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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돼지 도축장에서 일해본 썰

곽진권 |2012.06.10 14:40
조회 6,401 |추천 1

 

 때는 전역한지 1달남짓 됐을꺼야.

 

 집에서 백수새끼마냥 쳐 놀다가..

 아..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알바천국에 들어가서 할만한 알바를 물색해보고 있었지.

 

시급, 시간, 요일 확인해보다가 눈에 확 띄는게 보이더라구~

하루 일당 6만원/월~금 근무/근무시간 07:00~18:00

 

 오! 이거 괜찮은데.. 주말에 쉬고 오후 6시까지하는거면 완전 꿀이지 꿀!

 하면서 바로 입사 ㄱㄱ

 

 

 첫날 그 회사 사무실을 찾아가니까

 거기 실장아저씨 曰

 "나이가 몇살이야? 이거 생각보다 좀 힘든데 할 수 있겠어? 2달이상 할 수 있는 사람 구하는건데"

 

 나야 뭐 군대전역도 했고

 나름대로 고생 좀 해봤다 하는 자부심이있어서

 흔쾌히 받아들였지

 

 

 그리고 첫날...

 아참. 내가 일한 곳은 축산물공판장인데 

 이곳에선 도축, 냉동, 가공, 경매를 해 ~

 .

 우리 식탁에 고기가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중에

 제일 첫번째에 해당하지 ㅋㅋ

 

 하는일은 오전에는 전날 도축해서 얼려두었던 소, 돼지 등을 냉동실에서 옮기는 작업이야..

 참고로 옮긴다는 표현이 등에 메고 옮기는게 아니라

 천장 레일에 있는 고리에 소, 돼지 들이 걸려있거든?

 우리는 레일 경로에 따라 그걸 밀어서 빼면 되는거야~~

 

 고리에는 소가 세로로 정확히 반이 잘려져 걸려있어  

 소의 완전한 상태에서 손,발,머리,가죽만 없고 세로로 이등분 됐다고 보면 되 

 소 반쪽의 무게는 대략 180kg이고.. 워낙 무게가 많이나가 밀어도 잘 안움직이더라 ...

 

 그렇게 냉동고에 있는 소를 밖으로 빼고나면

 이제 각 정육점, 한우 식당에서 온 사장님들이 경매에 참석해  

 이제 알바들은 냉동된 소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고기의 상태를 보여주는 거징  

 (소의 등급판정은 경매가 시작하기 전에 마블링 상태를 보고 도장을 찍어 놓음

 a+++ 라는 등급도 봤는데 내눈은 사시라 고기가 좋은지 안좋은지 잘 모르겄음 ㅋㅋ)

 

 대충 한 마리의 가격은 몇백만을 호가하고,

 사장님덜은 좋은고기가 있으면 아낌없이 투자 하시더라구..

 

 그렇게 오전 경매가 끝나고나면

 이제 그날 잡을 소를 도축하지~~

 

 참고로 도축은 팀이 따로 있기도하고

 보통 나이 많으신 아저씨들이 해~

 이게 워낙 큰 동물을 잡는거기도 하고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엄청나대

 소주 한두병씩 먹고 작업한다는 얘기도 들었어

 소 대가리에 총을 빵~ 쏜다음 손,발,머리 절단, 장기 적출하고 가죽 뱃긴 후에

 갓잡은 소들이 차례대로 냉동실에 들어오기 시작해~

 

 이 때부터 오후 일 ㄱㄱㄱ

 막 잡은거라 손목 발목 모가지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밀고 땡겨서 냉동실에 차례대로 넣지 ㅋㅋ

 갓 잡은거라 근육이 꿈틀꿈틀 움직이는데 절로 인상이 찌푸려짐...

 

 아.. 그리고 나는 하루에 도축을 그렇게 많이 하는 줄 몰랐어~

 하루 평균 약 200~300마리를 잡아 ..

 신나게 냉동고에 넣고나면 그날 할 일은 끝난거야 ㅋㅋ

 작업복은 어느새 소에게서 나온 피, 기름, 알 수없는 비린내등으로 흠뻑 젖어버려있지

 

 진짜 나중에 가서야 냄새에 익숙해졌지

 처음엔 토 나온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하고 퀘퀘한 냄시야 .. ㅠㅠ ㅠ

 

 

 도축장 알바하면서 힘든점 3가지를 꼽으라면

 1. 가축들의 온갖 냄새, 피

 2. 부주의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

 3. 쉬는시간따윈 거의 없음 

 

 냄새는 참을만 하지만

 진짜 안전사고의 위험성은 근처에 도사리고 있어 ㅋㅋ

 꽝꽝언 돼지의 족발에 베어본적도 있고,

 고기 옮기는 도중에 뒤에서 날아온 소에 치인적도 있고

 레일에 걸린 고리(약 3~5kg쇳덩이)가 조작미숙으로 떨어지기도 함..

 

 그리고 내가 바쁜시기에 들어가서 그런지

 점심시간 빼고 쉬는시간은 총 합쳐봐야 30분?

 

 힘들기는 오지게 힘들어.. ㅋㅋㅋ 상체 근육 만들고 싶은분은 한번 가봐도 좋을듯..

 나 같은경우엔 일시작하고 1주일까지는

 퇴근하고 집에오자마자 뻗어버림...

 

 6시에 끝난다는 메리트가 없어 시발...

 집오면 자고, 담날 일나가고 또 퇴근하자마자 뻗고

 

 암튼 한달 반정도하고

 내가 이걸 더 했다간 몸이 남아나질 않겠다 싶어서

 자존심 굽히고 쿨하게 그만둠... ㅋㅋ

 

 

이 알바 그만두면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

나중에 고생 안하려면 버젓한 직장에서 일해야 겠구나 하고 ..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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