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초등 부 영어회화 학원에서 일하고 있는 여자사람입니다.
개념 없는 발언처럼 느껴지는 말도 튀어나올까 겁나고. 행여 건방져 보일까 음슴체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학원 일을 하다 보니 학부모와 학생 중간에 낀 입장에서 참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입니다.
물론, 부모님께 대부분의 사실을 전달하지만 제가 여기 네이트판에 의논하고 싶은 건
차마 부모님에게 하지 못할 이야기를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상담하느냐. 아니면 이 사실을 덮어 두느냐 하는 것의 문제 입니다.
물론, 원장님은 학원 원생 수에 따라 버는 돈의 양이 다르니 어찌됐든 아이의 단점은 숨기고 무조건 잘했다. 잘한다. 잘할 거다. 좋아진다. 별거 아닌 문제였다. 잘하겠다. 식으로 상담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월 급여를 받는 강사인데다 제가 사업체를 꾸리는 원장이 되더라도 그런 식의
돈 장사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심지어 이대로 영어를 가르치기 보다 아동심리상담 혹은 상담사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앞으로 원장이 되는데 필요하겠다고 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몇 개의 글을 읽어보시고 저에게 도움 좀 주세요 ㅠㅠ.
1. 공부를 부모의 기대치에 비해 못하는 아이..
이 아이는 현재 2학년 입니다.
유치원도 영어 유치원을 나왔는데 아이의 어머님이 워낙 적극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생일 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막 영어를 외웠는데 그때 되게 잘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년 넘게 이 아이를 가르치며 주중 매일 만나는데..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해하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닙니다. 쉬운 예를 들면 다른 보통의 아이들은 up 라는 단어를 보고 ‘업’ 혹은 비슷하게 ‘어프’ 라고 추측하고 읽어내는 법을 배우고, 다음단계로 진입하며 그 비슷한 어려운 단어인 umbrella도 추측하여 읽어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아이는 그걸 제가 ‘업’라고 말했던걸 기억하고 그 정도에만 머무르고 맙니다. 다른 친구들에겐 자연스럽게 읽히는 단어를 그 아인 주구창창 따로따로 외워야 하니 자연히 외울 건 천지고 이해속도는 늦어질 수 밖에 없지요. 그 아이에겐 모든 것이 암기입니다.
문제는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아기가 잘 한다고 믿는 어머니 입니다. 벌써 여름방학 연수를 계획하고 계시고 아이를 향한 꿈이 굉장히 원대하고 야망이 크신 분입니다. 집안에 교육자까지 있으시고요.. 참.. 어렵습니다. 전국영어말하기소식도 본인이 더 먼저 알고 전화 주시고 연습시키시는 분인데.. 아이의 실제 실력을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하는지요.
아니 언제까지 그 아이의 진짜 실력을 암기로 대체 할 수 있을지.. 겁도 납니다. 학원이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거 같아서요……
2. 마음 데로 안되면 인상부터 쓰는 아이..
이 아이는 3학년 아이 입니다. 본인이 좋아할 때는 잘 하는데 본인 기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인상 쓰고 안 한다고 투덜거립니다.
어떤 날은 소리도 지르고 어떤 날은 분에 못 이겨 울기도 하는데 물론, 학원에서는 단체생활을 하는 장소라는 규범과 원칙이 있어서 처음부터 무례하게 행동하진 않습니다.
다만 주변의 아이들이 이 친구를 조금씩 싫어하고 같이 게임 하다가도 수틀리면 짜증내고 분위기를 엎어버리니 저로써도 조금 난감할 때가 있고 서운하지만,
저의 본심은 아이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양육과정을 살펴보면 아이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셔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대부분 들어주는 편입니다.
늘 아이에게 더 좋은 것 더 맛있는 것을 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는 첫째이고 아이가 소위 말발도 세고(말을 따박따박 잘 하는 편입니다^^)
사리분별도 잘하고 명랑한 친구라 부모님은 그 부분만 알고 계십니다.
실제로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게임을 하고 공부를 하고 경쟁을 하는 것을 볼일은 자주 없으시니까요..
친구들 사이에서 문제가 생기는 게 보이는데.. 감히 제가 아이의 성격에 대해 지적을 하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3. 경쟁에 무기력한 아이..
이 아이는 위에서 말씀 드린 아이와 조금 다른 특성을 지녔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당히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외동아들이고 부모님이 맞벌이하시고 아이는 1학년 때부터 최고급 스마트폰과 아동명품으로 매일매일 다른 옷을 입고 다니는 도련님 같은 아이 입니다.
할머니가 키워서 말투는 어르신 분들이 쓰시는 “쯧쯧” 혹은.. 아 쓰려니 기억이 안 나네요.
아이가, 어른이 아랫사람 무시하는 말투를 씁니다.
