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1년 된, 얼마 후 출산 예정인 예비맘입니다.
저희 엄마 아빠는 제가 어릴 때부터 따로 사셨습니다.
아빠가 지방에서 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진 걸로 알고 있어요.
몇 달에 한 번 아빠가 집으로 왔고
저 중학교 때까지는 가족 휴가도 가고, 엄마가 명절에 시댁 제사 지내는 정도의
무늬만 부부, 사실상 별거? 그런 부부 사이였구요.
서류 정리는 저 대학교 때 하셨습니다.
엄마가 저 초등학교 때 만났던 아저씨가 있습니다.
엄마는 그 아저씨를 저희 남매한테 자주 소개했었고,
주말마다 그 아저씨가 와서 자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 아저씨 때문에 엄마가 한때는 알콜중독 수준으로 술을 마시기도 했었구요.
어린 저희 남매한테 술 심부름도 참 많이 시켰었습니다.
그 아저씨와의 관계는 제가 중학교 다닐 때쯤 정리된 걸로 알고 있고요.
엄마 뿐 아니라 아마 아빠도 다른 만나는 사람이 몇 있었을 거라 짐작 됩니다.
저는 지금도 어린 시절 기억 하면, 불행했던 기억 뿐입니다.
엄마 아빠의 잦은 싸움, 엄마의 음주 등등..
그래도 엄마는 저희 남매를 끝까지 키워주셨고
아빠는 어쨋든 경제적인 지원, 몇 달에 한 번 왕래 하며 살았습니다.
서류 정리는, 저 대학교 때 아빠가 같이 사실 분이 생겨서 하게 됐고요.
그래서 아빠는 지금 다른 아줌마와 살고 계시고
엄마는 혼자 사십니다.
제가 결혼할 땐 다행히 신랑도 시부모님도 이런 가정환경 이해하시고 감싸주셔서
별 문제는 없었고요.
엄마가 싫어해서 상견례 때 아빠는 못 왔고, 결혼식 때는 두 분 다 모시고 했습니다.
문제는 아빠와의 왕래 문제인데요.
아빠가 지방에 사실 땐 괜찮았는데 저 결혼할 때쯤 아빠가 그 아줌마와 함께 수도권으로 (차로 1시간 거리) 이사를 왔습니다.
저는 결혼 전처럼 아빠를 명절, 생신 포함 일 년에 서너번 정도 보는데요.
문제는 그 아줌마도 함께 보게 된다는 겁니다.
결혼 후 첫 명절이었던 작년 추석에는 시댁에 있다가 바로 엄마집으로 갔었습니다.
저에게 친정은 당연히 엄마집이니까요.
근데 아빠가 두고두고 뭐라 하셨습니다.
결혼 후 첫 명절인데 잠깐 얼굴이라도 보고 가지 그랬다고요 (하필 시댁과 좀 가깝습니다;;)
올해 설에는, 결혼 후 친척들에게 한 번도 인사를 안 했다고 하도 성화셔서
설 당일에 아빠집 가서 잠깐 점심 먹고 2시간 정도 앉아있다가 엄마집으로 갔습니다.
당연히 그 아줌마도 볼 수 밖에 없었구요.
엄마가 그때도 무척 서운해 했습니다.
(참고로, 그 아줌마와 감정이 좋지 않은 게, 엄마가 전화로 그 아줌마와 한 번 싸운 적이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생략.. 어쨋든 두 분 다 서로 막말하며 싸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번주 아빠 생신,
아빠가 또 집으로 오라더군요.
전, 어쨋든 이제 이혼 후 아빠가 같이 사는 분이니, 아예 안 보고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날도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남편, 친정오빠와 가서, 그 아줌마도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이 부분은 엄마도 알고 있었구요.
문제는 다음날,
아빠가 전부터 상견례도 못 오고 사돈어른들을 결혼식 때 밖에 못 봤으니
식사 자리 한 번 만들라고 성화였습니다.
전 별로 내키지 않아서 계속 미루다가 더는 못 미룰 것 같아 그럼 6월 중으로 날을 잡아보겠다 했습니다.
전 엄마가 알면 기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엄마에게 말을 안 했는데
친정 오빠가 눈치 없이 말을 한 모양입니다.
엄마가 노발대발해서 전화가 왔습니다.
시부모님 뵐 때 아빠랑 그 아줌마 같이 보는 거냐고요.
전 당연히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아빠만 볼 거라 했습니다. 아직 날을 잡은 것도 아니구요.
엄마가 화가 나서 앞으로 엄마는 빠질테니 아빠랑 잘해보라는 둥
모녀간의 인연을 끊자는 둥
너가 그 아줌마를 명절, 생신 때 보러 가는 건 그 아줌마를 엄마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라는 둥
화를 내더라구요.
저희 엄마가 화가 나면 말을 막 하는 경향이 좀 있어서 저도 듣다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왜 옛날에 이혼도 하기 전에 엄마 만나는 아저씨를 우리한테 소개 했느냐고 따졌습니다.
한 번도 입밖에 낸 적 없던 얘기지요.
엄마가 왜 옛날일을 끄집어내냐고 더 화를 내더라구요.
그렇게 실컷 싸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휴..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입장은,
어쨋든 아빠랑 왕래를 안 하고 살았던 것도 아니고 시부모님과 아빠가 한 번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빠를 자주 보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날만 보는데
그때 아빠가 같이 사는 분을 아예 안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입장은
엄마한테 그렇게 막말을 한 아줌마랑 가서 왜 밥을 먹냐
키워준 건 엄마인데 아빠가 그렇게 중요하냐.. 라는 건데요.
가뜩이나 임신해서 예민해서 그런지,
엄마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좀 원망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엄마가 여자로서 불쌍한 인생을 사는 건 맞지만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저도 충분히 고통스러웠습니다.
제가 앞으로 중간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지,
현명하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