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부터 7개 상병(백내장수술로 알려진 수정체수술,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충수절제술, 서혜부 및 대퇴부 탈장수술, 항문수술, 자궁 및 부속기 수술, 제왕절개분만)에 대해 포괄수가제(DRG)를 개인의원과 중소병원에 강제로 시행하겠다고 복지부가 의사협회에 선포하고 난리입니다.
위의 수술에 포괄수가제(즉, 상병이 정해지면 똑같은 치료비만 내는 제도)를 시행하면 과연 좋은 일일까요?
당장은 싼 가격에 의료소비자들이 만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도 애초에 원가의 73.9%(2006년 심평원 용역결과)인 의료수가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있습니다.
DRG를 시행해도 의사들이 손해를 피할 방법은 있습니다.
의료 질을 떨어뜨리면 됩니다.
DRG를 일부 시행하는 독일 같은 경우에도 의사와 환자들이 DRG를 영국식 퇴원제도라고 비난한답니다.
(독일 국민들도 DRG하는 보험조합은 피하려 한다고 합니다.)
영국식 스테이크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듯이 맹장수술한 환자를 수술하고 바로 다음날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퇴원시킨다는 뜻이지요.
DRG를 시행하면 병원 입장에서는 입원 기간동안 환자 치료비를 아끼려고 최선을 다할겁니다.
백내장 수술에 10만원이 넘는 미국산,유럽산 수정체 대신에 5천원짜리 중국산 수정체를 쓸 것입니다.
앞으로 충수절제술 즉, 맹장수술의 정확한 진단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수가가 거지같은데, CT, 초음파 같은 비싼 진단도구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외과의사들이 그냥 대충 만져보고 맹장염 같다고 판단하면 무조건 수술할겁니다. 대형병원에서는 요새 1주일마다 그 과에서 흑자,적자, 이익 여부를 판단해서 과장에게 압력을 줍니다. 그런데 DRG해서 적자 나면 대형병원에서는 그 과 의사들을 괴롭힐 겁니다. 앞으로 외과의사들은 맹장염 진단시 비용이 드는 검사는 안 하려 할 겁니다. DRG 강제 시행 이후에는 맹장염이 확실치 않은데도 무조건 수술할 겁니다. 어쩌겠습니까? 정부가 의료비를 아낀다고 검사하지 말라는데요.)
편도 수술도 어려운 케이스이거나 염증이 심해서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질 것 같으면 그 수술을 피할 것입니다.
(입원시 사용하는 항생제 1바이알 값이 1만원이 넘는 것도 많습니다. 입원기간동안 많이 사용하면 DRG가격을 상회하는 경우도 많을겁니다.)
탈장수술에 사용하는 메쉬(mesh)도 가장 싼 것을 찾아다니겠지요.
(탈장 재수술이 늘어날 것입니다. 전신마취 한 번 해서 재발 없는 수술을 앞으로 여러번 전신마취하고 탈장수술 여러번 해야겠지요. 중국산 mesh를 쓰면 탈장되는 부분이 잘 막힐까요? 아니면 금방 재발할까요? 다시 입원해도 DRG에서 적자 안 보려면 또 싸구려 의료재료를 쓸겁니다.)
항문수술도 쉬운 것만 할 것입니다.
(앞으로 치질수술은 1-2년에 1번씩 해야할 겁니다. 의사들이 DRG때문에 대충 수술한 뒤에 재수술, 재입원 시키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자궁과 난소, 난관수술을 하려는 산부인과 지원자도 없어질 것입니다.
(뭐 지금도 남자 산부인과 의사는 1년에 2명 나온다지요. 복지부가 의료를 참 자~알 말아먹고 있습니다. 환자한테 싼 게 다 좋을 것 같겠지요. 수술수가가 싸니 제대로된 의료인력이 길러질리가 없지요.)
앞으로는 산모가 제왕절개분만하고 비싼 영양제를 입원기간동안 달라고 하면 안 됩니다.
