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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와 더치페이

시베리아호... |2012.06.06 19:52
조회 196 |추천 1

안녕하세요. 키 181에 질량 71kg 근육은 없지만 그냥 건장한 체격의 23살 남성입니다.

 

담배 못 피고요. (어렸을 때 담배때문에 화상 입었거든요. 트라우마로 남았네요.) 술고래이신 아버지에게 워낙 맞아서 술이라면 치가 떨리는 사람입니다.

 

남자의 대다수는 자기 얼굴이 잘난줄 안다는데

 

네. 저는 그 무지몽매한 분들의 일원은 아닙니다. 제 얼굴의 분수를 잘 알고 있거든요.

 

타인을 기분나쁘게 하면 그것도 욕이 될 수 있겠지만 그 부분을 제외한 비속어와 관련된 욕은 최대한 자제하고 되도록이면 배려하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간혹 기분이 나쁠 때는 팔각정에 가서 쉬곤 합니다.

 

대학교는 들으시면 아 거기요? 하는 정도구요.

 

이렇게 지극히 평범한 저에게 어느 날 친한 여자아이가 다짜고짜

 

'너 마음에 들어하는 아이가 있다. 번호 줬다.'

 

이러는 겁니다...

 

뭐... 제가 사람 조건 따질만한 위치도 아니고 성격도 그렇지 못해서 알았다고 하고 별 생각 없이 레포트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 때, 문자가 오더군요. xx오빠 맞으시냐고

 

맞다고 그랬더니 아아 자기는 yy라고 zz언니한테 말 들었냐고 그러길래 들었다고 그랬지요.

 

그렇게 의미없고 고리타분한 카톡을 네 다섯시간 지속 했습니다.

 

근데 갈수록 제가 편해졌는지 말투가 다소 경박해지기 시작했고 나중엔 맞춤법이 다틀린채로 막 보내더군요.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그 여자아이가 저한테 이상형이 뭐냐고 묻더군요.

 

이 아이가 기분나빠 할까봐 계속해서 두 줄 이상 글을 쓰던 저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술 안마시고 담배 안피면 좋고 연상이면 더 좋고."

 

하고 보냈지요. 개인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항상 바래왔던 부분이었고 정신적으로 의지할만한 연상이 조금 더 끌렸기에 그렇게 보냈던것 같습니다.

 

그리곤 갑자기 연락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 내가 맘에 안드나 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별 생각 없이 며칠이 지나고 디아블로 얘기로 떠들석하더군요.

 

바람의 나라, 메이플 스토리 빼곤 RPG게임을 거의 안한 저로서는... 대개 스포츠 게임만 하는 저로서는

 

별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친구놈이 디아블로 광이라서 줄서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몸살이 난겁니다. 봄에 몸살 나는것도 참 드문일이지요...

 

어찌 되었든 친구가 대신 기다려 달라고 한정판 사면 자기가 10만원 준다고 하길래 아 이게 왠 떡이냐 싶어 기다리려고 가는 도중

 

처음 그 여자아이에게 제 번호를 준 친한 여자애를 만났습니다. 그 여자애가 저를 보자마자

 

"야 너 왜 걔한테 연락안해? 걔 지금 완전 삐졌어. 어제도 나랑 술마시면서 화풀이 하던데?"

 

이러는 겁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된다는 관념이 제 머릿속에 또렷하게 박혀있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사과이기 때문에 카톡을 보내려고... 밀어서 잠금해제를 하는 순간. 갑자기 문득 드는 생각...

 

'내가 뭘 잘못한거지?'

 

덕분에 오랫만에 팔각정에 갔습니다. 사실 그 여자애 기분 나쁘게 안하려고 카톡 켜놓고 올 때마다 최대한 빠르게 보냈고 존댓말 썻고 맞춤법 다 검사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먼저 연락 끊어놓고, 완전 대충대충 답장하듯이 보내놓고 맞춤법 다 틀렸으면서!

 

이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 하더군요. 그러다 화를 가라 앉히고 속으로

 

'아 나한테 관심 있다고 그랬지.. 이상형 때문에 그런건가.' 이러면서 그 여자애한테 전화로 연락했습니다.

