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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기행-논산 종학당] 부(富)를 전하지 말고 학(學)을 꽃피워라

김형석 |2012.06.08 14:54
조회 8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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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기행-논산 종학당] 부(富)를 전하지 말고 학(學)을 꽃피워라

 

 

1. 평생 책 읽는 아이로 만들어라.  (서애 유성룡 종가)
2. 자긍심 있는 아이로 키워라.  (석주 이상룡 종가)
3. 때로는 손해 볼 줄 아는 아이로 키워라.  (운악 이함 종가)
4. 스스로 재능을 발견할도록 기회를 제공하라.  (소치 허련 가문)
5. 공부에 뜻이 있는 아이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라.  (퇴계 이황 종가)
6. 세심하게 점검하여 질책하고 조언하라.  (고산 윤선도 종가)
7. 아버지가 자녀교육의 매니저로 직접 나서라.  (다산 정약용 가문)
8. 최상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라.  (호은 종가)
9. 아이의 멘토가 되라.  (명제 윤증 종가)
10.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실천하라. (경주 최부잣집)

- 최효찬의《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중에서 -


 

 

부의 양극화로 상생은 실종되고 경쟁은 격화되어

지치고 분노한 도시를 떠나...

역사에서 길을 찾듯 선조들의 지혜가 자리잡은 종학당을 찾았다.

 

 

논산 일대의 명문가였던 파평 윤씨의 문중서당이 바로 종학당이다.

종학당은 창건 후 무려 340여 년 동안 많은 인재를 배출한 학문의 요람으로

요즘의 관점에서 보면 사립학교다.

윤증의 백부인 윤순거가 종중의 자제들을 가르치던 곳인데,

이 종학에서 배출된 대과 급제자만 40여 명에 이른다고 했다.

 

파평 윤씨 가문의 문과 급제자 46인의 대다수가 이곳 출신이었다고 전해진다.

한 장소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과거에 40여 명 이상 배출된 사실은

조선 500년 역사에서 없던 일이다.

지난 1999년부터 4년여에 걸쳐 원형을 복원한 종학원에는

종학당, 보인당, 백록당, 정수루 등의 건물이 널찍하게 들어서 있다.

 

 

 

종학당은 동향에 가까운 동남향으로 서 있으며 주변은 담을 둘러 구획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한옥 기와집으로 중앙의 1칸은 대청이며, 양쪽의 1칸씩은 온돌방을 뒀다.
관리사옥은 누마루식 건물 1동과, 민가용 건물 1동으로 구성돼 있다.

 

대청과 온돌방 사이에는 3분합 문 10개를 달아 필요에 따라 방과 대청을 터서 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3동으로 이뤄진 종학당은 화재로 소실된 것을 동로 선생의 5대손인 정규(果川公)가 현재의 종학당을 재건축했다고 전해진다.

보인당(輔仁堂)과 함께 이 일대를 묶어 종학원이라 명명하고 종학의 전통을 되새기고 있다.

 

 

종학당(정수루,숙사)/宗學堂(淨水樓,宿舍):

파평 윤씨 문중의 자녀와 내외척, 처가의 자녀들이 모여 합숙교육을 받던 교육도장이다. 인조 21년(1643) 윤순거가 문중의 자녀교육을 위해 세운 후 종약(宗約)을 제정하였다. 화재로 인해 없어졌다가 1970년 윤정규가 지금의 종학당을 다시 지었다. 앞면 4칸·옆면 2칸으로 가운데 2x2칸은 대청을 겸한 트인 마루를 두었고 양쪽 칸은 방을 설치하였다. 1910년까지 운영된 종학당은 일반 서원이나 서당과는 다르게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두고 학칙도 정하여 시행하였다.[문화유산 자료]

 

 

요새 들어 젊은 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고,
내가 가장 크게 문제 삼는 말이 있다.
"애들이 다 그렇지요 뭐."
요즘의 자녀 교육을 보면
아이 중심의 교육이 그 주된 흐름이다.
그런데 아이 중심이라는 말이 모든 것을
아이 뜻대로 하게 해 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것을 무조건 하게 해 주는 것도 위험하다.
아이의 말을 다 들어주는 것이 결국 아이의 사람됨을
망치는 지름길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 문용린의《열살전에 사람됨을 가르쳐라》중에서 -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이 바로 누각인 정수루다.

