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광섬유 통신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다. 사실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광섬유 한 가닥을 통해 구리로 만든 전화선 1만회선 이상 분량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하다. 광섬유는 빛 신호로 음성 및 화상 신호를 전송해주는 매체이다
즉, 음성 및 화상 신호가 레이저나 발광 다이오드로부터 나오는 빛을 변조하여 얻은 전자파로 변환되는 반도체 장치를 거친 후,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광섬유를 통해 수만 개의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물이 가는 도관을 통해 흐르는 것처럼 정보를 담은 빛이 광섬유를 통과한다. 그러면 빛이 어떻게 손실 없이 장거리를 가느다란 광섬유 가닥을 통해서 전달될까?
바로 굴절률이 다른 두 가지 투명체의 경계면에서 빛이 입사하는 각도가 조건에 맞을 경우 빛이 완전반사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광섬유의 도관 부분에 해당하는 중심 부분은 굴절률이 높고 투과성이 좋은 석영 혹은 아크릴 계통의 합성 플라스틱으로 만들고, 도관의 평면에 해당하는 부분을 굴절률이 적은 불소 계통의 플라스틱으로 코팅하면 빛은 두 개의 굴절률이 다른 투명한 플라스틱들의 경계면에서 마치 물이 새지 않고 도관을 통과하듯이 손실 없이 완전반사를 하면서 광섬유를 통과하게 된다. 따라서 굴절률뿐만 아니라 재료의 투명성도 빛을 전달하기 위한 재료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렇다면 합성 플라스틱 재료가 어떻게 유리처럼 투명할 수 있을까? 광섬유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료는 단량체라고 불리는 기본단위들이 사슬처럼 아주 길게 연결된 형태의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긴 분자들이 마치 사발에 담겨 있는 국수처럼 마구잡이 형태로 엉킨 무정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유리처럼 투명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섬유는 기존의 유리섬유와는 달리 유연하고 어지간한 충격에도 잘 견디고 쉽게 성형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가볍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광섬유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라면 국소화, 분활화하여 필요한 부분만을 조명하고, 직진하는 빛을 자유롭게 구부려서 원하는 곳으로 전달하는 광제어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유연성이 큰 플라스틱 광섬유의 출현은 광전달용 통신재료뿐만 아니라 인체의 가느다란 핏줄 내부의 이상 유무까지도 알아 낼 수 있는 미세의학용 내시경의 실용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었으므로, 화학은 정보화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