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적 왕따였습니다.
나름대로 착했고 배려심도 있었는데
어느날 초등학교에서 잘 놀던 아이가 무리에서 왕따가 되면서
저랑 친해지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친구들이 절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와 놀지 말라며 화장실에 들어가면 위에서 물을 뿌리고 욕하고 놀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죠.
전 이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첫째였던 저는 가족들에게 조차 말하지 않았습니다.
보복이 두려웠던게 아닙니다.
그저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내가 왕따였던게 들통날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우리엄마도 우리아빠도 그런 절 항상 무시했습니다.
난 착하니까 난 첫째니까 공부도 잘했고 착실한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말썽꾸러기였던 동생 때문에 전 항상 무시당했습니다. 그리고 사촌들은 막내였던 동생만을 챙기기에 바빴지요. 난 심심한 애였고 조용한 애였고 우울했던 애였으니까요.
그저 스쳐지나가는 말 조차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전 혼자였습니다.
그리고 전 중학교로 진학했고 아무도 모르는 학교에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조차 모든 아이들이 서로서로 친해보였고 전 한학기 가량 혼자가 되었습니다. 혹시 나랑 친해지면 이 친구가 따가 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이 은연중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난 혼자다. 라는 생각은 저한테 자립심을 가져다 주었지만 알게 모르게 사람을 피하게 됬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도 항상 양보를 했습니다. 5명이서 짝을 지을 때도 혼자였고 나와 제일 친한 친구가 있어도 혼자서겠다면서 양보했습니다. 남한테 상처주고 욕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항상 나를 3인칭 보듯이 대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도 고백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흔히 썸씽남녀들이라고 하더군요. 한 친구는 제가 그냥 좋다고 했습니다. 같이 밥을 먹고있었는데 눈을 피하며 고백을 합니다.
'나 네가 좋아.'
'응?'
'나 네가 좋다구.'
'아. 그래? 왜.'
덤덤한 목소리로 나 조차도 못된 3인칭으로 바라보는 저. 그냥 제 마음을 진솔하게 대해본 적 없는 저는 그 친구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이 무서웠습니다.
저를 좋아하던 또다른 선배가 고백을 했습니다.
'난 그 연예인 싫은데?'
'그럼 누구 좋아하는데요?'
'ooo(제이름).'
저도 그 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날 이 후 연락을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담이 몰려왔습니다. 저는 누군가를 사귈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 사람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이성이 좋아한다는 느낌이 오면 피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착각조차도요. 그냥. 나같은 사람은 독신으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무리를 리셋시키는 병이 생겼습니다. 무리에 들어가고 누군가 욕을하거나 혹은 좋아하게 되면 그 무리를 리셋하고 연락도 무시했습니다. 혹여 그 곳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요.
지금 저에게 친한친구는 유일하게 한 명입니다. 그러나 이 친구도 제가 왕따였다는 사실도 모르고 1:1로 만나니 사람들을 피하는 것도 잘 모릅니다. 어느날 제 동아리에 친한친구와 함께 술을 마셨는데 그 친구가 놀라더군요. 왜 이렇게 말이 없냐면서요. 10년지기 친군데도... 내가 말 없고 사람관심없는 거 처음 알았다고.
그냥. 왜? 전 아직도 사람 그리고 사랑이 무서운 건지...아...
그 분 많이 좋아했습니다. 나랑 술한잔 하자고 했는데 약속 못지켜서 미안해요. 일기에 누군가랑 술약속했는데 못 먹을것 같다고...제가 아닌가는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
좋아했지만 두려웠어요. 당신이 무심한 저한테 상처받을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