마치 안동 병산서원의 만대루를 연상케하는 모습인데 계단을 딛고 오르는 만대루와는 달리,

정수루는 돋아놓은 땅을 밟고 바로 오르도록 돼있다.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에 위치한 종학당은

지난 1997년 충남도유형문화재 제152호로 지정, 관리돼 오고 있다.

1643년(인조 21년) 명제 윤증의 큰아버지인 윤순거가 문중의 자녀교육을 위해 건립,

1910년 한일합방이 있기 전까지 교육이 이뤄졌지만 신교육제도가 도입된 이후 폐쇄됐다.

 

종학당 건립 당시 윤순거는 파평 윤씨 문중 자제의 교육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종제인 윤원거, 아우 윤선거와 함께 종약 및 가훈을 제정했다.

또 책, 기물, 재산 등을 마련하고 윤순거 자신은 초대 당장(堂長)이 돼

초창기 학사 운영의 기반을 닦았고,

명재 윤증도 한 때 당장직을 맡아 후학을 양성했다.

 

 

부(富)를 전하지 말고

학(學)을 꽃피워 국가의 인재를 양성하라

 

윤순거(1569~1668)의 본관은 파평(坡平)이고 자는 노직(魯直), 호는 동토(童土)다.
아버지는 대사간을 지낸 윤황(尹煌)이고 어머니는 당대의 명유인 성혼(成渾)의 딸이다.

서예가로도 유명하며 초서의 대가로

송나라 때 주자 선생이 지은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초서로 쓴 것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보물로 지정되었다.

 

 

                        윤순거 선생의 '무이구곡가(보물1671호)'

 

논산일대의 명문가로서 거부였던 파평 윤씨 집안의

윤순거 선생은 병자호란 등 전란을 당하면서

재산을 자손에게 물려주는 것보다는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종학당을 세워 후진 교육에 올인했다.

 

아쉬운 점은 문중 중심의 사랍학교가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씨족사회를 벗어나 추진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정수루는 한쪽이 불탄 것을 후대에 복원한 것이고,

백록당 등에서는 지금도 여름방학이면 파평 윤씨의 후손들을 모아 교육을 하는 등 활용하고 있다.

 

 

좋은 추억, 특히 어린 시절
가족 간의 아름다운 추억만큼 귀하고 강력하며
아이의 앞날에 유익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교육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한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간직한
아름답고 신성한 추억만한 교육은 없을 것이다.
마음속에 아름다운 추억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 사람은
악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할 것이다.

- 도스토예프스키의《카라마조프의 형제들》중에서 -

 

 

정수루에 올라 내다보면 바로 가까이는 연못과 종학당 주변의 아름드리 배롱나무꽃이,

병사리 저수지의 물빛과 건너 마을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三曲君着袈壑船 不知停櫂幾何年
삼곡군착가학선 부지정도기하년
桑田海水今如許 泡沫風燈敢自憐
상전해수금여허 포말풍등감자련

삼곡에 매어둔 배를 그대는 보았는가
노젓기를 그만둔 지 몇 해인지 모르겠네.
상전이 바다 된 것이 지금부터 언제런가
물거품 풍등 인생 가련하기 그지없다.

 

七曲移船上碧灘 隱屛仙掌更回省
칠곡이선상벽탄 은병선장갱회성
却憐昨夜峰頭雨 添得飛泉幾度寒
각연작야봉두우 첨득비천기도한

칠곡에 배를 몰아 푸른 여울 올라가서
은병봉과 선장암을 다시금 돌아보니 가히 아름답다
어젯밤 봉우리에 내린 비여
비천은 얼마나 찬 것을 얻었는고.