그 아이말투를 직접 들으면 제가 무슨 말 하는지 바로 아실 텐데.. 진짜 기억이 잘 안 나네요 ㅠ ’내가 이렇게 하라고 했지!’ ‘거봐 거봐’ 이정도 밖에 기억이 안 나네요 ㅠ
말투도 분명히 약간의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이 아이의 진짜 문제는 또래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어른들과만 생활하다 보니 저희에게는 한없이 상냥하고 이쁨받을 행동을 많이 하지만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하고 영어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늘 같은 반 친구들을 무시하고 안 한다고 합니다.
한 학생이 단어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다른 학생들이 손을 들어 맞추는 게임을 한다고 하면
이미 이 아이는 혼자서 씩씩거리면서 하기 싫어합니다. 본인에게는 또래아이들의 놀이가
한없이 유치하기만 한가 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아이가 혼자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자라는 과정에서 ‘경쟁’이라는 요소가 배제된 체 자라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 굉장히 약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떤 식이든 경쟁을 요구하는 맞추기 게임이나 팀을 요구하는 팀 전에서 반드시 빠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지는 것을 인정하지도 경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본인은 그 놀이에서 방관자일 뿐 입니다. 또래를 무시하면서요……
재미있게 즐기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 어디서부터 해야 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4. 평소에는 너무 착한 젠틀맨 폭발하면 제삿날..
이 아이는 평소에는 정말 착하고 다정다감하고 예쁘고 예의가 바릅니다.
그러나 정말로 말도 안 되는 경우로 화를 낼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 아이가 제 연필로 뭘 하고 있었는데 다른 친구가 선생님 꺼 자기도 써보고 싶다고 너 차례 다 끝났으니
이제 나도 써보자고 빼앗들이 들고 갔습니다.
그러자 이 아이 순식간에 책상을 발로차고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3초만 에에 교실 끝까지 달려가 우는 광경……
제가 가슴이 벌렁 벌렁 합니다. 그리고 어떤 날은 이 아이가 하지 않은 일을 다른 학생이 네가 했다며 버럭 짜증을 냈습니다. 물론, 저는 그 광경을 다 봤으니 일을 해결하려는 찰나
이 아이가 순식간에 아이가 낼 수 있는 최대 음성으로 소리를 지르며 책을 짚어 던졌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합니다.
다행인건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 수업의 담당이었으므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는데
어머니께서 놀래시기도 하시고 집에선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말만 반복적으로 하시더라고요..
물론 아이가 평소에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는 저도 잘 알지만
어머니께서 그렇게 귀를 닫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더 하시니
저도 더 이상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자꾸 누군가 잘못을 하고
아이가 정당하게 화를 냈는데 그게 조금 과했나 보다 라고 저에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엔 아이가 본인의 화를 분출하고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조금 문제가 발생한 거 같은데..
그 부분에 관해 감히 일언반구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안타깝네요.
그 후로 아이들은 그 아이가 건드는 것은 뭐든 안건드릴려고 합니다.
행여 건드리면 책상을 차던 발로 본인이 맞을 수가 있다는 것을 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위에 언급된 것 말고도, 되게 똑똑한데 너무 똑똑해서 계속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려고 하니
친구들이 하나도 안받아줘서 친구가 없는 아이.. 근데 어머님은 아들의 영재교육에만 정신이 팔려서 아들의 학교생활이 완벽하다고 믿고 계시는 경우도 있고.
다른 친구들 눈을 피하고 학원 내 감시카메라도 피하고 선생님 눈을 피해서 다른 학생을 말로 괴롭히고 욕하고 말끝마다 선생님 깔보던 아이가 있었는데
심지어 원장님께서 부모님과 상담을 진행하고 모든 것을 다 해봤지만
결국 얻어진 건 학원을 그만두게 시키는 것뿐이었던 아이도 있었습니다.
인성을 가르칠 수 없는 학원. 학교수업을 보 잘 것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공교육이 무너지는데 일조하는 학원. 맞벌이 부모님이 아이를 돌볼 수 없을 때 선택하는 학원. 집에 가면 놀 친구가 없어서 친구랑 놀고 싶어서 오는 학원. 해마다 원비가 오르는 학원….
…. 이 모든 문제를 차치하고.. 아이들이 배우고 꿈꾸고 성장하는 학원선생이 되고 싶어요. 교대를 안 갔으니 이 나이에 학교선생님 하란 말은 아니 아니 아니 되오 !
이 땅의 모든 문제를 슬기로운 말발로 평정하시는 고수 님들의 팁을 기다리겠습니다.!
도와주세요. 어떤 날들은 참… 안타깝고 외롭고 씁쓸합니다..
학생의 태도. 어디까지 부모님께 말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