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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의 개념글

우왕 |2012.06.02 01:35
조회 1,044 |추천 17

고2학생이 다이어리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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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첫날도 지났어

정말 은근 빨리간다 시간이

2학년 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6월일까

이제 기말고사... 아니... 2차 지필평가가 한달남았네

 

어느순간 정신차리고 보면 2차 지필평가를 보고있을거고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여름방학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여름방학이 끝나고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1차 지필평가가 다가와있고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2차 지필평가를 보고있고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겨울방학이고

또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난..

열아홉살 '고3'이란 명칭의 수험생이 되있겠지

 

난 얼른 성인이 되고싶어

대학 컴퍼스를 누벼보고 싶고

이것저것 성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싶어

(술,담배따윌 말하는게 아니야)

 

근데 말이지

뭔가 굉장히 허무해

한것도 없는데 휙 지나가 버렸어

난 아직은 모르겠지만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분명히 난 후회하고 있을거야

 

뭐에 대한 후회일까,

 

글쎄.

 

잘 모르겠지만..

 

아마 무엇이 되었든

최선을 다하지 못한 나의 모습에 후회를 하겠지.

 

테트리스를 하다보면

사람들이 나보고 '애기'라 불러

20대 초반인 사람들도.

그리고 다들 말해.

부럽다.

 

얼른 성인이 되고 싶다그러면

'그때가 좋은거야'

'난 학생으로 돌아가서 공부하고 싶다'

'니가 성인이 된다면 우리 맘을 알거야'

'우리가 왜 이런말을 하는지 알게될거야'

 

난 아직 성인이 아니라서 모르겠어

왜그렇게 학생 시절로 돌아오고 싶어하는건지

 

나는 다 똑같은 옷을 입은 무리들 속에

목표마저 99%가 대학인 이 무리들 속에

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 잘 알지도 못한채

그저 '공부','대학','취업'이란 틀 안에 갇혀사는

이런 거 싫은데.

 

사람의 목표는 누구나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는 삶'일거야.

 

물론

공부를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대학에 가면 취업을 더 잘할수 있고

취업을 잘하면 돈을 잘 벌수 있고

돈이 많으면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대학가고 취업하고 돈을 벌고 나면

우리는 몇살이 될까

 

그런 나이가 될 때 쯤엔

아마 우리에겐 새로운 가정이 있고 아이가 생겨서

내가 하고싶은걸 하는 대신에

우리 가정만 잘 됐으면,

우리 아이만이라도 잘 됐으면 하고

내가 하고 싶은걸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 거 싫어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걸 막는건

아니, 막기도 전에 하고싶은걸 찾지도 못하는건

너무 '돈'이란 것에 치중한 우리 사회때문이 아닐까

 

요즘 초등학생들보면 너무 불쌍해

나는 그래도 초등학생 저학년때라도

'공부'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친구들이랑 놀기만 했거든

음.. 어쩌면, 그때가 지금보다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평소엔 놀다가도, 시험기간 되면

'알아서' 하려고 했던것 같긴 하거든

 

뭣도 모르고 이걸 보면 이게 되고싶고

저걸 보면 저게 되고싶고

뭘 보면 그게 되고싶고

그럴때가 초등학생인데

 

지금 초등학생들을 봐

벌써 '대학중심'이라는 현실을 알아버리고

반이상의 꿈이 공무원.

자유롭게 꿈을 꿀 때에

이미 정해진 '현실적' 꿈.

지금 애들은

이런저런 꿈을 꿀 자유조차 잃어버렸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

이젠 꿈조차 자유롭게 못 꾸거든.

왜 학생시절로 돌아오고 싶을까.

난 굳이 그 이유를 찾으려 한다면,

'성인이 되고서야' 하고싶은걸 알았기 때문

이라고 생각해.

 

그 이유가 아니고서야..

자기가 하고싶은 일에 상관없이,

가고싶은 학과에 상관없이,

오로지 '성적'에만 맞춰서

조금이라도 좋은 학교의

처음 듣는 학과에 들어가게 하려는

그런 학생때로 돌아오고 싶을것 같진 않거든.

 

난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왜그렇게 자식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지 모르겠어.

'다 널 위해서야'

'지금은 싫다할지 몰라도 나중가면 고마워 할거다'

라는 말로, 우리를 꼬득이며.

 

물론,

'가고싶어하는 학과'에 맞춰서

좋은 학교를 보내려는건 괜찮아.

그런데 정말 자식과 상관없는 그런 학과라도

그저 좋은 학교로 보내고 싶어하는건

진짜 아닌 것 같아.

 

그게 정말 자식을 위한다는 부모가

제자를 위한다는 교사가

인재를 꿈꾼다는 나라가

할 짓인가 싶어

 

인재가

공부 잘하는 사람만 인재냐?

김연아는 공부 잘해서 세계적인 피겨선수야?

아닌데, 그저 피겨스케이트에 재능이 있었던 것 뿐인데

박태환은 공부 잘해서 금메달리스트 수영선수야?

아니야, 그저 수영에 재능이 있었던 것 뿐이야.

 

각 분야에 맞는 인재가 있는거지.

공부 잘하면 공부쪽의 인재인거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통틀어서 인재인거 아니야.

왜 각자의 재능을 무시하고

오로지 공부 공부 공부 대학 대학 대학

 

나는 성인이 됐을 때

내 '나이'가 부러울수는 있어도

'학생'이란 신분이 부러울 것 같진 않아.

오로지 공부와 대학만을 '강요'받는

그런 '학생'이란 신분

줘도 받고 싶지 않을것 같아.

내가 공부가 하고싶어지는게 아닌한.

 

아무튼..

내 마음만은 후회하는 삶은 살고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 6월의 첫날도 그냥 허무하게 보내버렸다..

 

바보같은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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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너무 잘 꼬집어 주고 있는듯?

나라나 교육청에서 좀 봤으면 좋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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