九曲將窮眼豁然 桑麻雨露見平川
구곡장궁안활연 상마우로견평천
漁郞更覓桃源路 除是人間別有天
어랑갱멱도원로 제시인간별유천

아홉 굽이 장차 다해 눈이 훤히 열리니
뽕나무 삼나무 비이슬이 평천을 보누나
어랑이 다시 무릉 도원 찾지만은
이게 바로 인간 세상 천하 절승 별천지네. 

 

송나라 때 주자 선생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사방이 고즈넉해 후학들이 학문에 정진하기

딱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게 한다.
건물구조와 풍경에서

선조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지혜로움이 그대로 묻어난다.

 

정수루에서 바라본 풍경...

달밤에 보면 더운 운치가 있겠다^^

 

 

달밤에-尹拯(윤증)

裸體牕間臥(나체창간와) : 옷 벗고 들창 사이에 누워

偃蹇明月下(언건명월하) : 밝은 달빛 아래 뒤척인다

超然忘世紛(초연망세분) : 초연히 세상 분란 잊으니

我是何爲者(아시하위자) : 나는 대체 무엇 하는 사람인가.

 

 

여행, 자연, 역사에서 배우는 것들...^^

 

 

아이들에게는 자연이 교과서이다.
원없이 놀게 하라. 유아기 아이들의 경우
식물농원, 동물원, 각종 생태 자연학습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많이 갖도록 하는 게 좋다. 비록 즉각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겠지만, 어린 나이에 외우고 쓰는 학습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싫증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 맘껏 뛰어놀면서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다.

- 강명희의《공부벌레보다 차라리 꼴찌로 키워라》중에서 -

 

 

몇 살이건, 어떤 교육을 받았건,
우리는 대부분 사용되지 않은 잠재능력을 가진다.
사용되지 않았던 것을 사용하고,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배우는 행위는 우리가 떠안은
일종의 진화적 운명이다.

- 조지레오 나르드의《달인》중에서 -

 

 

종학당 쪽에 서면 배롱나무 꽃과 돌담 사이로 아름다운 처마를 이고있는

정수루의 한쪽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기가 막히다.

 

 

백일홍으로 불리는 배롱나무와 고택의 조화...

 

배롱나무에는 선비정신이 담겨있다지만

배롱나무는 혼자 서있을 때보다

고풍스러운 고택이나 운치있는 누각과 어우러질 때,

비로소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들 한다^^

 

배롱나무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다시 찾고 싶다.

늦여름 풍경을 완성하는 꽃이 피면

100일이 간다고 해서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당파싸움과 왜란, 호란 등으로 암울했던 그때나

지금이나...

교육이 희망이 아닐까요?

 

 

튼튼한 나무가 있기를 바라고
고운 꽃을 보기 원한다면
반드시 좋은 흙이 있어야지요.
흙이 없으면 꽃도 나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꽃이나 나무보다
흙이 더 중요합니다.

- 루쉰의《한 권으로 읽는 루쉰 문학 선집》중에서 -


* 미래의 인물을 바라고
훌륭한 꿈나무가 자라기를 원한다면
이 나라 교육의 토대가 달라져야 합니다.
교육이 곧 흙입니다. 사람을 낳는 흙입니다.
세상의 시선이 온통 오늘의 현실문제에 머물러 있어도
누군가는 흙을 갈고 닦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흙을 살려야 사람도 삽니다.
인물이 태어납니다.[펌]

 

 

 

과도한 사교육, 숨막히는 입시경쟁,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 등

국내 교육계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로 시끄러운 대한민국...

 

자녀들과 함께 종학당에 들러

선조들이 학문에 정진하던 모습을 상상하면서

요즘 교육열은 높으나 인성교육에는 부족한 현실과 우리 교육문제점 등

비교, 개선점 등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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