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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잊지못할 생일■■■

박혁진 |2012.05.25 23:16
조회 129 |추천 0

저는 올해 20살이 된 박혁진 입니다.

집은 인천이지만 회사가 경기도 화성에 있어 근처 원룸에 살고있습니다.

아버지도 회사가 화성이여서 같이 원룸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제 생일이 5월 18일이 생일이였습니다. 금요일 이였죠.

인천까지가기 번거로와 퇴근 후 아버지와 가볍게 술한잔 걸치고 원룸으로 돌아왔습니다.

전 소주 반병정도 가볍게 마셨고 선천적 주당인 아버지는 소주 한병반을 마셨습니다.

회사가 주 6일제라 토요일도 일을 가야해서 잠을 자려는데

갑자기 뭔가 아쉬워서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란 마음으로

아버지께 노래방 함 갈래요? 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께선 고뤠~~~~~~??? 하며 개그맨 성대모사를 하셨습니다.

하도 자주 하시는거라 웃기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아버지께서 그래그래 가자! 하시며 힘차게 일어나 옷을 다시 입으셨습니다.

그리고 근처 사시는 큰아버지께 전화를 하셨습니다.

몇분 후 큰아버지가 저희 원룸으로 오셨는데 큰아버지도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 걸치셨는지

얼큰한 피부색으로 오셨습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큰아버지랑 아버지와 노래방으로 갔죠.

그러고 보니 아버지랑 노래방이 처음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노래를 조금 하는 편 이라서 아버지께 함 보여줘야겠다 생각하며

노래방이 있는 건물에 왔습니다.

근데.. 근데 노래방은 4층이였는데 5층을 누르시는 겁니다.

응?? 아빠 노래방 4층이잔아??? 라고 했더니 묵묵부담이셨습니다.

난 5층에도 노래방이 있나보다 했죠.

근데 도착해보니... 그곳은...

라뮤즈 7080 라이브 카페 였습니다.

경악을 했죠.

입구에 오래된 외국벤드로 보이는 포스터가 붙어있는걸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7080 라이브 카페일 줄 상상도 못했었습니다.

들어가니 사오십대 중년 여성과 남성분들이 브루스를 치고 계셨습니다.

20대중에서도 가장 어린 20살이 들어온게 죄스러울 정도로 전부 중년분들 이셨습니다.

다소 큰 규모의 라이브카페라 사람이 스무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한쪽에 무대가 마련되어 있고 기타, 드럼, 베이스를 치시는 분들이 계셨고 그 앞엔 손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내가 태어나기 전에 나왔을 것으로 예상 될 노래를 부르고 계셨죠.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능숙하게 자리를 잡고 맥주와 과일안주를 시키셨습니다.

기다리는동안 잘 관찰해보니 기타분에게 노래제목을 쪽지로 주고 차례가 되면 나와부르는 것이였습니다.

아버지가 주문한 술이 나오고 전 적당한 타이밍에 몰래 빠져나와야 겠다고 생각했죠.

적당한 타이밍을 기다리는데 아버지께서 쪽지에 끄적끄적 뭘 적더니 기타분께 가져다 주시는 겁니다.

아버지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실려나봐.. 라고 생각했는데. 무대에서

빰빠바빠바빰빠바빠바빰!!!! 빠바바...!

아! 오늘 20번째 생일을 맞이한 분이 계시네요.

박혁진씨 어디계시죠? 일어나 주세요.

전 너무 창피하여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엉거주춤 일어났습니다.

거기 계시던 중년손님들의 시선이 저에게 꽂혔습니다.

기타분께서 생일축하 노래를 틀고 생일노래를 불러주셨습니다.

라이브카페에 있던 분들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전 창피함에 어쩔줄 몰라하며 생일노래가 끝날 때 까지 엉거주춤 서있다가 앉았습니다. 

아버지께 아빠!! 왜그랬어 진짜!! 창피하게.

창피하긴 뭐가 창피해. 생일인데 생일노래듣는게 뭐 그리 창피하다고.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들 많은데 창피..

아 됐고! 아빠 노래부른다잉. 잘 들어.

아버지께서 비틀비틀 무대위로 올라가 마이웨이란 노래를 열창하셨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넘어질수있서~!!♬ 그러나 주저 앉아 있을수는 없서~!!♬

비틀비틀거리시며 가요채널에서 배운 제스처를 깨알같이 사용하셨습니다.

