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제는 결시친인데 제가 결혼을 하진 않았거든요..
카테고리를 어디에 올려야 많은 분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방제 이탈인건 아는데, 혹시 제가 요즘 느끼는게 주부우울증인가 싶어서
결시친에 올리게됐습니다.
제가 지금 머릿속이 정리 되지 않아서
내용이 뒤죽박죽이고 좀 길 수 있는데 찬찬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조언까지 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20대 휴학녀입니다.
이번이 막학기인데 인턴경험도 없고, 변변한 자격증도, 학점도 뛰어난 편이 아니기에
일단 휴학을 하고 공부를해서 이력서에 쓸 부분을 채우자! 라는 생각으로
솔직히 좀 계획없이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어머니께서 큰 병에 걸리셔서 수술을 하시게 되었는데
제가 휴학한 김에 병원에서 한달정도 먹고자고 생활하며 어머님 병간호를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어머니 병간호를 하기위해서 휴학한게 아닌데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병원에서 잘 사람은 무조건 제가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다음날 학교를 가거나 출근을 하기 위해 집에 돌아가면서
제가 병간호하기 위해서 휴학한 사람 인 것 처럼 장하다고 격려하고 그러는게 솔직히 싫었습니다.
제가 2월달에 큰 시험이 있었는데 (그 시험이 일년에 딱 두번밖에 없어요.)
병원에서 먹고자고하면서 공부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루종일 환자옆에서 보살피고 새벽에는 링거떨어지면 간호사 불러야하고 오줌통비워야하고
병원에 있을때 정말 취침시간이 세시간? 이정도 밖에 안됐어요)
결국 자격증 시험에서 떨어졌고, 솔직히 억울했습니다.
그래도 저 없는 동안 다른 가족들이 어머니 병간호하느라 힘들었을거 생각하며 그냥 넘어갔습니다.
병원에 있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건 결국 제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리고 어머니 퇴원하시고 집에 있는동안 고름소독이나 응가주머니갈기등 여러저러 잡다한 일은
가족들 모두 "네가 병원에 있어서 잘 알지 우리는 몰라서 잘 못한다." 하면서
가르쳐줘도 "네가 잘하니까 네가 해" 이런 식으로 제가 도맡아서 하게 되었는데
그게 여간 고역이 아닌겁니다. 새벽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해야하고..
그런데 가족들 모두 제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 같지 않았아요. 심지어 어머니까지도
게다가 병간호 외에도 온갖 집안일이 다 제 차지가 되는거에요.
다른 사람들 다 출근하고 등교할 때 저는 집에서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20대 초반의 여학생이 따로 요리학원을 다니거나 배운 것도 아닌데
요리를 하면 얼마나 할 수 있겠어요. 기껏 상차리면 먹을거 없다고 타박하고
대놓고 타박하는 것도 아니고 나 환자인데 내가 먹을거에 이렇게 신경써야하냐는 식으로
휴학하고 집에서 자격증 공부만 하다보니 정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라서
솔직히 잘 안먹고 잘 안씻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내놓는 빨래는 이삼일에 두세개 정도밖에 안나오는데
가족수가 있다보니 한번입고 휙 던져놓는거 이틀에 한번씩 세탁기를 돌려도 금새 빨래가 쌓여있고
자기들 빨래 자기들이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얌전히 통에 넣어두는 것도 아니고
벗어서 휙휙 던져놓으면 그거 일일히 줏어서 빨래통에 넣고 그런 제가 너무 싫은 거에요.
그래서 한번은 빨래를 사일정도 안해봤어요
진짜 화장실에 큰 대야가 두개 있는데 그 두개에 빨래가 산처럼 쌓여있는거에요
보는 순간 숨이 턱턱 막히는거에요.
근데 부모님이 저한테 화내시는거에요. 네가 집에서 하는게 대체 뭐냐고
환자있는 집인데 너 뭐하는거냐고 너무하는거 아니냐고
제가 그렇게 열성적으로 공부를 하는 편은 아니에요 사실.
대신 저는 남들 잘 때 공부해요
저는 밤 12시쯤 부터 공부하고 새벽 6시까지 공부하고 잠들어서 11~12시쯤 일어나요.
일어나서 점심차리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티비보면서 어머니 다리 주물주물하면
어느새 저녁먹을 시간이라서 또 저녁차리고 설거지하고
나머지 가족들 오길 기다렸다가 드라마 보고 예능보고
어느새 이게 일사이 되어버렸는데 이십대 한창인 나이에 주부마냥 이러고 있는게
한심하기도하고 매일 이러고 있으니까 가족들은 다 제가 놀고 먹는 줄 알고 그렇게 대하는데
밤에 공부하는게 버릇들어서 낮엔 집중을 잘 못하거든요.
지금은 어머니가 많이 괜찮아지셔서 직접 요리하시고 가사일은 좀 도와주시는데
동생은 야자를 하니까 그렇다 쳐도 오빠는 대학생이라서 학교도 잘 안가는데
매일 차려주는 밥상먹고 방으로 슉 들어가고..