(제왕절개분만 수술비가 애초에 30만원인가 밖에 안 하는데, 입원동안의 모든 치료비를 100만원대에 묶어놓으면 약값도 안 나오는 상황인데 비싼 영양제를 달라고 해서 병원을 망하게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제왕절개분만해서 출혈이 심한 상황이면 수술한 의사가 혈액공급 지시를 내려도 병원장은 고민할 것입니다. 수혈하면 적자를 보게 되는 상황이 오는데 병원장 입장에서 갈등 안 되겠습니까? 차라리 그냥 퇴원시켜서 타 병원에서 수혈하게 시킬겁니다.)
앞으로 외과수술 마무리할 때 장유착방지제 사용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지금은 외과수술이나 자궁이나 난관,난소수술, 제왕절개수술시, 의사들이 복부장기들이 서로 들러붙는 장기유착이 와서 수술후유증으로 환자들이 배가 아플까봐, 비급여로 비싼 장유착방지제(이것도 비싼 것, 싼 것 있습니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DRG가 강제시행되면, 어떤 미친 의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 비싼 장유착방지제를 사용할까요?
DRG가 시행되면, 환자가 장유착방지제 등의 좋은 비급여 치료를 원해도 의사는 들어주면 안 됩니다.
복지부가 시행하려는 신포괄수가제는 일체의 비급여를 금지시켰습니다.
얼빠진 관변시민단체들은 이를 찬성한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 몸의 장기를 수술할때 장유착방지제를 안 쓰고 수술하기를 원할까요?
관변시민단체에서는 그냥 의료비 싸진다고 하니 좋은 거라고 복지부가 시키니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거겠지요.
자기 몸이나 자기 가족들 치료한다고 생각하면, 비싼 치료든 비급여 치료든 후유증 없는 최선의 완벽한 치료를 원할 겁니다.
결국 DRG시행시 입원기간동안에는 초저가 싸구려 의료재료와 제일 싼 약으로 최저의 치료를 받게 하고, 검사도 잘 안 하고, 조기퇴원을 시키고, 재입원이나 타 병원 치료를 유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병원도 최소한 적자는 보지 말아야할 것 아닙니까?
밑지고 파는 장사는 없다고 하지요?
의료가 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국민들도 많지요?
그러나 의료도 경제활동입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90%는 민영의료기관이고, 의사 스스로 의대 졸업해서 스스로 인턴,레지던트,봉직의 과정을 거쳐서 자기 돈을 들여서 만든 병의원들입니다.
DRG는 그런 민영의료기관에 밑지고 팔 것을 요구하는 제도입니다.
DRG는 민주주의,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정부가 개인사업자인 의사들이나 국민들에게 강요하면 안 되는 제도입니다.
국민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한 좋은 질의 의료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건보공단 소유의 일산병원은 의료수익으로는 매년 적자를 봅니다.
장례식장,매점 수입으로 간신히 흑자를 보지만, 그 흑자 폭도 몇 억에 불과합니다.
그 흑자액수로는 새 의료기계를 구비할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망해먹는 장사입니다.
건보공단은 자기들이 병원 운영해도 망해먹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복지부는 왜 의사,환자에게 모두 피해를 보는 DRG를 의사들에게 이렇게 죽어라 강요하는 것일까요?
민영의료보험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70%가 민영의료보험에 가입된 상태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DRG를 하면 민영의료보험회사는 노가 나는 겁니다.
지금은 웬만한 민영의료보험들이 입원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지급해줍니다.
즉, 약값, 영양제, 수혈비, 의료재료대 등을 사보험에서 다 지급하니,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최고의 재료로 최선의 치료를 해줍니다.
DRG를 시행하면 정해진 평균의료비만 지급하면 되니, 민영의료보험회사들은 좋아서 죽을 겁니다.
DRG는 민영의료보험회사를 위해 복지부가 준비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DRG는 나쁜 의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