GS는 없어졌다.
완전히 달라진 모습 그리고 주행 성능까지. GS는 달라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달라진 한 가지는 가격이었다. GS에 없던 2500㏄ 배기량 모델이 나오면서 8000만원대 가격은 5000만원대까지 낮아졌다. 주력 모델인 GS350도 6580만원으로 기존보다 1000만원 이상 싸졌다.
이제 GS를 가격 때문에 사지 못한다고 할 이유는 없어진 셈. 이제는 이 차가 과연 나에게 적합한 차인지, 나의 감성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차인지 판단하는 것만 남았다. 그 판단은 철저하게 소비자 몫이다. '더 카' 독자들이 GS를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간에 꼼꼼히 살펴보는 과정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조금이나마 살펴보자.

렉서스의 디자인이 지나치게 튀지 않고 무난하면서도 고급스러워 좋다고 하는 고객이 많았다. 렉서스는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인 '엘피네스(L-finesse)'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GS는 기존 고객들이 말했던 '지나치게 튀지 않고 무난하다'는 것에선 다소 벗어나 있다. 튀고, 좋게 보면 강렬하고, 나쁘게 보면 우악스러워 보이는 스핀들 그릴 때문이다.
역대 렉서스의 독자성을 계승한 역사다리꼴인 상부 그릴과 여덟 팔(八)자로 펼쳐진 하부 그릴이 GS에선 결합돼 일체화됐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라인은 깃발 혹은 쑥 들어간 화살촉 같아 보인다. 그릴을 감싼 두꺼운 크롬 라이닝은 헤드램프 클러스터로 강렬한 느낌을 주는 요인이다. 렉서스는 이를 통해 속도감과 날렵한 이미지를 주려 했다고 한다.
'자동차의 눈'도 차의 전체적 인상을 결정짓는다. GS의 전조등은 렉서스 최초로 도입한 LED 데이타임 러닝램프로 화살촉을 모티브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클리어 타입 전조등은 화사한 느낌이며 푸른빛이 감돌아 청아한 느낌도 준다. 전체적으로는 깨끗하고 우아하게 마무리하려는 렉서스 고유의 디자인 철학이 녹아 있는 느낌이다.
독일차에서 느껴지는 공격적이고 화끈한 매력은 없지만 역시 '우아한' 렉서스라는 생각이 든다. GS의 리어램프는 곱게 잘 빠졌다. 기존보다 리어램프 크기 자체가 좀 더 작아지고 날렵해진 것이다. 또 뒤에서 봤을 때 타이어가 보이는 면을 늘려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는 것이 렉서스 측 설명이다. 큰 타이어 트레드는 스포티함의 정석과 같다.
사실 렉서스 고객들이 상당히 만족하는 부분 중 하나가 차의 실내 인테리어다. 이탈리아나 독일차가 주는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질리지 않고 편하게 차를 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했다. 장거리 주행에도 확실히 렉서스는 덜 피곤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뉴 제너레이션 GS는 여러 가지가 기존과 많이 바뀌었지만 이런 렉서스 인테리어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했다.
GS라는 차 자체가 '운전하는 즐거움'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인테리어의 중심은 운전자에게 가 있다. 운전자는 손 하나만 뻗으면 웬만한 모든 기능에 접근 가능하다. 자세를 바꾸거나 시선을 움직이지 않아도 조작 가능한 대시보드의 리모트 터치 컨트롤 시스템, 7인치 모니터와 이를 조정하는 오퍼레이션 영역이 구분된 듀얼 레이아웃은 렉서스의 특징이다.
GS의 시트는 '장시간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는 편안함'에 중점을 맞췄다고 한다. 새롭게 개발한 GS의 시트는 등받이와 쿠션 내부에 설치된 스프링의 탄력 특성과 위치를 최적화해 허리에서 어깨까지를 확실하게 지탱해준다. 승차감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피로감을 확실히 덜 느끼게 된다. 최고급 사양인 'Executive'에 적용된 '18 Way 조정식 파워시트'는 운전자와 동승자 체격이나 그날의 주행 상태에 맞춰 세심한 조정이 가능하게 했다. 등받이 상부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어깨 지지대, 골반을 적정 위치에 지탱하는 세계 최초 골반 지지대 등 때문이다.
구형 GS를 시승했을 때 기자는 '이렇게 비싼 차가 왜 이렇게 뒷좌석이 좁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GS에선 이런 점이 조금은 개선됐다. 절대적 크기가 커졌다기보다는 앞좌석 시트 등받이 형태를 변경해 뒷좌석 발 공간을 확대했고 차문의 머리 위쪽 공간을 확대해 실제 공간보다 더 커보이는 효과를 낸 것이다. B필러 하부를 축소해 승ㆍ하차시 머리 위 공간과 뒷좌석 탑승자 다리 주변의 여유공간도 만들어냈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고급차를 타는 사람들에게 시트 자체 품질도 상당히 중요하다. GS 시트 디자인의 특징은 굵고 선명한 색상의 스티치 라인이다. 좀 더 확실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을 주는데 이런 컬러 스티치는 인스트루먼트 패널 상부와 스티어링 휠, 시프트 노브, 도어트림에 모두 채택됐다.
기존에 렉서스는 푸른색이 도는 백색 이미지를 선호했다. 청아하면서 깨끗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헤드라이트에는 아직도 이런 렉서스 선호도가 남아 있다.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는 추워 보일 수 있고 안락함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이번 GS의 실내 조명을 주백색으로 바꾸었다. 약간의 빨간 기운이 감도는 백색 조명색은 기존보다는 따뜻하고 은은한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눈이 덜 피로하다는 장점도 있다.
렉서스 브랜드 총괄대표인 이세 기요타카 도요타그룹 상무는 렉서스의 큰 변화 중 하나로 '사운드'를 꼽았다. 렉서스는 전통적으로 정숙함이 가장 돋보인 차였다. 그렇기 때문에 렉서스의 '사운드' 강조는 다소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스포츠세단인 GS에서만큼은 '사운드'는 강조할 수밖에 없었나 보다. '숨막힐 듯'이 고요한 기존 렉서스와 달리 엔진 회전 수에 따라 발생ㆍ변화하는 주파수 밸런스에 주목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출발에선 사운드 머플러에 의한 6기통 엔진다운 중후감을, 중고 회전 영역에선 흡기계에 새롭게 적용한 사운드 크리에이터에 의한 경쾌한 사운드를 내게 한다는 것이 한국토요타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