 

기다렸던건지 전화하자마자 받더군요. 미안하다고 만나자고 그랬습니다. 이 때까지 저는 이 여자애가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만나게 됬습니다. 별 생각 없이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에겐 꽤 과분하게 생긴 여성분이 오셔서는 xx오빠 맞냐고 그러더군요. 맞다고 그랬지요.

 

만나서 밥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제가 미안하다고 그랬지요. 갑자기 그 여자애가

 

"그럼 영화 1편만 같이 보면 안되요?"

 

라고 하더군요...

 

어차피 집에서 혼자서 적적하게 있는것보단 낫겟다 싶어 영화 보고 집으로 귀가 했지요.

 

그렇게 그 여자애와 계속해서 카톡을 보내다가 며칠이 지난 시점에서 제가 레포트를 쓰고 있었는데 정말 여러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질질 끄는 경우가 상당히 허다하지 않습니까? 뭔가 딱 생각이 안나서.

 

딱 생각이 나는 순간 전달음이 들리는겁니다. 그 여자애였습니다. 밀어서 잠금해제 하고 답장을 보내려는 순간 생각났던게 기억이 안나는겁니다.

 

ㅡㅡ 화가 나더군요. 며칠뒤까지 제출인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 그 전까지 지구 종말이네 뭐네 이런 얘기 했던것 같습니다. 화를 참고 내용을 봤습니다.

 

"오빠 만약 지구가 멸망한다면 누구와 같이 있고 싶어?"

 

아아 이런것 때문에 내 소중한 아이디어를 망쳤구나염 ㅋ 하면서 화를 참지 못하고

 

"확실한건 넌 아니야." 라고 보냈습니다.

 

보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왠지 아 딱봐도 이건 고백을 유도하는 말이다. 자기가 좋다고 말해라 이런 느낌이 드는겁니다. 그래서 아 모르겠다 하고 휴대폰을 던져두고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폰을 보니 난리가 났더군요.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여자아이 번호로 부재중 전화만 41통 카톡도 제 말을 보려면 한참 올라가야 보일 정도였지요.

 

그 여자애에게 제 번호를 준 친한 여자 Z에게도 전화가 왔더군요. 일단 Z한테 전화를 했지요.

 

받자마자 Z가

 

"야 너 때문에 내가 잠을 못잤잖아! 걔가 울면서 전화하더라!" 이러는 겁니다.

 

그래도 정신이 들지 않아 일단 세수를 하고 그 여자애가 보낸 카톡 내용을 봤습니다.

 

'......'

 

'제가 마음에 안들어요?'

 

'오빠 대답해봐요. 뭐가 별론데요?'

 

처음엔 이런 정상적인 내용이었지만 나중엔 술을 마신듯 (맞춤법 틀린거 복원한겁니다.)

 

'야! 내가 너 말고 남자 없는줄 알아? 니 얼굴에 나면 감지덕지지!'

 

'어어 그래 대답 안하시겠다? 키말곤 볼 것도 없는 자식이!'

 

'이런 똘추야 좀 내가 그렇게 보챘으면 눈치 좀 채라 이 미련곰탱아.'

 

... 할 말이 없더군요. 화가 났습니다. 물론 그 아이도 제게 너무 어이없게 그런 말을 들어 기분이 나빴겠지만 저도 기분이 나빠서 일단 화를 삭이고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 얘한테 화날 때 팔각정 간다고 말했지?'

 

해서 카톡 남김말에

 

'팔각정 좋다.'

 

이렇게 써놓곤 팔각정에 갔습니다. 기억한다면 보고 제가 기분이 나쁘다는 걸 눈치채주기 바라면서요.

 

별 생각 없이 전망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옆에 여자 한명이 서더군요. 갑자기 바로 옆에 서더길래 뭐야 하고 지나가려고 했는데 약간 낯이 익더군요.

 

다시 돌아봤는데 그 여자애였습니다. 저는 당황해서 서둘러 빠져나가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서로간에 정적이 흘렀지요. 먼저 정적을 깬건 여자아이였습니다.

 

"오빠는 왜 내가 싫어요?"

