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형제봉 트래킹.
한국의 명산 중 하나인 지리산.
한국의 명산 중 하나인 지리산. 그 지리산의 남부능선이 섬진강에 잠기기 바로 직전 형제봉(성제봉·1115m)을 빚어냈습니다. 박경리(1926∼2008)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주요 배경지인 악양 들판을 두 팔 벌려 끌어안고 있는 봉우리입니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지리산을 찾지만 하동의 형제봉을 찾는 이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형제봉 산행은 평사리 고소성이나 매계리 청학사 들머리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청학사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해 수리봉~형제봉~신선대~고소산성~한산사 구간을 산행 코스로 잡았습니다.
‘청학사·노전마을’ 이정표를 확인하고 출발! 이곳부터 청학사까지는 약 2km 거리입니다.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 산비탈을 거슬러 오르니 자그마한 절집 청학사를 만납니다.
형제봉까지의 산행은 경사가 가팔라 어지간히 산을 올라본 사람이래도 장딴지에 알이 차오를 만큼 급경사를 2시간 정도 올라야 합니다. 하지만 형제봉은 올라본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절경을 만끽할 수 있어 용기 내어 하동에 왔다면 산행을 추천합니다.
형제봉으로 오르는 길 처음 하늘이 열리는 곳이 수리봉이입니다. 이곳에서도 평사리 들판이 내려다보입니다.
넓게 펼쳐진 평야가 눈을 즐겁게 합니다. 바둑판처럼 일정하게 구획된 들판에서는 봄을 맞이하는 연두빛 향연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파릇한 보리밭과 밀밭이 싱그러운 봄내음을 풍기고, 질펀한 황토빛 논이 반듯반듯 정갈하네요.
수리봉에서 형제봉까지는 암릉 구간입니다. 로프를 붙잡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구간이 많으니 아무리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바람이 세게 부는 곳이니 주의에 또 주의입니다.
형제봉에 올랐습니다. 비석에는 한자로 성제봉(聖帝峰)이라 쓰여 있네요. ‘형’을 ‘성’이라 부르는 경상도 사투리의 영향입니다.
완만한 능선을 따른 지 30여 분, 비탈진 능선에 철쭉나무가 가득합니다. 5월 중순이면 진분홍 철쭉이 꽃잔치를 벌이겠지만, 아직은 꽃이 만개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면 이곳에 연분홍 꽃잔치가 열리겠죠? 이곳은 철쭉행사로도 유명합니다.
신선대를 앞두고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가 나타납니다. 암봉과 암봉을 이어주는 구름다리는 약 50m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데, 세찬 바람까지 사방에서 불어오니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여느 산의 구름다리보다 아찔함이 더합니다. 구름다리를 건너자 산길이 왼쪽 비탈을 따라 급격하게 고도를 낮춘 느낌이네요. 이곳을 지나 1시간, 봉수대에 도착했습니다. 신선대에서 봉수대까지는 울창한 숲에 가려있어 볼거리는 많지 않습니다.
봉수대에서 꼬박 30여 분을 걸으니 ‘하늘과 통하는 문’이라는 통천문이 나타났습니다. 사람 한 명 겨우 빠져 나갈 만한 비좁은 바위 틈새를 낑낑 대며 지나자 다시 평사리 들판이 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처음 산에 올라 본 들판의 모습보다 상당히 가까워 졌습니다.
통천문에서 고소성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미 5시간이 넘는 산행에 다리는 천근만근인데 다행히 성곽 돌담길이 금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소산성에서 바라보는 악양 들판은 형제봉의 풍광과는 또 다릅니다.
아마도 섬진강의 풍광이 더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고소산성은 돌 성곽을 걸으며 산행을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