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전문대 간호과 3년을 졸업하고 간호사라는 직업에 3개월째 몸담고 있는 23살 처자입니다..
아직 3개월밖에 일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간호사하면더 답답했던 부분들
친구들이랑 수다떨거나 남자친구한테 하소연해도 풀어지지 않는 마음을 추스리고자
이렇게 톡에 올려보게됩니다
처음에 간호과에 진학하면서 상상했던 간호사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오래 입원하지 않았던 분이라면 어느분이나 상상하고있을 모습입니다.
말그대로 나이팅게일, 천사의 모습. 상냥하고 따뜻한 마음. 사랑으로 감싸주는 모습
이 모든것을 상상하며 저는 앞으로 될 간호사의 모습에 마냥 뿌듯했습니다.
실습기간에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의 대부분은 깨졌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꿈꾸는 간호사가 되리라 언제나 맘을 먹으며 버텨냈습니다.
그렇게 열공하고 맘을 추스리며 국시도 무사히 치르고 병원에 입사하게 되었지요..
저는 아직 아는것이 많이 없습니다.. 약 하나하나에 대한 지식도 그다지 없습니다
신경외과에 근무하고 있으면서 시간별로 들어가야하는 주사놓고..
뇌졸중으로 입원해 말한마디 못하고 목에 구멍뚫고계신분들(호흡이 힘들기때문에..
그 구멍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사부위가 부어올라도 아프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미동도 없이
아프면 목에 가래만 그렁그렁 하시는 할머니들 .. 그래도 빨리 나아서 집에가라고
손잡아서 말 한마디씩 해주는게 유일한 낙이 된것같습니다.
처음엔 눈도 못뜨고 계시던 할머니가 어느덧 눈도뜨고 말을걸면 눈을 마주쳐주기도하고
처음 눈이 마주치던 그 순간의 느낌..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퇴원하시는 환자들, 수고했다고 싱글싱글 웃으시면 제 마음도 날아갈듯 기쁘곤 했습니다
아는것도없고
주사도 잘 못놓지만
그래도 환자들 앞에선 최대한 웃으려고 노력했고
불편한게 있으면 해결해주고싶어 발만 동동 구르기도 합니다
어느 환자의 보호자(엄마또래의 아주머니)로부터는
간호사중에 내가 제일 좋다는 극찬을 해주시기도했습니다(그때의 기분도 잊을수가없네요)
하지만 정말 '주사 못놓는다'는 것만 가지고 저는 최악의 간호사로 추락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입원했던 할머니들은 정말 보이는 혈관이 없습니다
엄지손가락, 발등, 그것도 힘들면 발바닥에도 주사를 놓게되면서
그래도 그 할머니들 운이좋으면 한번에 주사를 성공하면서
정말 3개월동안 나 일하는게 많이 익숙해졌다고 스스로 자만했었나봅니다
어느날 그나마 혈관이 괜찮은 할머니 링겔을 놔드리는데
두번 실패를하고 세번째로 손등에 주사놓기를 시도했는데
많이아팠나봅니다.. 바늘 끝이 들어가자마자 저를 밀쳐버리며 쫓아버립니다
다른간호사 데리고오라고, 왜이리 주사를 못놓냐고 소리를 고래고래지릅니다.
8인실이었습니다.. 많은분들의 시선이 저에게로 집중되었습니다
너무 서러웠지만 다른간호사 불러드렸고.. 한번만에 성공했다고 합디다. -_-할말없고, ㅋㅋㅋ
환자들이 불편한거 하나씩만 얘기해도
병동 한바퀴 돌면 50명으로부터 불만을 들은겁니다
하나하나 기억하기엔 아직 벅찰뿐더러...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해결하다보니
아무래도 해결이 늦어지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욕은 있는대로 듣습니다.. 욕도 한마디씩 들어도 50마디입니다. 하루가 꼴딱 갑니다
3교대 근무, 하루 24시간이라 사람들은 간호사가 8시간씩 일하는줄 압니다
하지만 인계시간이 합쳐지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하게 됩니다
데이근무를 하려면 아침 5시부터 일어나야하고
이브닝 근무를 하려면 밤 11시 늦으면 12시에 일이 끝나고
나이트근무는 뭐 할말도없지요~ 아직 신규라 뛰어본적은없지만 힘들듯합니다..ㅋㅋ
제시간에 주사놓기도 너무 바쁜데 환자들의 불만은 왜이리 많은지...
