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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김경영 |2012.07.15 22:52
조회 62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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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서 ..

 

그렇게 말할 수만 있었다면 이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을텐데

알고 보니 그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말이었더라

하루종일 니 생각만 했어 실은 백번이나 전화하려고 했어

그런 말들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야기

나한테 돈이라도 좀 빌려가지 그랬어 그랬으면 핑계라도 있었을 텐데
 


그런 이야기 하려고 했거든

나 어딜 좀 가게 될 것 같다고

출장으로 떠나지만 사나흘쯤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야할 일이 끝나고 다른 사람들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면 나는 기차를 타고 거기서 한두시간 떨어진 시골마을로 갈 거라고

여행책에도 나와있지 않은 그런 마을

지도는 없지만 그래도 괜찮을거야

걷다가 어 여기가 아닌가보네 돌아서버리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만큼 작은 곳이니까

그런데서는 길을 잃을 수가 없으니 너도 얼마든지 돌아다닐 수 있을텐데

지금쯤 그 지역은 햇살이 굉장하대

볕이 좋은 곳은 잔디가 조금 말라있고 눈이 부시고

그러다 그늘로 들어오면 흙은 축축하고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겠지
 
너는 조심해야될거야 극장에 들어가면 항상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니까
 


그런 이야기하려고 한달전쯤 전화를 했었어

아니 솔직히 말하면 니 번호를 찾아서 누르긴 했는데 연결음도 못 듣고 끊었어

그때라도 전화했으면 달라졌을까

 

아까 너도 날 봤다는 거 알아

내가 아는 척도 못 하고 고개를 돌린 건 아직도 니가 미운 게 아니라 너무 화가 났었어

이렇게 빨리 너한테 다른 사람이 생길 줄 몰랐어

아니지 생각하면 빠른 것도 아닌데

넌 괜찮은 사람이고 난 연락도 안 했고 그러니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데
 
그냥 생각나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만 있었으면

전화를 걸 핑계 같은 거 난 도대체 그런 게 왜 필요했을까


 
미움은 가장 빨리 사라졌고

오해는 저절로 풀렸고

원망은 성급했던 나에게로 향했으니

다시 다가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핑계를 만들지 않는 용기

어쩌면 그것 하나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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