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공감을 영원의 순간으로 포착한 사진의 거장을 만나다
' 20세기의 눈 ', ' 현대 사진의 선구자 ', ' 사진 미학의 교과서 ', ' 사진의 톨스토이 ', ' 전설적인 사진작가 ', ' 근대 사진미학의 최고봉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展 - 결정적 순간
장소 : 세종 문화 회관 미술관
기간 : 2012. 5. 19 - 9.2
관람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
(7시 30분까지 입장종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그의 생애 최후의 세계 순회 대회고전이 5월 한국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진을 기록에서 예술로 승화시킨 위대한 사진작가가 전 생애에 걸쳐 포착한 사진미학의 정점을 찍는 작품전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기획자로 잘 알려진 로베르 델피르의 기획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으며,
본 전시가 독일 베를린에 머물던 때에 카르티에-브레송이 운명함으로써 생애 마지막 전시이자 유작전으로 남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 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그를 위한 추모 성명에서 "그는 시대의 진정한 증인으로서 정열적으로 20세기를 담아냈고,
자신의 범 우주적인 시각을 우리에게 전달하여 인간과 문명의 변화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고 경의를 표했다
이번 전시에는 카르티에-브레송의 방대한 사진서고에서 엄선된 265작품과 그의 작품세계와 관련된 귀중한 자료 125점이 함께 전시된다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이들을 위해 국내 최대의 규모로 진행되는 최고의 전시를 통해
20세기 사진미학의 거장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철학과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잔뜩 흐린 화요일 오후, 광화문 역으로 향했다
하늘이 잔뜩 흐렸지만 오늘 일기예보에서 비소식은 없었기에 그냥 집을 나섰는데... 광화문역에 도착하니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ㅠ.ㅠ
다행히 재빨리 미술관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사진전에 오는 거라... 두근두근 >.<
입장표는 폰카로 빠르게 찍었다는 ㅋㅋㅋ
카르티에-브레송은 20세기 근대 사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현대사진의 문을 연 선구자이며 작가주의를 지향하는
세계 사진 거장 협회인 매그넘의 공동창립자이다
카르티에-브레송은 뉴스 중심의 사건, 사고 사진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채택된 사진의 일상성으로 삶에 대한 개혁보다 인식을 강조했다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놀라울 정도로 거리의 리얼리티를 포착하며 거리의 시학을 찾았고 그 일상생활의 평범함 속에서 삶의 비범함을 발견했다
이렇듯 사진내용뿐만 아니라 사진형식에 있어서도 일상의 시각과 크게 다른 극단적인 앵글을 거부하고
표준계 렌즈를 즐겨 사용함으로써 사람이 보는 평범한 시선의 궤도를 유지하였다
과장이나 강조 및 특이한 표현들을 철저하게 배격함으로써 평범함을 통해 일상성을 보다 분명하게 표출하고자 했다
그의 독특한 르포르타주 접근은 동시대의 세계 문화와 시각예술에 있어서 불멸의 고전을 남겼다
그의 사진들은 다섯가지로 분류되어 전시된다
1. 찰나의 미학
소형카메라를 사용하여 신속한 동작의 민활한 포착을 통해 시공간의 통합 속에서 완전한 조화와 균형으로 이루어진 찰나이다
그 찰나는 도형적인 완벽과 기하학적 구성의 조화와 편안한 원근감을 연출한다
시프노스, 그리스, 1961 (Sifnos, Grece)
그리스의 전통 가옥 마을 시프노스의 강렬한 태양이 흰 벽을 비추면서 만드는 밝은 면과 그림자가 적절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 정적인 공간의 중심에 있는 계단 위로 한 소녀가 뛰어올라갈 때까지 카르티에-브레송은 기다리고 기다렸을 것이다
그의 사진에는 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동적인 요소가 더해짐으로써 심리적인 균형을 이룬다
이 사진을 처음 딱 마주했을 때, 하얀 벽과 그림자 때문에 흑백 사진임에도 전혀 흑백다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만큼 흑백 사진의 적절한 표현과 사용이 이루어진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두꺼워 보이는 새하얀 벽들, 그 사이 오래된 것 같이 보이는 돌계단, 그 무겁고 오래된 느낌 속에서 달려가는 소녀는 눈에 확 띄인다
