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에 결혼한지 갓 3달 된 뜨끈뜨근한 새댁입니다.
음..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실용음악쪽으로 학교를 나왔고 입시생들을 상대로 레슨을 하다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제가 바빠지다보니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입시를 앞둔 아이들인데
소홀해지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에 제가 피해를 줄 수 있겠다 싶어 잠시 일을 쉬다가
오래전 엄마께서 너무도 원하셨던 자격증을 자의반 타의반 취득하여
현재 그에 관련된 일을 타임알바식으로 짬짬히 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은 회사에 다니며 하루하루 저와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지요.
제가 저에대한 소개를 저리도 길게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시아버지에 대한 고민이 제가 전공한 분야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ㅜㅜ
저희집은 시댁과 같은 지역에 살고있지만 그리 가까운거리는 아닙니다. (차로 2-30분 거리)
그리고 저희 시아버지는 시댁 동네에선 알만한 분들은 거의 다 아시고
도시(?)단위에서는 그래도 왠만한 분들은 이름대면 좀 아실 정도의 음.. 뭐랄까
무튼 좀 위치가 있는 분이세요
남편한테 전해듣길 시아버지 말씀으로는 젊으셨을 땐 더 나은 삶을 위해 하는일에 매진하셨고
나이가 들어서는 항상 하던 것들이었고 익숙해진 생활방식을 고치신다는게 어색하셨다고 하세요.
그렇게 하루하루 사시다가 어느날 문뜩 취미생활조차 하나 없는 당신이 불쌍해 보이셨대요.
그러시다가 취미를 붙이신게 노래셨답니다.
집에 노래방기계를 달아놓으시고(가정집용이 아닌 업소용으로요;)
거실뿐만 아니라 안방까지.. 컴퓨터앞엔 여기저기 아는사람들한테 물어봐가며 장치해놓은
녹음기계며 마이크들이...
서로의 집에 인사를 드리고 상견례를 하고 날짜를 잡고 하시면서
시아버지께서 아주 자주 음악에 대해서 노래에 대해서 나름 인터넷을 보시며 공부를 하신게 있으셨는지
이것저것 저에게 물어보시면 자랑하듯이 말씀을 하신적이 많습니다.
"내가 요즘 복식호흡을 하고있는데 복식호흡을 하면 어쩌고 발성이 어쩌고 횡경막이 어쩌고.."
물론 제가 그 분야에 대해 전공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저도 아직 부족한 것이 많고 모르는 것이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미술전공 한 사람 앞에서
"내가 그린그림이 이건데 어때? 니가 전공했다니 좀 봐줘"
"그래도 네 그림보단 낫지않니? 나이도 내가 더 많은데"
이런 식으로 매번 똑같은걸 몇십번씩 이야기 한다면.. 어떨까요 ㅜㅜ?
네.. 제가 그렇습니다 ㅜㅜ..
결혼전에도 집에 찾아가뵈면 두세시간을 저를 앉혀놓고 노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냥 첫마디가 "요새도 노래 계속 하니?" 였어요..
아버님께서 피곤하실 때까지 주무실 시간이 되실 때까지 전 아버님 이야기를 들어드리며
맞장구를 쳐드려야 했어요..
남편은 (그땐 예랑이였지요) 아버지가 원래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시니 이해해라
맞장구를 쳐주면 더하시니 적당히 맞춰줘야 한다 하는데..
예비며느리 입장으로 가서 그럴수도 없고요 ㅜㅜ
그렇다고 이런 문제로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기엔 좀 그런 것 같아서
어느정도 흥미가 떨어지실 날까지 내가 참아보자... 하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문제는 결혼하고 난 다음이었어요..
물론 결혼 전에도 결혼 후 초반까지도 잘 맞춰 드렸습니다.
이건 어떻게 하는거냐 뭐가 필요하냐.. 그래도 느즈막히 취미생활 찾아서 하신다는거..
하실때 제대로 하시라며 제가 가지고 있던 성능좋은 마이크도 달아드리고
어른들 쓰시기 편하실만한 녹음 프로그램이며 트로트 반주며..
심지어 강의 동영상까지!!(아버지께서 구해달라며 원하심)
그런데 그게 잘못된 행동이었는지 남편 말대로 맞장구를 쳐주니 더 하시는건지
요즘들어선 시댁가기도 무섭고 핸드폰에 뜨는 시아버지 네글자만 봐도 스트레스가 쌓입니다ㅜㅜ
이주전쯤인가요.. 시아버지께 전화가 왔었어요.
혼자서 하는건 이제 한계가 온 것 같다며.. 다닐 수 있는 실용음악 학원을 알아봐달라고..
60초반 남자가 다닐꺼고 트로트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알아봐달라구요..
제가 전에 학원에도 입시반 전문반 취미반이 따로 있는 곳도 있다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었거든요
더더군다나 집근처 학원은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서 싫으니 직장쪽으로 알아봐달라시더군요.
시아버님 직장쪽은 유명한 실용음악학원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라
취미반 있는 학원도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심지어 트로트.... 60대 어른......
일단 기다려보시라 했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강사분께도 죄송스러울것 같아
(전화문의때도 문의하자마자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음ㅜㅜ)
아버님께는 요새 하도 실용음악쪽이 커지고 오디션프로그램들도 많아져서
아버님께서 원하시는 쪽은 학원에서 배우기 힘들 듯 하니
어른들이 많이 다니시는 문화센터나 노래강습쪽에서 배우시는건 어떠시냐고..
노발대발 하십니다ㅜㅜ 사회적 위치가 있고 보는 눈들이 있는데 그런델 어떻게 다니냐고..
시아버지께서 선입견이 좀 심하신 편이세요..
요새 흔하게들 있는 건전한 스포츠마사지샵도 퇴폐업소로 굳게 믿고계시는 정도....
친구에게 털어놓으니 레슨비만 주시면 본인이 해주겠다고 해서 소개 시켜드렸는데
중간중간 맘에 안드는건 거침없이 말하시고 제가 중간에서 입장도 곤란해지고...
개인레슨을 붙여드리자니 제가 강사를 했던 입장으로써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고ㅜㅜ
학원은 자리도 없고... 시아버지는 계속 학원 알아봐달라고 주변에 아는사람 많지 않냐고 성화시고ㅜㅜ
알아보고는 있는데 잘 없다고 둘러대고는 있는데 받으면 하루에 한두번씩은 매일매일
안받으면 하루에 대여섯통 열통씩도 전화를 매일같이 하시는데ㅜㅜ
다른건 다 좋고 다 행복한데 시아버지때문에 미치겠어요...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ㅜㅜ? 현명한 결시친 선배님들께서 조언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