 

... 대답을 안했습니다. 그러니

 

"말해 봐요! 제가 짜증나서 여기 온거에요? 저는 오빠한테 겨우 귀찮은 사람이었나요?"

 

그러더군요. 다소 한적한 때여서 사람도 거의 없었고 그나마 몇몇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냈지만  알아서 피해 갔습니다.

 

속으로 아 망했다 싶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아이가 우는 겁니다. 울면서

 

"나는 오빠가 정말 좋은데 오빠는 나를 싫어하는구나."

 

이 상황을 피하려고만 했던 제 머리에 갑자기 망치가 내려친 듯 큰 충격이 왔습니다.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나를 정말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구나. 이런 사람은 잃기 싫다 내 옆에 두고 싶다라는 생각에

 

"넌 너를 정말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부정적으로 해석한 듯 (나중에 물어보니 거리를 두자는 식으로 생각했다더군요.) 더 울면서

 

"알았어요. 포기 할게요."

 

해서 제가

 

"너는 나랑 생각이 좀 다르네? 뭐 이런것도 우리가 서로 맞춰나가야 할 부분이겠지? 아직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남았잖아."

 

그 여자애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쳐다보고 있자 저는

 

"왜냐면 오늘이 우리의 1일이니까." 하면서 웃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서럽게 울면서 저에게 안겼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토닥토닥거렸습니다.

 

그리고 근처 공원게 가서 저녁 늦게까지 이야기 하다가 바래다 주고 집에 갔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그 날 이후 며칠간 계속해서 만났습니다. 근 열흘은 될 거에요. 하루도 안빼놓고 만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처음엔 계산을 아 그냥 내가 하면 되지 싶어 다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체크카드에 달마다 넣어주는 용돈이 다 떨어져갈 무렵 알았습니다.

 

모아두었던 용돈이랑 받은용돈까지 150만원 정도 있었는데 그게 열흘 정도 만에 60만원 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계속 계산해오던 터라 그 다음날도 밥을 먹고 나서 계산대로 가려고 하던 찰나 그 생각이 나서 차마 여자친구한테 더치 하자고 말은 못하고 화장실 간다고 말하고 화장실에 갔습니다.

 

돌아왔더니 여자친구는 밖에 있더군요. 아 계산했나 보다 해서 나가려고 하는데 점원이

 

"손님 돈은 내고 가셔야죠." 그러는 겁니다

 

살짝 빈정 상한 저는 집에 가고 싶어 여자친구에게

 

"오늘 나 몸이 너무 안좋다 집에서 좀 쉴게."

 

하고 팔각정에 갔습니다. 카톡 남김말에 '팔각정은 정말 좋은 곳이지' 라고 써놨습니다. 저번처럼 좀 와줬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게 설정해놧는데 카톡을 보지도 않는건지... 짜증나서 차단하고 여자친구 번호를 지워버렸습니다. 설마 학교에 오진 않겠지 싶었지만 무서워서 학교에서도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했고 자취방에서 자는것도 자제했습니다. 친구 자취방에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일단 전부 차단해논 상태고 스팸도 보지도 않고 삭제해서 뭐라고 온지도 모르고요. 아직 집에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아무리 저를 좋아해주는 여자친구라지만 개인적인 목표가 있어서 저축하던 돈을 탕진하게 하고 생활 패턴을 깨트리면서 까지 만나고 싶진 않더군요.

 

오늘 지나가다 Z를 만났습니다. Z가 너는 이제 여자친구한테 죽었다고 빨리 만나서 빌라고 그러더군요.

 

내가 왜? 하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망할 갑자기 제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는겁니다. 통화내용이

 

"어 여깄는데? 어 어차피 곧 얘 강의라서 거기서 기다리면 돼." 이러더군요.

 

강의 씹고 그냥 친구랑 당구장 갔습니다. 여자친구 만나는게 두렵습니다. 제 잘못이 너무 크기에 두렵기도 하지만 앞으로 없어질 제 돈들을 생각하면 정말 두려워요. 이렇게 쓰면 여자친구를 위해서 나중에 무엇도 해줄 만한 사람이 되지 못할 것만 같아서요.

 

여자친구가 네이트판을 자주 보기에 글을 씁니다.

 

저 어떻게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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