아길라 마을 아브루치 산지, 이탈리아 1951 (Aquila degli Abruzzi, Italie)
아름다운 화산추가 많은 관광지인 이탈리아 아브루치 산지의 아길라 마을에서 촬영한 이 사진은
순간 포착과 적절한 구도로 시선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
두 사람씩 쌍을 이루고 있는 전경에서부터 중경, 원경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시선이 지그재그선을 그리며 이동하게 한다
이 사진은 직접 전시에서 크게 프린트 된 이미지로 마주하게 되면, 인물들 하나하나를 살펴보게 된다
자연스러우면서도 완벽한 구도를 이루어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마저 느낄 수 있다
2. 내면적 교감
결정적 사건의 순간이나 액션의 절정 혹은 동작 포착으로서의 순간이 아니라
의식이 순간적으로 포착하는 극히 짧은 지속으로서 결정적 감정의 순간을 말한다
브뤼셀, 벨기에 1932 (Bruxelles)
천막에 난 구멍을 통해 서커스를 구경하고 있는 젊은 남자와 주변을 살피고 있는 중년 남자의 각기 다른 시선의 방향과 흐름을 통해
대상의 심리적인 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사진이다
중절모를 쓴 남자의 불안한 얼굴 표정에서 호기심과 신사로서의 체면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사진은 앞에서 사진 속 남자의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저 남자만 보고 있었다
정말 어떻게 인위적으로는 절대 만들어 질 수 없는 저런 표정,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담아 낸 사진사의 작품이다
화가, 레오노르 피니 1933 ( Leonor Fini, Italie)
카르티에-브레송의 가장 유명한 누드사진인 이 사진의 인물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화가 레오노르 피니이다
그의 친구인 앙드레 피에르 드 망디아그르와 함께 이탈리아 여행 중에 작은 만에 도착하였을 때,
벌거벗고 수영하는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를 대각선으로 배치하고 수면반사와 조화롭게 촬영한 것이다
인물과 끓임없는 상호과정의 결과로써 정신적인 교감과 느낌의 순간을 포착하였다
아, 이 사진...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보는 순간 숨이 헉 막히는 듯 했다
여자의 몸의 아름다운 곡선, 맑은 물의 비침과 물결의 흔들림과 어우러져 정말 순수하고 깨끗해 보였다
3. 거장의 얼굴
20세기 주요 인물들의 포트레이트(portrait)작품이다
그는 즉각적으로 경험한 지극히 개인적인 특이성. 예견치 못한 인상이나 지속되는 상황의 특이성으로부터 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화가, 앙리 마티스 1944 (Henri Matisse)
야수파를 주도한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인 앙리 마티스의 말년의 모습이다
카르티에-브레송의 인물사진은 주로 그 인물의 생활 공간에서
그와 삶을 나누는 인물이나 사물 등을 함께 스냅샷으로 촬영함으로써 인물의 직업,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방스에서 말년을 보낸 마티스는 비둘기를 직접 관찰하면서 다수의 드로잉 작업을 하였다
보통 자화상들을 찍는다고 하면, 인물을 앞에 두고 조명을 이용하여 찍기 마련이다
하지만 브레송은 따로 조명을 사용하여 찍는 것은 인위적인 것이라고 하며 싫어했다고 한다
포트레이트(portrait) 인데도, 스냅같은 느낌이 든다
4. 시대의 진실
20세기의 중요한 증거들을 보여준다
시대의 이데올로기로서 메시지를 갖기 위해서 카르티에-브레송은 상황, 진실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을 감지했다
나치심판, 독일 1945 (Dessau, Allemagne)
2차 대전 종전 직후, 미국과 소련 구역의 경계인 독일 데사우, 난민들을 수용하던 한 캠프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나치 희생자 한 명이 자신을 밀고한 게슈타포 정보원이었던 여성을 향해 가격하는 순간을 포착하였다
또한 그는 32분짜리 <귀환>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였다
카르티에-브레송의 이 사진은 강제 수용소의 문이 열린 것과 폭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치 재판이 이루어지는 상황 속에서 주변에 몰려있는 사람들과 그들의 표정들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5. 휴머니즘
휴머니즘은 그의 사진철학이다
카르티에-브레송은 소박함을 사랑했고 소박한 사람들을 사랑했다
소박한 눈으로 보고 그러면서도 심장의 고동이 전해지는 강렬한 인간애의 순간에 주목했다
마른 강변에서, 프랑스 1938 (Sur les bords de la Marne, France)
