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아버지를 존경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 언니 나
이렇게 여섯식구를 혼자 먹여 살리시는 분.
알콜중독인 할아버지 밑에서
학창시절부터 학비 벌어 다니던 분.
사람은 마음먹기가 무척 중요하다지.
다섯살때부터 책상에
1. 나는 주지사가 될것이다.
2. 나는 유명한 영화 배우가 될 것이다.
3. 나는 캐네디 가의 여자를 아내로 삼을 것이다.
라고 적어놨다던
터미네이터의 배우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이제 결혼 2년차.
모처럼 친정에 가서 무심코 보게 된 내 열일곱살 때의 일기.
'나보다는 나이가 한두살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
'나는 아이 없이 부부와 둘이서 살고 싶다.'
'나는 돈이 없어도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온실 속의 화초같은 남자는 딱 질색이다.'
오. 마이. 갓.
내가 철없는 고딩일 때부터.
저런 생각을 했다니.
지금 나와 한 침대를 쓰는 남자.
나보다 한살 위.
홀어머니와 살던 장남.
어릴 적 아버지의 반복된 '사업 말아드심' 으로 인해 온갖 고생 다 함.
빚도 없고 집도 없고 돈도 없고 차도 없는 남자.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 <-- 이거야 내 생각.
나의 저런 '어이없는' 다짐(?) 떄문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쿨럭;
아마도 아버지를 존경했던 탓에.
저런 생각을 했으리라.
아.. 역시 마음가짐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