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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잠시 디딤

김진우 |2012.05.15 19:12
조회 88 |추천 1

 

요즘 교권 붕괴에 사회적 우려가 높지만

1차 책임을 가정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교사는.

가정에서 완벽히 교육될 거라면

그 아이는 교육 기관에 다닐 필요가 없다.

 

또한

책임을 교사 자신에게 묻는다고 해서

교권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권위적인 교사는 문제이지만

권위있는 교사는 필수이다.

 

빌어먹을 제도와 관료 사회로 인해

교사 개개인을 억누르는 학교 분위기.

푸른 뜻을 품은 교사도 점차 첫수업의 기억을 퇴색시킨다.

 

그럼에도 권위를 세워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 권위는 체벌, 욕설, 인격모독을 해서는

절대 바로 서지 않는다.

분노를 키우면 잠재적 적 혹은 괴물을 만들 뿐이다.

그것은 곧 교육 실패이다.

 

 


스승의 날에 대접을 받는 건,,,

아직 어색하고 쑥쓰럽고

행여 아이들이 돈을 들였을까봐 우려된다.

 

교생 시절부터...

해준 것에 비해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했던 결심,

'너희와 같은 아이들에게 내 열정을 모두 쏟으리라'

 

그리하여 내 인생에 그리 예정 없던 교직 생활을

벌써 3년 차 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다.

내가 그토록 싫어하고 저주했던 학교를

교사가 되어서 다시 가다니...

내 학창시절엔

의지가 될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는데 말이다...

 

 

대학 다니며 어설픈 실력으로 학원 선생부터 시작해서

가르치는 테크닉 연마,

교생 시절에 교육 가치관 확립,

첫학교였던 서라벌에서 실전 노하우,

이후 여러 짧은 만남을 거치며 중암, 가락, 난나에서의 추억.

 

2년 차에 고등학교로 가서

여의도, 구일, 배화를 통해 교수 스타일 다지고

현재 경희, 영동일에서 나름 인정 받고 있으나

 

나는 한없이 부끄럽다.

내게 사랑과 존경을 표해주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언제나 면목이 없다.

 

오늘 같은 날 몇몇 은사님께 전화 드리는 건 차라리 쉬웠지만

내게 노래 불러주며 편지를 주는 아이들에겐

'내가 과연 이걸 받을 자격이 있나...' 라는 생각-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좋은 선생님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선생님이라는 평가는

10년, 20년 후 어른이 된 아이들이 평가할 일이다.

 

젊은 교사가 한동안 인기를 끌기란 쉽지만

나이를 먹고도 오래토록 존경을 얻기란 어렵다.

 

그러나 존경 받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건

재능과 꿈을 찾게 해주었는가,

아이들 간의 화합과 개개인의 자신감을 조성해 주었는가,

제자들이 인생에서 행복하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는가,

라는 문제 의식이 가장 중요하며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벗어나는 순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교단에서 당장 내려올 것이다.

 

'언제나 아이들 편에 서겠다',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 라는 결심과

첫수업 교실 문 열고 들어갈 때의 그 짜릿한 떨림과

나를 호기심 가득차게 바라보는 너희의 맑은 눈빛과

겉으로 냉정함을 무장한 채 사실은 도움이 필요한 표정과

우리가 인연을 맺은 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는 아이들의 기적.

 

훗날 내 가치관과 스타일이

더 이상 아이들과 소통할 수 없는 날이 올지라도

위의 다짐은 절대 잊지 않겠다.

 

 

힘든 순간 나를 떠나는 사람이 있어도

너희는 언제나 내게 은인이었다.

 

나 역시 언제나-

 

 

p.s- 영화감독 되겠다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게 내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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