1930년대,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강변이나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중산층의 유급휴가는 현대적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마른 강변에서 낚시대가 드리워진 빈 배를 바라보며 야유회를 즐기고 있는 중산층 커플들의 뒷모습을 담았다
광각 렌즈로 촬영한 이 사진은 각 인물들의 중량감 있는 배치와 구성으로 화면에 안정감과 함께 일상의 평온함과 행복을 더해준다
성매매여성, 멕시코 1934 (Calle Cuauhtemoctzin, Mexico)
53개의 민족이 각기 다른 언어와 종교를 가진 멕시코의 매력에 빠진 카르티에-브레송은 장기간 체류하면서 촬영하였다
짙은 화장을 하고 사각의 틀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는 멕시코의 성매매 여성들을 찍은 이 사진은,
그가 늘 강조했던 "인간애의 뜨거운 관심이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을 상기시킨다
왠지 모를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 같은 사진이었다
특히, 저 여자의 가느다랗게 그린 눈썹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여자들의 알수없는 저 표정도...
지난 학기에 학교에서 회화과 수업 중에 미대 전공과목인 '사진' 수업을 들었다
4학년이라 내 전공에 좀 더 시간을 쏟고 싶어서 다른 것들은 다 뺐지만, 사진수업을 한번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적인 사진수업은 싫었다
전문 프로 사진작가인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사진을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에, 겁도 없이 미대 전공과목을 선택했다
걔네는 전공 필수 과목 이라서 나 빼고는 모두 다 미대 친구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한 학기동안 정말 사진 수업이 너무 힘들었다 ㅠ.ㅠ
왜냐면, 그동안 내가 찍어왔던 사진들과는 너무 다른 사진들을 공부했기 때문이었다
나의 '감성사진'들은 매 시간마다 교수님의 '까임 대상' 이 되었다 ㅎㅎㅎ
특히 학기의 3분의 2 지점에서, 나의 사진들을 보시고는 "한 학기동안 너는 도대체 뭘 배운거냐"라고 독한 말을 하실 땐
정말 ... 멘붕이었다..........
한 학기 내내 수업에서 배운 건 오직, 관찰하기-
있는 그대로를 여러가지 시선으로 관찰하여 찍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나의 주관이나 추상적인 개념, 여러가지 요인들을 모두 다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를 찍는 것이다
말 그대로, 그냥 순수한, '관찰'
그런데도 나는 한 학기가 다 가도록...
그 '관찰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 학기동안 관찰이 담긴 사진들을 찍으려고 노력을 하면서 제일 많이 느낀 건, 내가 그동안 참 많이 '길들여져' 왔다는 것이었다
사진을 찍을 때, 나는 내가 관찰하기보다는
이미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고 확정되어진 그런 이미지들, 그것들을 찍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에 맞는 것들을 찍었고, 그것들은 '그저 예쁘기만 한 것들'이었다
그렇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찰하기를 배우는 사람들에 비해
나의 편견과 시선을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이게 바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사진을 지금 일년 반 정도 찍었지만 처음 그 관찰을 하려고 노력했고,
관찰하기라는 것은 내 사진에 대해 더 생각 할 기회를 주었다
브레송의 사진들은 작년에 관람했던 '유섭 카쉬'의 사진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들이었다
인물들을 바로 앞에 놓고 찍었던 카쉬, 그의 사진들은 대부분 뭔가 굵직굵직하고 거칠고 남성적인 느낌이 들었다
자연스럽고 스냅사진들이 많은 브레송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 두 작가의 사진들의 공통점은 바로 '관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모든 사진의 시작은 '관찰'이 아닐까 한다
어떤 사물을 관찰 할 수 있는 훈련, 그 자세가 갖춰진 후에야 좋은 사진을 담아 낼 수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좋은 사진들을 보고, 생각 해 볼 수 있었던 전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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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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