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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기묘한 이야기 -0-

지지베베 |2012.06.02 13:37
조회 1,053 |추천 0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에게는 약혼녀가 있었고, 늙은 아버지가 있었다.

 

남자는 그의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바다로.. 바다로 떠났다.

 

 

바다 위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하던 그들에게

 

폭풍이 몰아닥쳤다.

 

배는 거대한 파도에 뒤집혀 버리게 되었다.

 

배가 원래 위치로 돌아왔지만 남자 혼자 배 위에 있었다.

 

약혼녀와 늙은 아버지는 간신히 부서진 배의 파편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상황을 볼 때 둘다 구할 수 는 없다..

 

남자는 선택을 해야했다. 두 명 모두 자신을 향해 구해달라 소리치고 있었다. 허나 배는 부서져 자신 말고

 

는 다른 한 사람밖에 태울 수 없다.

 

 

남자는 결국,

 

늙은 아버지를 포기하기로 했다.

 

'아버지는 이미 늙었다. 나와 그녀는 아직 젊어. 아직 인생의 절반도 못살았다고!'

 

남자는 약혼녀를 물에서 끌어올린 뒤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아버지를 보았다.

 

감정없는 눈으로 자신을 멍 하니 바라보는 아버지..

 

남자는 눈을 질끈 감고 이 폭풍이 어서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수십년이 흘렀고,

 

남자는 늙은 노인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결혼한 딸과 함께 살았다.

 

 

그들은 바다로 여행을 떠났다.

 

사위와 낚시를 하던 도중 또다시 폭풍이 몰아닥쳤다.

 

배가 뒤집혔고 남자와 사위는 부서진 배의 파편을 마주잡은 채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배의 본체에는 딸 만이 멍 하니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남자는 오싹함이 느껴졌다.

 

심장이 고동을 쳤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공포.

 

남자의 머릿 속을 꽉 채운 단어..

 

상황으로 봐서는 그 날과 똑같다.

 

딸은 한 명을 선택한다.

 

 

자신은 버려지는가...

 

 

그때

 

딸이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남자는 당황했지만 곧바로 그 손을 잡아 배로 올라갔다.

 

 

그리고 딸은 자신의 남편에게 몸을 던졌다.

 

 

...

 

 

남자는 허무히 사라져가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멍 하니..

 

 

폭풍이 그치고 남자는 망망대해에 떠있었다.

 

남자는 그렇게 수일을 바다 위에서 표류했다.

 

먹을 것도 떨어져 갔고 체력도 점점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그때 저 하늘 위로 헬리콥터 한대가 지나갔다.

 

구조용 헬리콥터!

 

남자는 재빨리 손을 흔들었다.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럼에도 헬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그리고 헬리콥터 창문 안쪽에 비친 딸에 얼굴을 본 남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그날 과 같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표정을 한 채

 

자신을 냉정히 내려다 보는 딸에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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