저녁이나 주말에 저혼자 빨래 널고 있으면 동생, 오빠, 아버지 다 마냥 제가 하는 일인마냥
도와달래도 들은척도 안하고
그래서 하다못해 설거지라고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어느순간부터 다시 제가하고있어요
그래서 선언아닌 선언했어요 평일은 그렇다 쳐도 주말까진 난 이해못하겠다
주말엔 오빠를 시켜라
그랬더니 알겠다 하고선 어머니께서 직접하시면서 환자인 내가 이런것 까지 해야겠냐
막 이런식으로 저 들으라는 듯 막 앓는소리해요
지금은 어머니께서 많이 나으셔서 좀 덜하지만
2~4월달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집에 아무도 없는데
너까지 나가면 환자는 누가 돌보냐며 외출도 맘대로 못했어요.
근데 이제와서 넌 왜 밖에 안나가냐고 친구도 없냐고 그러면 제가 할말이 없는거에요
제 친구들은 다 복학중이고 저만 휴학중이라서 친구들이랑 자주 연락을 하지도 못했지만,
만나자고 할때마다 저는 집에 있어야 하니까 이핑계 저핑계로 못나갔는데
이제와 만나서 무슨얘길하겠어요. 저는 매일 집에만 있었는데..
이젠 친구들 만나기가 어색하고 할 얘기도 없어서 연락을 못하겠어요
연락안하다가 갑자기 연락하면 얘들이 이상하게 생각치는 않을까..
저한테 이렇게 가사일 시키고 병간호시키고 넌 엄마 병간호하려고 휴학한거다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제가 자격증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못내면 또 타박을 해요
집에만 있으면서 공부안하고 뭐했냐는 식으로 그거 하나 못따는건 멍청한거냐고
(저 그래도 휴학 중에 취득한 자격증 몇개 있어요.)
얼마전에 다른 시험을 봤었는데 시험에 떨어졌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드는거에요
어려운내용이라서 나름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래서 너무 우울했어요
근데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게서 오빠랑 심부름을 갔다오라고 시켰는데
(밤새고 시험보고 온거라서 너무 피곤했지만) 그게 사소한 언쟁으로 발전한거에요
아버지랑 어머니랑 막 큰 소리내고 어머니는 그게 짜증나니까 저한테 짜증을 막 전가시키고
저는 가뜩이나 시험도 못봐서 우울한테 나한테 짜증내니까 갑자기 열받고
저녁시간대여서 밥차릴 시간이었는데 어머니께 물으니 안먹는다고 지금 밥이 넘어가게 생겼냐고
신경질 내셔서 아버지 밥차려드리고 전 제 방으로 들어와서 막 화나서 방정리하다가
문자를 봤는데 제가 시험 망쳤음 ㅜㅜ 이렇게 보낸 문자에
아버지께서 '안되는걸 알면 일찍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렇게 답장보내신걸 봤는데 서러움 폭팔하는거에요
그리고 오빠 놀러나가다가 제 모습보고 저한테 문자보낸것도 너무 얄밉고
놀러나간 동생도 얄밉고
그래서 눈물을 조금 훔치다가 불꺼놓고 누워서 멍하니 드라마 보고있었어요
시간이 좀 지나서 제 속도 좀 가라앉고 그냥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는데
슬그머니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께서 "자냐?" 하는거에요 그래서 "안자는데 왜?"
이랬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아니라며 나가는거에요
그래서 뭐지? 하다가 다시 누웠는데 또 "자는거야?" 하면서 아버지가 방문을 여시더라구요
알고봤더니 설거지 거리가 쌓였는데 제가 설거지 안한다고 쟨대체뭐하는거냐고 방문을 연거더라구요
그때가 저녁 10시? 11시?쯤이였는데
저 이날 자격증 시험때문에 집에서 오전 11시에 밥먹고 설거지하고 나갔다 오후 5시쯤에 돌아와서
집에서도 밖에서도 아무 것도 안먹은 상태였어요. 어머니도 그걸 알구요.
근데 제가 먹은 그릇도 아닌 그릇들을 설거지 안한다고 한숨을 푹푹 내쉬는게
폭팔하는줄 알았아요.
그래서 당장 나와서 냅두라고 내가한다고했더니
어머니는 즐거운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은 상태로 할 필요없다고 냅두라고 화난톤?으로 말하고
아버지는 한심한 얼굴로 쳐다보는데
진짜 그날 밤새 울었어요.