그리고 들어오시더니 아버지께서 너도 생일인데 한번 불러! 라고 하셨습니다.

전 싫은 의사를 확실히 밝혔지만 큰아버지께서

그래임마! 아빠가 시키는데 그까짓꺼 못해줘???라고 아버지를 도우시니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조용히 묻혀갈 수 있는 노래가 뭐가 있을까 ..

생각하며 10분을 버텻습니다.

혹시..혹시 10분간 뭔가 이변이 일어나 노래를 부르지 않을 수 있을까 했지만 이변은 없었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화나고 찌질해서 화끈하게 질러줘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근거없는 자신감이 붙은 저는 어르신들이 알만한 무한궤도에 그대에게라는 노래를 쪽지에

적어 기타치는분에게 냈습니다.

누구든지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곡이죠. 이곡을 모르시는 분도 들어보면

아~ 이거? 하실분들 많으실 겁니다.

아무튼. 전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자! 이번엔 아까소개한 20살 생일을 맞는 청년의 노래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박수를 유도하며 우우~~우우~~ 하셨습니다.

하지만 박수치는분은 아빠와 큰아버지 밖에 없었습니다.

제 손으로 말하기 그렇지만 제가 노래를 좀 하는편입니다..

그래서 그 신나는곡에 스무살의패기를 살짝 섞어서 열창을 했습니다.

워우예에에 워어어어어어~~!!! 숨가쁘게... ♬

노래가 끝나니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원래 다른손님들 노래때는 관심도 안가지시던 분들도

박수를 쳐 주셨습니다.

아버지와 큰아버진 일어나 기립박수까지 치셨습니다.

와~ 아드님이 노래를 너무 잘하네요~ 다시한번 박수 주세요~

짝짝짝짝짝짝..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창피함을 쌈싸먹었습니다.

테이블로 오니 아버지가 칭찬세례를 해주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아버지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게 처음이였습니다.

이 자식 아빠아들 맞는갑네 노래도 잘하고 아따 우리아들 노래를 이렇게 잘했어????

아버지는 제가 노래 잘해서 박수갈채를 받은게 무척이나 자랑스러우셨나 봅니다.

한곡 더 해달라고 부탁하시더군요.

박수갈채를 받으며 제 마음이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나는 가수다로 봐뀌어진 상태라

흔쾌히 다음노래를 하겠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제자신을 때려서라도 뜯어말렸어야 했는데..

전 이번에도 어르신들이 알만한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이라는 노래를 쪽지에 적어 냈습니다.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제가 올라가니 대화를 하시던 분들도 무대에 집중을 해주셨습니다.

뭔지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자! 아까 노래를 너무 잘불렀던 청년이죠~ 이번엔 세월이가면이란 노래를 부른답니다!

어린친구가 이런노래를 다 아네요.

저는 별 문제 없이 2절까지 잘 부르고 있었습니다.

신나는 노래가 아니여서인지 아까보다 반응은 별로 였지만

나는가수다에 방청객처럼 눈을 감고 듣는 아주머니도 계셨죠.

이제 마지막 후렴구로 달리는 전주구간. 전 잘 불러야지 하며 노래부분을 기다렸죠.

근데 반주의 음이 올라가는 소리가 났습니다. 2키나요...

기타분께서 제 노래가 좀 심심했던지 임의로 2키를 올리신 것이였어요.

전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지켜부는분들이 많아 어떻게든 올려서 부르리라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알코올이 제 판단력을 쌈싸먹었던 것 같습니다.

2키는 생각 외로 높았고

전 세월이~~가~면~~~중에서 가에서 내 인생 통틀어 가장추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삑사리를 냈습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술기가 싹 가시면서 제 몸은 반주와 마이크를 버리고 그곳에서 뛰쳐나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창피했습니다. 정말로 너무 창피했습니다.

아버지를 원룸에서 다시 만나기 민망하여 숙박업소로가서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 아버지와 만났는데 아버지는 그일을 입밖으로 꺼내시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창피할까봐 그러시는 거지요...

전 그런 아버지의 배려에 더 쪽팔렸습니다.

하........ 정말 잊지못할 생일이네요.

언젠간. 언젠간 이 일화가 추억이 되고, 술안주가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네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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