처음엔 다 감싸안아줄줄 알았는데 이제 자주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분들껜
너무나도 죄송하지만 지치게됩니다...ㅠ
교통사고로 입원하신분들
허리아프다 목아프다 고래고래 소리빽 지르다가도
보험회사와 무슨 합의?가되면 훽 돌아섭니다. 당장 퇴원시켜달라고 다시 소리를 질러댑니다.
그때부터 부랴부랴 차트를 정리해서 내려가도 퇴원수속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돈받기싫냐고 왜이리 시간이 오래걸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댑니다..
어느 환자는 의사와 면담을 해야하는데 왜 이리 시간이 늦어지냐고
온 쌍욕을 들먹이며 이 병원이 뭐가 되니안되니 다시 병동이 떠나가라 소리를칩니다.
왜이리 처리도 늦고 어쩌고저쩌고.............
의사에게 면담신청을 내렸는데 의사가 아직 시간이 안된걸 어쩝니까
그렇게 달래줘도 안듣습니다. 환자가 아픈데 어쩌고저쩌고 온 진상[죄송..ㅠ]을 다떱니다
그러다가 의사가 회진을 위해 병동에 올라왔습니다
보호자가 간호사실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걸 듣다가
왜그러냐고 묻습니다
보호자 그리 쌍욕을하다가 돌아서서 의사를 봅니다
한순간에 순한 양이되어, 방금 소리지른걸 의사가 들었나 싶었는지 허허거립니다
그리고 머뭇머뭇... 우리에게 쌍욕과 함께 했던말들 최대한 공손하게 풀어
우리에겐 '이사람들이!!' 를 붙여가며 얘기했던 내용들을
'선생님'과 미소를 덧붙여가며 천천히 말을합니다
기가막혀 돌아섰습니다.. 많이 서러웠습니다
의사가 배운게 많아서, ? 의사는 힘이있어서, ?
정말 코앞에서 대놓고 말투부터 달라지는데 어이가없었습니다..
간호사는 정말 너무 힘든 직업인것같습니다
누구보다 독해야 잘 버틴다는 말이 점점 실감이 나고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내 직장이다. 열심히해보자, 산뜻한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학교때 교직과목 이수했던걸 떠올리며
간호사일하는것만큼 빡세게 공부해서 임용고시를 패스해야겠구나,
3수를하든 4수를하든 이게 간호사보다 나을지도 모르겠구나,
이런생각마저 듭니다.. [압니다~ 임용고시패스하기 얼마나 힘든지 압니다!]
.
.
음.. 이것저것 생각나는데로 쓰긴했는데
쓰고나니 마무리가 안되네요.. 한참 생각하고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싶은말은 무엇이었을까? -_-;;
그래요.. 그래도 우리 눈만뜨고 24시간 누워있을수밖에 없는 할머니들..
그할머니들과 눈 마주치면서 손 꼭 잡으면서..
힘든 간호생활에도 낙을 누리면서.. 하는만큼은 열정을 쏟아부어야겠지요..
환자분들, 그 보호자분들
힘들고 아픈거 압니다만.. 너무 간호사들을 무시하거나 꼬투리잡아서 쏘아대지 말아주세요
저희도 환자분들이 빨리 나아서 퇴원하면 좋습니다...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간호사들도.. 한간호사가 한환자를 맡지 않는이상..
많은 환자들 대하다보면.. 복잡합니다.. 신규입장으로썬 정말 교통사고라도 나서
내가 입원해버리고싶습니다 ( 교통사고로 입원하신 분들 죄송합니다..ㅠㅠ )
그냥 간호사들도 많이 힘들다는거.. 의사한테 치이고 환자들한테도 치이고 힘들다는거..
그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쩝.. 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