그리고 또 얼마전엔 학교에서 동생문제로 연락이 왔는데
어머니께서 아프다보니 동생과 관련된 일은 저와 오빠가 상의하는데
동생이 걱정되는 맘과 동시에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동생도 제가 케어해야하는 맘에
너무 속상한거에요. 우린 건실하게 잘 자랐는데 얘는 왜이런걸로 날 힘들게할까하면서
방금 아버지 저녁을 차리다가 오빠한테 전화를 해서 저녁 집에서 먹을꺼냐고 물었더니
오빠 오늘 기말고사 끝나서 친구들이랑 놀라갈꺼라고해서 알았다 하고
아버지 혼자 드시게 할 수 없어서 먹기 싫은 밥 억지로 먹고 설거지하려는데
내가 무슨 집나간 남편기다리는 주부도 아니고 가족들 식사 집에서 할거냐고 묻는 것도 너무싫고
똑같은 20대 청춘 오빠는 평범한 학생처럼 놀러다니는데 나는 집구석에서 이러고있고
세탁기 탈수하는 소리에 설거지 끝나면 빨래너느건 또 내차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절로 얼굴이
찌푸려졌었나봐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보시곤 웃으면서 하라고 너 지금 설거지시켰다고 이러는거냐고
아침 설거지는 내가 하고 간거 아냐고 모르냐고 막 그러는거에요
첨엔 아버지가 장난치시는건줄알고 "몰라 내가 어떠허게 알아~"하면서 좀 짜증섞인 목소릴 냈더니
아버지께서 갑자기 화내시는거에요 서럽게시리
저희집 쿠쿠가 좀 이상해서 밥이 하루를 넘기면 쉰내?가 나는 것 같아서
하루에 한번씩 밥하는데 취사버튼만 누르면 땡이지만
그게 은근히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공부하러들어가기전에 밥통씻어서 쌀씻어서 취사누르고 40분뒤에 나와서
밥 휘저어여하고 밥이 좀 되면 되다 뭐라하고 질면 질다뭐라하고
이걸 매일매일 반복하니까 밥하는게 너무 싫은데
밥을 안해놓으면 다음날 엄청 혼을 내세요
근데 그러다고 제가 밥을 한다는거에 대한 고마움은 없는 것 같아요
하루는 농담조로 내가 맨날 밥하는데 고마운것도 모르냐고 물었더니
니가 언제 밥을 했다고 그러는데
어이가 없었어요
어머니께서 입원 퇴원을 반복하시는데 입원할때 매일매일 반년을 따라갔어요
그러다 사정이 생겨서 한번 안따라갔는데 욕먹었어요
환자 혼자 짐들고 입원하러가게했냐고
백번잘해도 한번못하면 소용없다는 말 여기에 적용되나요?
어머니께서 많이 괜찮아지셔서 제가 필요없을 것 같으니까
알바는 언제부터할꺼냐고 마냥 이렇게 놀꺼냐고
은근히 압박주시는것도 너무 스트레스고..
(제가 자격증을 몇개 따기는 했는데 그게 저의 결과물?이라고 여겨지진않나봐요)
나가서 살고 싶은데 돈은 하나도 없고.. 이젠 밖에 나가면 밖이 너무 어색하고..
(제가 집에 있는 동안 살이 좀 많이 쪘거든요 앉아서 공부만하다보니까
그러다보니 옷도 하나도 안맞고 밖에나가면 아는사람만날까 두렵고 그래서 이질감을 느껴요)
우리가족의 다른 가족구성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우리가족이 화목한 가정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매일 화를 내는 부모님,
제가 처음으로 설거지를 했던 나이가 13살이었습니다.
고작 열 세살 짜리 아이가 설거지를 한 이유가
설거지를 하니 나보고 잘했다고 칭찬해주는게 좋아서 관심받고싶어서 설거지를 했다는게
참...
지금 생각하면 그때 설거지하지 말껄. 왜 그때 설거지를 했을까
그냥 뻔뻔하게 철없게 주는대로 받아먹고 말지 왜그럤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들어요
그래 환자는 그렇다쳐도
밥먹을 사람이 알아서 챙겨먹고 먹은사람이 자기먹은 그릇만 치우고
옷벗어놓은 사람이 알아서 빨래하고 어지른 사람이 치우면 될텐데
여기저기 슉슉
아침에 11~12시쯤 느지막히 일어나면 집안꼴이 엉망이에요 주섬주섬 치우다가도 화가나고
지금 너무 우울하고 가사일은 너무 하고 싶지않아서 한숨부터 나오구요..
왜 나만 이런 고민을 하나 싶고..
제가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긴 했는데 이정돈 아니였거든요
근데 요즘은 툭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고, 나만 겉도는 것 같고 뭐하러사냐싶고..
이런게 주부우울증인가요?
제가 예민한건가요?
다른면에서 보면 저희부모님이나 가족들이 나쁜건 아니에요
제가 신경질을 막부리면 저 좋아하는 반찬도 몰래 준비해두시고..
때되면 옷갈아입혀주고 없는형편에 고기반찬 생선반찬 먹을수있는게
다행이라고 여겨질때도 많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그냥 사랑받아서 행복해~ 이런 느낌이 안든다는게...
지난 7개월간 서러움 느낀일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는데 글로쓰다보니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이상 하소연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