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사살을 칭송하고 조선인민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라는 결의문을 신문에 게재했다가 대역죄인으로 몰려 사형당한 고토쿠 슈스이. 일본 천황 살해 미수 혐의로 체포된 그는 당시 안중근의 엽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엽서 뒷면에는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시가 적혀 있었다. 조선 사람만큼이나 적극적으로 조선 독립을 외친 그는 결국 체포 일주일 만에 사형당했다.
천황과 황태자를 폭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채 체포됐지만 검사의 심문에 당당하게 “천황을 죽이려 했지만 천황은 병자인 데다 여의치 않아 황태자 한 마리에게 폭탄을 던지려 했다”며 신격화 된 천황을 모욕한 뒤 감옥에서 의문사 당한 20대 여성투사 가네코 후미코.
2·8 독립운동으로 체포된 이들로부터 시작해 독립투사들의 무료변호를 도맡아 했고 동양척식회사의 농지수탈사건에 이르기까지 조선인 변호에 앞장서다가 두 차례의 투옥과 변호사 자격까지 박탈당했던 후세 다쓰시.
이들 일본인 독립투사 세 명의 상상을 초월하는 행적을 찾아낼 때마다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인 한·일 간 두꺼운 담벼락 틈새로 희망의 빛이 엿보였다. 특히 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이들의 정의로운 삶을 칭송하며 연구하고 기념하는 오늘날의 일본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 희망의 빛은 더욱 선명해졌다.
무력으로 약자들을 짓밟는 자신들의 조국 일본에 목숨 걸고 항거하며 조선독립을 외쳤던 일본인 독립투사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인들이 꼬일 대로 꼬인 한·일관계의 실마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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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속 인물들은 일본인이었지만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신 일본인 독립운동가 분들이십니다.
좌측부터 가네코 후미코 의사, 후세 다쓰지 의사, 고토쿠 슈스이 의사입니다.
(의사라는 표현은 제가 임의로 붙였습니다. 이분들께는 마땅히 의사라는 표현을 붙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 광복절 특집 다큐로 SBS에서 방영한 '조선 독립의 숨은 주역 - 일본인 독립투사들'을 이제서야 봤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서 마지막에 울컥하더군요. 나라가 망국의 위기에 쳐하자 오히려 부일세력이 된 한국인들도 많은 터에, 일본인의 신분으로 그들에겐 조국이었을 일본을 배신하면서까지 조선(한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이분들을 보니 너무나도 존경스럽고 고마워서 눈물이 나더군요. 가네코 후미코 의사는 한국인 독립운동가 박열 의사와 함께 일본 황태자 부부를 처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옥중에서 의문사한 분이고, 후세 다쓰지 의사는 변호사로서 재일 조선인의 인권과 복지를 이해 헌신한 분이며, 고토쿠 슈스이 의사는 사회주의 운동가로서 조선의 독립을 부르짖으며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칭송한 분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분들을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요? 그들이 바랐던 독립의 조선, 즉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연 이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다행히도 이분들을 위한 기념관을 짓고, 건국훈장을 수여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쳐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국사와 근현대사를 공부하면서 이분들의 이름을 본 적이나 있나요? 이분들이야말로 교과서에 실어놓고 우리가 본 받고 배워야 할 진정한 평화주의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분들들의 존재를 청소년들에게 널리 알려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일본에 갈 일이 생긴다면 저는 다른 곳은 다 제쳐두고 가장 먼저 후세 다쓰지 의사와 코토쿠 슈스이 의사의 무덤을 찾아 참배할 것입니다. (가네코 후미코 의사는 경상북도 문경에 무덤이 있으니 언제든 찾아갈 수 있습니다) 독립된 대한민국의 국민의로서 당신들을 가슴 깊이 존경하며, 당신들의 업적을 후세에 널리 알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래 시는 코토쿠 슈스이 의사께서 평소 소지하고 있던 안중근 의사 엽서 사진에 적어둔 시입니다.
捨生取義 殺身成仁 (사생취의 살신성인)
安君一擧 天地皆震 (안군일거 천지개진)
삶을 버려 의를 취하고, 목숨을 바쳐 인을 이룩했네
안중근의 거사에 천지가 진동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